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블랙스완→앤팀…글로벌화로 경계 무뎌진 K팝 그룹
입력 2023. 06.25. 07:00:00

블랙스완-XG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K팝이 사랑 받으면서 그룹에 외국인 멤버들이 속하는 것도, 활발한 해외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오히려 한국인 멤버로만 이뤄진 그룹을 찾기 어려워진 요즘, K팝 그룹이지만 한국인 멤버가 없는 그룹이 생겨 났다. 또한 국내 대형 기획사들은 K팝 시스템을 이용한 현지화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고 있다.

한국인 멤버가 1명도 없는 K팝 그룹, 국내 기획사에서 만들었지만 한국에서 만날 수 없는 그룹. 과연 이들을 K팝으로 볼 수 있을까.

◆ 블랙스완·XG, 한국인 없는 'K팝' 그룹

그룹 블랙스완은 2020년 데뷔했다. 데뷔 당시 한국인 멤버가 있었으나 탈퇴, 합류 등 멤버 변동의 시기를 겪고 2022년에는 외국인 멤버로만 팀이 새롭게 꾸려졌다. 이들은 벨기에인, 미국인, 브라질과 일본계 혼혈, 독일인, 인도인 등의 멤버로 구성된 5인조 다국적 걸그룹이다.

특히, 흑인 멤버인 파투의 데뷔는 많은 해외 팬들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오래 전부터 K팝 그룹에서 외국 국적의 멤버들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동양인이나 백인 혼혈이 아닌 흑인 멤버가 포함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파투의 존재는 해외 케이팝 팬덤들에게 더욱 열린 K팝의 인식을 심어주며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3월 데뷔한 그룹 XG도 블랙스완과 마찬가지로 한국인이 없는 K팝 그룹이다. 전원 일본 국적의 멤버로, 일본에서의 활동이 아닌 한국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XG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진 않다. XG의 노래 가사가 한국어가 아닌 모두 영어로 이뤄져 있기 때문. 일각에서는 '이들을 K팝 그룹이라고 할 수 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XG 소속사 대표는 "한국의 문화산업이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치열하고 퀄리티가 높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시장에 XG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지향점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언어인 영어를 기반으로 저희 음악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니쥬→앤팀, K팝 육성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현지화 그룹

그룹 방탄소년단, 세븐틴, 뉴진스 등이 속해 있는 하이브는 지난해 12월 첫 일본 그룹인 앤팀(&TEAM)을 데뷔시켰다. 앤팀은 '앤오디션 – 더 하울링'(&AUDITION - The Howling)을 통해 데뷔한 9인조 그룹으로, 일본인 7명, 대만인 1명, 한국인 1명으로 이루어진 다국적 보이그룹이다.

하이브 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기획사들은 최근 현지화 그룹 데뷔에 힘쓰고 있다. SM의 그룹 NCT 중국 유닛 웨이션브이(WayV), JYP의 일본 걸그룹 니쥬, '프로듀스 101 재팬' 시리즈로 결성된 CJ ENM의 일본 보이그룹 JO1, INI 등이 그 예다.

한국 기획사들의 K팝 육성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진 이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앤팀 데뷔에 대해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다변화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로 특정 국가에 치중하는 것을 피하고 변화하는 트렌드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을 K팝으로 볼 수 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주로 현지에서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해외 그룹으로 비추어지지만, 해외에서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K팝 그룹으로 인식돼 모호한 정체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한중 여론이 악화될 경우의 문제도 있다. 2016년부터 중국의 한한령으로 인해 국내 기획사들은 이전보다 중국 시장 진출에 크게 힘을 못 쓰고 있다. 또한 지난 2020년 웨이션브이는 국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중국어 가사의 노래를 불러 일부 시청자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들은 K팝의 글로벌화라는 움직임에 맞춰 만들어진 그룹들"이라며 "한국인으로 멤버가 구성되어야 하고, 한국에서 데뷔해야 한다는 생각들은 되려 K팝의 성장에 한계를 만든다. 이들을 'K팝 그룹', 'J팝 그룹' 등이 아닌 '글로벌 그룹'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각 소속사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