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이사회 측 "분리징수는 '공영방송' 포기하는 것…시청자 권익 침해로"
- 입력 2023. 06.15. 17:35:07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KBS 이사회 측이 KBS 수신료 통합징수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KBS
15일 KBS 이사회는 공식입장을 통해 KBS 수신료 통합징수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사회 측은 "대통령실이 지난 3월 9일 갑자기 '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 국민 의견을 듣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국민제안 홈페이지 국민 참여 토론 게시판에 올렸다. 이어 대통령실은 지난 5일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법령 개정 및 후속 조치, 그리고 공영방송의 위상과 공적 책임 이행보장방안 마련을 권고했고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전격 의결했다"며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임기 두 달 앞두고 면직하고, 대통령 지명 몫인 방통위 상임위원은 임명하면서 민주당 추천 몫인 최민희 전 의원에 대해서는 두 달째 임명을 미뤄 여2 야1 구도를 만들면서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인 체제를 명시한 방통위 설치법까지 무시하며 3인 체제로 축소시킨 상태에서 벌어진 볼썽사나운 광ㄱ이다. 방통위 설립 이래 이런 기형적인 구조에서 공영방송의 존폐로도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안건을 속전속결로 의결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충격적인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사회 측은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경영수지 악화로 대한민국 기간 방송인 KBS가 크게 흔들리면서 공영방송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해온다. KBS 이사회 이사 7인은 대한민국 공영방송과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추진을 즉각 중단,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 일을 계기로 수신료를 포함한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을 수신료를 주관해 온 국회가 시급하게 마련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사회 측 입장 전문.
헌재·대법원 현 통합징수 방식 정당성, 효율성 인정
전기요금·수신료 통합징수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낸 산물로 여러 차례 법적 판단을 거치고 외국 여러 나라에서도 하는 방식입니다. 현 통합징수 방식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1999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합헌 판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수신료는 시청의 대가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공익을 위해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유권해석이었습니다. 2016년 대법원도 통합징수에 대해 적법 판정을 내려 헌법이나 법률에 전혀 저촉되지 않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16년 수신료 분리 고지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한전이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결합하여 징수함으로써 국민이 받는 불이익이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음”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통합징수방식은 최저의 징수 비용으로 최고의 징수 효율을 실현할 수 있음은 물론 납부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을 구현해 납부 정의를 실천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신료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못 알려진 점도 있습니다.
현행 수신료 2,500원은 지난 1981년 4월에 책정돼 무려 42년 넘게 동결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의 수신료 비중이 영국 BBC 75.4%, 일본 NHK 98%, 프랑스 FT 81.9%인데 비하면 KBS 46%는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수신료 분리 징수는 시대착오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등 수신료 폐지를 추진하거나 시행한 국가들도 세금 등 오히려 강제성이 높은 공적 재원 유형으로 공영방송의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수신료 폐지’로 왜곡 전달되고 있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또한 해외에도 우리나라처럼 전력회사를 통해 수신료를 징수하는 나라들이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 터키, 이집트, 모로코, 알제리, 튀지니, 알바니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요르단 등 다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탈리아는 2016년에 전기요금 병과 제도를 채택했는데, TV가 없다는 것을 먼저 신고하지 않으면 수신료가 부과되는 제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분리징수'는 '공영방송' 포기하는 것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행되면 징수율 급감과 함께 징수 비용이 급증해 KBS의 수신료 수입은 연간 6천200억 원대에서 1천억 원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외 경기침체와 미디어 환경 변화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재무구조를 급격히 악화시켜 공영방송으로서 생존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체 재원의 45%가량을 차지하는 수신료 중 상당 부분이 잠식되면 공영미디어인 KBS가 본연의 책무인 공공성과 공익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수입 결손을 보전하기 위해 공영방송의 기본 철학과 취지를 벗어나 상업적 이윤 추구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해 파생되는 피해는 시청자와 국민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현재 KBS가 재난방송 주관사로서 전 국민 시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재난미디어센터 운영은 물론 다양한 교육적·공익적 프로그램 제작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전국 도서와 산간 지역의 많은 시청자가 겪고 있는 난시청 해소 사업과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한 방송, 한민족 재외동포 대상 채널과 국제방송, 그리고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전통 문화예술 관련 콘텐츠 제작에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러한 공익성이 큰 사업들이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그로 인한 재원 급감으로 쇠락한다면 결국 시청자의 권익 침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합니다.
공영방송은 또한 미, 영, 독, 프, 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사회적 제도입니다. 오히려 각 나라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공영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조처를 하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토론 없는 '국민 참여 토론'…공론조사 방식 수용을.
대통령실은 수신료 징수방식을 바꾸려는 배경에 대해, 국민제안 홈페이지의 '국민 참여 토론'에 참여한 5만8천여 명 중 96%가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에 찬성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수신료 징수방식을 아무런 토론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않은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것은 불필요한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표본 추출도 없고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중복투표가 가능한 비과학적 조사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사안의 성격상 수신료 제도 전반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숙의 토론을 거치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론조사 방식이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학계 전문가들의 제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방송법에 명시된 수신료 징수의 실질적인 주체가 KBS인 만큼 김의철 사장이 수신료 징수방식에 대한 정상적인 논의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자원부, KBS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의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 또한 즉각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