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자” 이재환, 연기 향한 진심 [인터뷰]
입력 2023. 06.19. 16:37:48

이재환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포기 하지 않더라도 ‘이정도면 돼’라고 만족하는 동료들도 있거든요. 저는 아직 그러고 싶진 않아요. 연기로써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줄 수 있는 한 번의 계기가 있고 싶어요. 그 계기를 위해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연기를 향한 ‘진심’이 느껴진다. 연기를 향한 순수한 사랑, 뜨거운 열정도 돋보인다.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배우 이재환의 이야기다.

이재환은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졸업 후 영화 ‘슬리핑백’ ‘아수라’ ‘더블패티’ ‘공기살인’을 비롯해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공연 ‘보쟁글스를 기다리며’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배우’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난관에 부딪혀야 했던 그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집안의 반대가 심했어요. 고3 때 수능 끝나고,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대학에 들어가게 됐죠. 집에서는 공부를 하길 원하셨어요. 졸업 후에도 플레이어가 아닌, 교수하기를 원하셨죠. 그래서 대학원에도 진학하게 됐고, 20대 후반을 보내며 고민하게 됐어요. 제가 예전에는 속에 가지고 있던 것들을 표현하지 못했거든요. 그런 것들을 드러내고 싶어 했어요. 계속 마음속에는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재환.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연기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준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두 명 있어요. 신승호 씨와 변요한 씨에요. 신승호 씨는 ‘더블패티’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는 승호가 뜨기 전이었는데 배우로서 갖춘 조건들이 좋더라고요. ‘이 친구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초, ‘Only God knows everything’에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승호는 위치가 달라졌음에도 전혀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나이가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였어요. 그리고 제가 작년에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배우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에서 2천 명 중 24명 안에 들었어요. 여러 감독님, 심사위원 앞에서 연기를 하게 됐어요. 이후 뒤풀이에서 변요한 씨가 ‘선배님 연기가 너무 좋아 평가할 수 없었다. 심사불가’라는 심사평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현실과 이상에서 흔들릴 때였는데 그때 그 한 마디가 힘이 됐죠. 그 뒤에 연기, 오디션 봤던 것들이 잘 풀려갔어요.”



이재환이 본선에 진출한 ‘배우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은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기 위한 자리로, 배우들의 독백 연기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이재환은 당시를 회상하며 포기할 수 없었던 ‘꿈’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뽑힌 24명과 함께 오리엔테이션을 갔어요. 심사위원분이 저에게 ‘네가 여기서 나이가 제일 많아’라고 하시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30대 초반이었어요. 저 혼자 40대였죠. 하하. ‘연기를 제대로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했어요. 저에게는 계기가 필요했거든요.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많긴 했지만 중요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제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인정과 확신을 받고 싶었죠. 그래서 용기내서 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고요. 본선에서는 안 되긴 했지만 변요한 씨가 그런 이야기를 해줘서 힘이 됐어요. 같은 배우 대 배우로서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게 쉽지 않거든요. 저에게는 많이 힘이 됐던 기억이에요.”

2007년 연극으로 첫 발을 내딛은 이재환은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한 계단씩 밟아가며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그에게도 위기와 흔들림은 있었을 터. 그럴 때마다 그를 잡아준 건 ‘멘토’들이었다고 한다.

“연극으로 출발해 10년을 쉬다가 재작년에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어요. 그 작품이 ‘보쟁글스를 기다리며’죠. 3인극인데 제 대사 양이 엄청나게 많아요. 정말 힘들게 준비해서 올렸는데 그때도 약간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을 때였어요. 관객들 앞에서 호흡하며 역할을 수행했다고 해야 하나. 후회 없이 해냈고,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희열을 느꼈죠. 또 저에게는 그때마다 용기를 줬던 멘토들이 있어요. 그냥 죽게 놔두지 않는 것 같아요. 그때마다 누군가가 힘을 주더라고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지금은 올라가는 상태죠. 언젠간 또 떨어지겠지만 그걸 알아서 그런지 두렵진 않아요.”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재환의 진심이 느껴졌다. 연기를 향한 마음은 그 누구보다 진실 된 배우였다.

“연기는 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제가 솔직해야 느낀 그대로를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데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나머지 부분만 줄 수 있으니까요. 제 상태가 열려있어야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 편견 없는 솔직함을 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연기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테크닉이 아닌, 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연기를 잘하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요? 그게 투박하더라도.”

‘이기는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닌, 오래 버티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단기간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배우 이재환.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온 그에게 아낌없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바다.

“이 길을 계속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힘을 받고, 공감을 얻었으면 해요. 이 마음들이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죠. ‘이 배우가 연기하는 건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이 배우가 궁금해서 작품을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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