광기의 ‘귀공자’, 김선호 [씨네리뷰]
입력 2023. 06.14. 16:56:15

'귀공자'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여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이다. ‘하하하!’ 웃으면서 타깃을 쫓는 모습은 ‘광기’ 그 자체다. 영화 ‘귀공자’(감독 박훈정) 속 ‘깔끔한 미친놈’을 200% 소화해낸 배우 김선호다.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혼혈을 뜻하는 합성어)인 마르코(강태주)는 필리핀에서 병든 어머니와 지내고 있는 복싱 선수다.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는 어느 날 평생 본 적 없던 아버지가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한 마르코 앞에 자신을 ‘친구’라고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김선호)가 등장한다. 여기에 마르코를 한국으로 불러들인 재벌 2세 의뢰인 한이사(김강우)와 우연한 만남이 반복되는 윤주(고아라)까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가늠할 수 없는 혼란 속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영화는 ‘장르물의 대가’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로 인해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를 잇는 ‘캐릭터 무비’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강렬한 캐릭터들 속 가장 눈에 띄는 역할은 단연 귀공자다. 무자비하게 둔기를 휘두르고, 총을 쏘아대지만 피가 묻는 건 용납할 수 없다. 타깃을 쫓아 죽어라 뛰다가도 비가 오면 멈추는 등 모습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다.

김선호는 그런 귀공자의 매력을 십분 살려낸다. ‘멜로 눈’이 아닌,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을 장착한 그는 자칫 오그라들 수 있는 대사와 상황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 여유와 위트가 넘치는 극과 극 매력의 귀공자에 절로 눈길이 갈 터.

김강우 또한 노련한 연기의 끝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행동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인물을 뻔하지 않게 표현해낸 것.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극강의 빌런을 완성한 김강우는 ‘신세계’ 박성웅, ‘마녀’ 박희순, ‘낙원의 밤’ 차승원에 이어 ‘박훈정 월드’ 빌런 캐릭터 라인업의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198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3차에 걸친 오디션 끝에 마르코 역에 발탁된 신예 강태주는 제 몫을 해낸다. 달리고, 구르고, 뛰어내리는 등 몸 사리지 않는 액션과 유창한 외국어 연기가 돋보인다. 다만 초반의 폭발하던 에너지가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져 존재감이 희미해진다.

영화의 홍일점이자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고아라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어 아쉽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캐릭터 소화력이 아쉬움을 자아낸다. 오는 21일 개봉. 러닝타임은 118분. 청소년 관람불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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