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굳이 애쓰지 않았던 '나쁜엄마'의 행복한 눈물[인터뷰]
입력 2023. 06.16. 08:00:00

라미란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차세대 '국민엄마'요? 그런 수식어는 사양할래요. 아직 저에게 '응답하라 1988' 치타 여사도 남아있는걸요(웃음). 다른 작품을 통해 이미지 변신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수식어는 배우에게는 깨부수어야 하는거니깐요. 물론, 그만큼 인상 깊게 봐주셨다는 거겠죠? 정말 감사합니다."

배우 라미란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깊은 내공으로 그려낸 그의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라미란이 타이틀롤로 활약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다. 지난 8일 자체 최고 시청률 12.032%(전국가구, 닐슨)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셀럽미디어와 만난 라미란은 "수목드라마인데 시청률이 많이 나왔더라. 이도현 배우 덕분이 아닐까 싶다(웃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6회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14부로 끝나게 됐다. 아쉬울 때 끝나버린 것 같다"라며 "4월 초에 촬영을 모두 마쳤다. 저 역시 방송엔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었다. 그래서 매번 본방송을 시청자 모드로 봤다. 제가 찍어놓고도 보면서 많이 울었다. 촬영하면서 만나지 못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더라. 깨알 재미가 있었다. 시청자로서도 정말 재밌었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라미란이 연기한 영순은 남편(조진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후 홀로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온 '나쁜 엄마'다. 어릴 때는 자신의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모든 가족을 잃기도. 설상가상 성인이 된 아들 강호(이도현)는 결국 검사가 되지만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에 기억상실까지 오게 된다. 그 상황 속에서 위암 말기 판정까지 받은 영순은 점점 악화되는 건강 상태에도 홀로 남겨질 아들 강호(이도현)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최종회에서 강호가 복수에 성공하지만, 영순은 끝내 숨을 거둔다.

라미란은 '영순은 역대급 불쌍한 캐릭터 같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대사에도 영순을 보고 '팔자 사나운 년이다' '팔자가 더럽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영순도 마지막에는 많은 걸 깨닫고 마무리하게 된다. 저 역시 영순을 통해 많이 깨달았다. 계속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를 듣지 않나.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현장에서 콧노래를 부르더라. 그 노랫말처럼 정말 행복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결말도 정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그간 작품에서 코믹한 이미지가 강했던 라미란에게 '영순' 캐릭터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걱정도 됐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어울릴까?' 고민이 되더라. 저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나. '나는 진지한데 웃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유는 배세영 작가를 향한 믿음 때문. 라미란은 "처음부터 8개의 대본을 받았다. 한 번에 다 읽었다. '낚시 맛집이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읽으면서 웃다가 오열하고 그랬다. '정말 재밌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안을 주셨을 때 빨리 답을 드렸다. 남들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잘 쓰인 대본 덕분에)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잘 쓰인 대본은 제가 뭐 애써 할 필요가 없더라. 그래서 너무 편하고 좋았다. 종종 억지로 감정을 끌어와야 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 달랐다. 오히려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했다. 과해 지지 않게 보이려고 신경 썼다"라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라미란은 실제 올해 스무 살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나쁜엄마'를 촬영하면서 아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냐 묻자 "다행히 가족들이 제 작품에 관심이 없다. 저에겐 감사한 일이다(웃음). 정말 신경을 안 쓴다. 무관심하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한다. 다만, 이번 작품을 할 때 주변에서 '나쁜엄마 잘 봤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는 어떤 엄마일까. 라미란은 "아들한테 물어봤는데, '좋은 엄마'라고 하더라. (일이 바빠서) 잘 못 보기도 하고, 만났을 때 잔소리를 잘 안 한다"라며 웃었다.

'나쁜엄마'를 마친 뒤 라미란은 현재 차기작인 새 드라마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촬영 중이다. 촬영 중인 작품 외에도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 영화 '시민 덕희', '하이파이브' 등도 촬영을 마쳤다.

"앞으로도 재밌는 작품, 흥미로운 작품이라면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재밌다', '참여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드는 작품이 제일 좋을 것 같다. 술술 읽히거나 다음이 궁금해지는 작품에 눈길이 가더라. 물론, '좋은 작품만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작품을 만나는 것도 다 이유가 있고, '흐름'이지 않겠나.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그 작품에 힘이 될 수 있다면 하고 싶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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