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오, 키티' 최민영이 꽃피울 열매[인터뷰]
입력 2023. 06.21. 17:49:22

최민영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최민영이 첫 글로벌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주연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달 18일 전 세계에 공개된 미국 넷플릭스 시리즈 ‘엑스오, 키티’는 ‘사랑 맺어주기’가 특기인 키티(애나 캐스카트)가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남자친구와 재회하고 새로운 경험과 설렘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최민영은 극 중 키티의 남자친구 대(Dae)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대표 하이틴 로맨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이하 내사모남)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 ‘엑스오, 키티’는 공개 이후 넷플릭스 TV 시리즈 글로벌 TOP10 TV(영어)부문 2위 달성, 글로벌 90개 국가에서 TOP10 진입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첫 글로벌 시리즈 주연작을 성황리에 마친 최민영은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미국 프레스 일정돌기 전에 봤는데 너무 좋았다. 사실상 처음으로 내 작품이라 부를만한 작품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다 지켜보고 아는 작품은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완성본을 보니까 너무 좋았고 보면서 또 한 번 대로서 많은 걸 느꼈다. 같이 나왔던 친구들이랑도 너무 친해서 친구들이 나오는 공연보면 재밌듯이 저기서 무엇을 했는지, 왜 그런게 있었는지 얼마나 웃었는지를 다 알고 보니까 한 장면 한 장면 너무 재밌게 봤던 것 같다.”

최민영은 ‘엑스오, 키티’ 오픈 캐스팅콜 막바지에 지원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다만 오디션 당시, 준비 시간이 넉넉지 않았던 만큼 최민영은 보다 영어권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두었다.

“오디션은 오픈 캐스팅 콜 마감을 얼마 안 남겨둔 때에 셀프 테이블로 제출해서 그 이후로 프로세스가 빠르게 진행된 편으로 알고 있다. 오디션을 막바지에 알아서 특별히 준비한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제일 집중한 건 결국에 영어였던 것 같다. 영어를 연습 했다기보다 영어라는 언어자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이나 영어권 문화를 많이 체화시키려고 노력했다.”


‘엑스오, 키티’는 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대사는 영어로 이루어졌다. 이에 최민영 역시 한국어 대사뿐만 아니라 영어 대사도 유창하게 구사해야 했다. 최민영은 영어 실력을 키우려는 노력 외에도 영어 고유의 특성들을 습득하려고 했다고. 이를 위해 그는 함께 출연한 외국 배우들, 영어가 익숙한 배우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등 촬영장에서 자투리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영어는 표현이 다른 게 있다. 언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요소에 따라서 조금씩 뉘앙스나 억양이 달라져서 그런 부분에서 특히 지아 누나, 상헌 형과 많이 대화를 했다. 눈뜨면 보고 자기 전까지 보는 게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대하면서 더 그러려고 초반에 노력하기도 했고 덕분에 영어가 빨리 늘었다.”

랜선 연애를 이어오던 키티와 대는 마침내 만났지만, 여러 사건들로 인해 로맨스 난항을 겪었다. 그럼에도 키티를 향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던 대의 감정선을 최민영은 섬세하게 그려내며 순수한 연애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최민영과 애나는 촬영 전부터 서로 편해진 사이여서 만들 수 있었던 시너지 덕분에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러운 커플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연인이 된 이후지만 둘은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장거리 연애를 했다. 두 친구가 겪게 되는 일들은 처음 만나서 맞춰가고 알아가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애나는 제가 ‘엑스오, 키티’를 하면서 케미 리딩을 처음으로 같이 한 친군데 줌 미팅으로 만났을 때부터 잘 맞았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랐지만 문법이 닮은 점이 많았다. 서로 말이 잘 통했고 도움을 정말 많이 받기도 했다. 영어로 자세히 설명하지 못해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고 많이 의지했다. 한국에 와서도 서로 일상 이야기도 하고 작품 이야기도 하고 놀러 다니고 그런 시간이 당연히 대랑 키티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엑스오, 키티’는 MZ 세대들의 문화를 200% 녹여내 공감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10대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로맨스까지 어우러져 한층 다채로운 이야기로 몰입도를 더한 바. 기존의 하이틴 로맨스와 다른 ‘엑스오, 키티’만의 차별점에 대해 최민영 또한 같은 생각을 내비쳤다.

“두 가지가 있다. 많이들 나오는 학생들의 2차 성장, 자아형성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사랑을 찾기 때문에 로맨스가 주제가된 것이지 자아 형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고등학교를 안 간 더 어린 나이 대는 얼른 그 시기가 오면 좋겠 고 그걸 겪는 세대는 너무 공감할 수밖에 없고, 또 지난 세대에게는 추억하기 좋은 시기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키티와 유리와 이야기도 있지만 성인들이 자신들의 고등학교 시절과 엮여있는 이야기도 있다 보니 굉장히 많은 스토리 라인이 엮여있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키티와 대는 이별을 맞으며 마무리 됐다. 결국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돌아가는 열린 결말에 다양한 추측들도 쏟아졌다. 최민영은 둘의 헤어짐에 아쉬움 보다 슬픔이 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즌2에 대한 기대를 표한 바. 최근 시즌2 제작 확정되면서 대와 키티의 관계 변화가 어떻게 그려질지도 관심이 높아졌다.

“아쉬움보다는 슬펐던 것 같다. 대로서도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다. 그렇지만 ‘이랬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되면 좋았을 텐데’라고 의문을 가진 적은 없다. 대본을 본 순간부터 당연하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엑스오, 키티’ 한 명의 팬으로서 시즌2가 나오면 좋겠다. 한 가지 바람은 너무 열려있는 캐릭터라 어떻게 풀어나갈지 모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해서 키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다. 우정으로 변하든 사랑으로 남든.”

아역 연기자 출신인 최민영은 ‘엑스오, 키티’를 통해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새롭게 다잡았다.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연기 자체의 즐거움을 느낀다는 최민영은 온전히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마음은 예고에 진학 후 연기를 전공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고.

“아역 때는 학원에서 연기를 배운 것 말고 정식으로 배운 게 아니었다. 현장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현장은 결국 어깨너머로 배우고 보고 따라하고 대강 배우는 게 될 수도 있다. ‘저렇게 하면 저런 효과가 있구나’는 배울 수 있는데 ‘왜 저렇게 해야 되지’에 대한 고민은 안 해봤던 것 같다. 연기라는 자체도 잘 모르고 스스로의 철학도 없었고(여전히 찾고 있지만) 왜 그런 기술이 필요하고 그런 훈련을 해야 하고, 왜 작품 분석을 하고 이렇게 캐릭터를 구축하는지를 알고 나니까 연기를 할 때 훨씬 더 확신도 생기는 것 같고 조금 더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최민영에게 ‘엑스오, 키티’는 첫 주연작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작품이 됐다. 캐릭터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연구하면서, 더 나아가 연기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게 해준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꿈꾸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의 주인공을 연기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은 있었지만 단순히 주인공을 했다는 건 오히려 의미가 크지 않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왜 주인공이 하고 싶었는지를 떠올렸고 답을 찾았던 건 긴 시간동안 한 인물을 깊이 고민하면서 이렇게 깊은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배우로서 캐릭터와 유대감을 느끼는 걸 많이 느낀 작품이고 무엇보다도 값진 경험이었다.”


요즘 최민영이 하고 있는 연기 고민과 연기자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캐릭터 구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눈빛을 빛냈다. 언젠간 스스로 탐구하며 빚어낸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최민영이다.

“지금으로서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만들 때 최민영이라는 사람으로서 그 캐릭터에 부여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작가님이 창조해주신 캐릭터가 있고 제가 살을 붙여야하기 때문에 저라는 사람이 빠질 순 없다고 보는데 저라는 사람과 아예 없는 사람을 얼마나 섞을 것인지 중간점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목표는 있다. 미래에는 경험이 조금 더 쌓이고 여유가 생기면 나를 지우고 많은 부분들을 더 창조하는 캐릭터로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2012년 뮤지컬 ‘구름빵’으로 데뷔한 최민영은 이후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드라마 ‘마법 천자문’, ‘미스터 선샤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무대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연기내공을 쌓아왔다. 이외에도 ‘2020 DIMF 뮤지컬 스타’에서 최종 우승하는 등 수준급의 가창력도 입증한 바. 최민영은 앞으로도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면서도 뮤지컬에 대해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모든지 다 해보고 싶다. 스릴러, 코미디 더 진한 로맨스도 해보고 싶은데 특별히 이건 꼭 해보고 싶은 건 아직 없다. 다만 제가 해보지 않은 다양한 경험과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뮤지컬은 목표고 언젠간 할 것이다. 뮤지컬 욕심은 많고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아니 너무 명확하게 뮤지컬은 할 거다.”

연기에 너무나 진심을 드러낸 최민영은 다음을 향한 스탭을 말할 때에도 또래답지 않은 진중함을 보였다. 배우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인 연기력은 물론, 겸손함까지 갖춘 최민영은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성장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그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또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끔 연기를 하고 싶다. 그 외적으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좋은 사람.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목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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