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한 바퀴' 용산구 이촌·서빙고동, 모둠 스테이크→브런치 카페
- 입력 2023. 06.24. 19:1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방송인 이만기가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서빙고동을 찾는다.
'동네 한 바퀴'
24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 226화는 남아있다 아직 - 서울 이촌동 서빙고동 편으로 그려진다.
한강이 감싸 안은 듯한 지형을 가진 용산구. 원효대교 북단 동쪽부터 동작대교 북단 서쪽까지 한강변에 펼쳐진 이촌동은 1960년대 말 고급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던 서울의 원조 신도시, 뿌리 깊은 아파트촌이다. 그 옆 동네 서빙고동은 조선시대 움막집 형태의 얼음 창고 8개가 있던 동네로, 옛 골목들에 둥지를 틀고 자신만의 꿈을 펼치는 청년들의 가게와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개방된 미군 장교들의 옛 숙소단지가 있다. 현대적인 동네모습과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한 오래된 동네 풍경이 공존하는 서울 이촌동 서빙고동으로 동네한바퀴가 226번째 여정을 떠난다.
◆ 아파트숲 속 힐링 쉼터 – 부부의 화원
한강에서 토끼굴로 걸어 올라오면 이촌동의 중심부다. 아파트촌 사이에 예쁜 집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홍종희, 서성대 부부가 브랜드 컨설팅과 경영 컨설팅으로 평생 일해 온 일터를 떠나 제2의 인생을 위해 지은 꽃집이다. 과거 주차장으로 사용되며 담배꽁초들이 버려지곤 했던 화단 자리에 꽃집을 만들었다. 엄마는 꽃집에서 종종 특별한 꽃다발을 만드는데, 수신자는 멀리 미국에서 살고 있는 딸이다. 딸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꽃말에 담아 영상으로 꽃다발을 전하며 그리움을 달랜다. 미국의 딸은 엄마의 꽃집에서 쓸 그림 카드를 그려 보낸다. 꽃과 카드, 그 두 가지로 서로에게 그리움과 마음을 전하는 모녀... 그들이 전하는 아름다운 꽃 이야기를 들어본다.
◆ 미군부대 옆동네 이촌동 명물 - 2대째 이어오는 모둠 스테이크
미군부대 옆동네 이촌동엔 동네초입 골목에 재미있는 풍경이 있다. 모둠스테이크와 부대찌개라는 똑같은 메뉴를 파는 가게가 3집이 나란히 있다. 그중 2대째 42년을 한 자리에서 장사해온 집이 있는데, 어머니의 가게를 돕기 위해 아들 박경옥 씨가 합류하게 되었단다. 외인 아파트가 있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구해 오는 티본스테이크로 장사를 시작한 어머니의 원조 스테이크에, 아들이 감자와 양배추 등 주요 채소와 베이컨, 소시지, 살라미, 햄 등을 넣어 철판에 버터로 구워내는 음식, 모둠 스테이크를 고안했다. 어머니가 계시던 그 시간을 그리워하며 아들은 어머니가 물려준 유산인 모둠스테이크를 오늘도 정성스럽게 구워 어머니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 누군가 떠난 자리, 역사가 되다 – 용산 미군장교숙소
용산기지 동남쪽 부지는 2020년 8월부터 미군과 가족들이 살던 집들이 공원으로 문을 열어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 되었다. 지금은 비어있는 장교 숙소엔 그곳에 살았던 미군 가족들의 사진과 정원에서 놀던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남기고 간 편지와 메모들이 전시되어 있다. 타국 만 리 남의 나라에 와서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젊은 시절을 바쳤던 미군과 그 가족들의 한 시절을 기억하는 듯, 공개 숙소 앞엔 오래된 목련나무 한 그루가 심겨져 있다.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해 핀다 해서 ‘북향화’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목련. 자유와 평화를 향한 염원이 그 꽃 몽우리 속에 담겨있는 듯하다.
◆ 얼음 창고가 있던 동네 서빙고동 - 어른을 위한 작은 책방
서빙고동을 걷다 보면 얼음 창고 터가 있던 자리를 알려주는 표지석을 발견하게 된다. 조선시대 움막 형태의 얼음 창고 8동이 있던 동네여서 이름도 서빙고동이 되었다. 이만기는 골목 사이 30대 초반의 청년 김수지 씨가 운영하는 그림 책방을 발견한다. 그림책이 좋아서 하나, 둘 모으며 시작해 자신만의 작은 책방을 만들게 되었다. 정보 과잉 시대, 그림책이 주는 담백한 위로가 필요한 어른들을 위해 책방을 열어 그림책 테라피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오랜 동네에 깃든 청년의 꿈 – 이탈리아 브런치 카페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걷다 만나는 막다른 길, 옛 맨션의 풍경 사이에서 이만기가 펄럭이는 작은 이탈리아 국기를 발견한다. 이탈리아 여행의 경험을 살려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차렸다는 배달 사장. 첫 시작은 이탈리아 디저트 가게였지만 지금은 메뉴를 하나 둘 늘려 이탈리아 브런치 레스토랑이 되었다. 호탕하고 긍정적인 배 달 씨의 에너지는 숨어있던 동네 젊은이들을 마음을 열었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웃들과 친해져 이제는 서빙고동의 젊은이들 사랑 터(?)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 남아있다 아직. 다행이다 – 이촌시장 가장 오래된 의상실
1960년대 말 이촌동의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공무원아파트가 지어졌을 때 ‘공무원 시장’이란 이름으로 함께 문을 연 동네 터줏대감 같은 이촌 종합시장. 오래된 재봉틀로 작업하고 있는 윤병안 사장님이 무려 43년째 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세월을 증명해주고 있는 43년 된 나무 서랍장, 나무 책상, 육각형의 노란 바닥 타일, 50년 다 되어가는 다리미까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며 아직도 옷을 만드는 일이 제일 즐겁다는 윤병안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아직 남아있어 고마운 동네 노포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43년 초심으로 튀겨온 프라이드치킨의 위로
남산타워가 아파트 넘어 정면에 보이는 이촌동. 즐비한 아파트들 사이로 이촌 종합시장 입구에서 치킨집이 보인다. 1981년, 26살 나이에 치킨집을 시작한 이용희 사장. 무려 43년째 옛날 프라이드 치킨의 맛을 그대로 고수하기 위해 여전히 현역으로 주방을 지키고 있단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주변 상권 속에서도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엔 어린 시절 부모님 손잡고 찾아와 지금은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대를 이어 찾아오는 가족같은 단골들이 유난히 많다.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