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사천재 백사장' PD "시즌2요? 많은 분들이 원하신다면"[인터뷰]
- 입력 2023. 07.03. 13:25:56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시즌2요? 많은 분들이 원하신다면 '백사장'(백종원)도 뭔가 동하지 않을까요? 아직 구체적으로 무언가 나오진 않은 상황이지만 집게를 버리진 않고 있습니다."
이우형 PD
최근 이우형 PD는 셀럽미디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tvN 예능 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4월 2일 첫 방송된 ‘장사천재 백사장’은 최고 시청률 수도권 평균 6.4%, 순간 최고 8.6%을 나타냈고, 특히 첫방송부터 최종회까지 무려 13주 동안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우형 PD는 "감사하다. 주변에서 장사의 고단함을 고단함을 함께 느껴 주셨는지, 참 힘들었겠다 걱정해 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심신이 고되긴 했지만 정말 즐겁게 일했다. 예전부터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라 애정도 있었다. 끝까지 완주하게 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청자 반응을 살펴봤다는 이 PD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즐겁게 찾아봤다. 특히 기억에 남는 반응은 ‘해외 창업 교보재’ 같다는 이야기다. 저희도 제작할 때 어느정도는 그런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꼭 한 번씩은 봐야 할 프로그램이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특히 뿌듯했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장사천재 백사장'의 인기요인은 '찐 리얼 해외 창업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가게의 입점 위치부터 인테리어, 메뉴 선정, 가격 결정, 요리, 홍보마케팅 전략 등 장사와 관련된 제반 사항에 제작진이 일절 개입하지 않고, 전적으로 백종원에게 모두 맡김으로써 해외 창업의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줬다.
"처음엔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을 했었다. 이런 방식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게임 형식으로 할지, 여러 장치를 둘지, 고민이 컸다. 결국엔 최대한 ‘실험 예능’처럼 해보자고 방향을 잡았다. 아무래도 백사장의 리얼한 창업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개입 없이 실험을 지켜봐야만 하지 않을까 싶었다. 동시에 시각적으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매출 경쟁’으로 잡았다. 결국 장사는 돈을 벌기 위한 바, 충실히 매출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장사천재 백사장'의 주요 미션은 연매출 5억 가게를 만드는 것. 아쉽게도 총 매출액 7746유로로, 목표의 99%를 달성했다. 이 PD는 "사실 이 정도로 벌어들일 줄은 몰랐다. 연매출 5억이라는 수치도 처음엔 그저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주고 얼마나 해낼지 지켜볼 심산이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매출경과를 보다 보니 저희조차도 당황스럽게 그 수치에 다가가고 있더라. 방송이 아니었다면 아마 훨씬 더 벌었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백사장님은 어디에 떨어져도 가게로 자리잡을 사람이라고 확신이 들었던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장사천재 백사장'은 한식의 불모지였던 아프리카 모르코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한식 가게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 PD는 장소 섭외 과정에 대해 "사실 저희의 첫 번째 장소로 모로코와 더불어 고민하고 있던 장소는 인도였다. 최대한 낯선 장소에 백사장을 떨어뜨리는게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두 장소가 1번이었고, 세계 최대의 야시장이라는, 장사에 최적화된 장소가 있어 결국 모로코로 향했다. 나폴리는 유일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졌던 곳이다. 이름은 알려져 있으나 유사이래 한식당이 한번도 생긴 적이 없는 곳, 피자의 본고장, 그 외엔 일식당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곳, 등등… 이런 장소라면 백사장이 본인 이름을 걸고 덤비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또, 김민재 선수까지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사천재 백사장'의 큰 성과는 해외 한식당 창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 아닐까. 특히나 나폴리에서 운영한 '백반집'은 웨이팅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장사 내내 많은 손님들이 방문했다. '장사천재 백사장' 촬영 이후 현지에 '한식당'이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냐는 물음에 이우형 PD는 "사실 저희도 나폴리에 곧 한식당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다. 아무래도 창업이라는 게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한식을 알리는 것과 함께 출연진과 제작진이 가장 신경썼던 점은 먹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 출연진들은 메뉴가 바뀔 때마다 '먹방 영상'을 직접 찍고 편집해 현지인들에게 한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번 프로그램 최대의 성과로 저는 ‘먹방 영상 플레이’를 꼽고 있다. 이게 곧 ‘한식의 세계화’까지도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한식은 일단 먹는 방법만 잘 전달이 되면 오히려 재미있어서 더 좋아들 하시는 것 같다. 원래 백종원 선생님의 한식 세계화 지론이 ‘현지 식재료로 만들자’ 였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서 ‘먹는 방법을 먼저 알려주자’로 바뀌셨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면서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한식 세계화가, 해외 창업이 더 효과가 있을지 느끼셨던 같다."
'장사천재 백사장'에서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선보였던 불고기 버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제육 볶음 쌈밥을 시작으로, 칼국수, 따로국밥, 부대찌개, 짜파구리, 해물라면, 즉흥 닭강정 도시락 등 총 9개의 메인 메뉴와 22개의 반찬을 판매했다. 이 PD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메뉴로'국밥'을 꼽았다.
"단연 국밥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제작진들도 국밥은 회의적이다. 이탈리아에 오래 살았던 코디네이터 분들도 국물은 잘 먹지 않을 거라고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결과가 너무 의외였다. 소고기 뭇국부터 시작해 부대찌개까지 우리의 국물에 열광을 하시더라. 국밥을 그릇째 마시는 장면이 너무 신기했다. 백사장님도 설마 국밥을 이렇게 잘 먹을 지 몰랐다며 많이 놀라셨다. 이탈리아에는 우리처럼 오래 고아 만드는 국물이 없다고 한다. 아마 아직 몰라서 안 먹었지 한 번 맛을 보면 엄청나게 중독되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나폴리에서 한식당을 낸다면 국밥집 강추한다."
영화 '기생충'에 나왔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도 판매해 화제가 됐다. 현지에서 한식뿐만 아니라 K-콘텐츠 등 한국 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이 지점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놀랐던 부분이다. K컬쳐가 더이상 마이너한 장르가 아닌, 하나의 문화 시류로 느꼈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도 한국 콘텐츠는 잘 알고 있고, 배우나 가수에도 관심이 많다. 나폴리 백반집에도 실제로 한국의 문화, 한국의 컨텐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꽤 방문을 했는데, 나중에는 오히려 이러한 손님들이 마치 우리가 섭외한 것처럼 의심될까봐 걱정될 정도였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드라마나 ‘피지컬: 100’, ‘솔로지옥’ 등의 예능도 많이 보는 것 같아서, 확실히 우리의 문화적인 위치를 많이 체감했던 시간이었다."
나폴리에서는 김민재 축구선수도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이 PD는 섭외 과정에 대해 "제작진이 직접 섭외했다. 김민재 선수가 깜짝 이벤트처럼 방문하려고 했었다. 그 전에 출연자 분들이 갖은 방법으로 먼저 연락을 시도하더라. 그 모습이 또 재미있었습니다. 결국 팔로워 600만인 유리가 직접 김민재 선수 아내 분께 DM을 보내게 됐는데, 그런 모습 또한 너무 열정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구단에서 김민재 선수를 아끼는 게 느껴졌다. 혹시라도 다칠까, 혹시라도 탈날까 경호원부터 차량까지 많은 것들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진행하더라. 저희는 그 와중에 출연자들이 수상함을 느낄까 봐 마음 졸이며 모셨다. 시즌 중이 아니었으면 조금 더 편한 분위기로 모셔서 술도 한잔하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짧은 만남이 조금 아쉬웠다"라고 덧붙였다.
'장사천재 백사장'은 비슷한 시기에 방영됐던 나영석 PD의 해외 쿡방 tvN '서진이네'와 비교가 많이 되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해외에서 장사를 한다는 콘셉트.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장사천재 백사장'과 비교해 '서진이네'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내놨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묻자 이 PD는 "사실 저는 ‘서진이네’가 정말 대단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TV를 안 보는 현실 속에서 그만한 성과를 냈던 프로그램이 어디에 있을까. 오히려 그만큼 대단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 높은 잣대를 적용 받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도 어차피 나영석 선배님께 배운 걸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서진이네'와 비교했을 때) 우리 프로그램만의 매력은 아무래도 ‘백사장’이다. 백종원이기 때문에 창업이라는 기획이 가능한 것이고, 또 그래서 프로그램도 차별화를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라도 모른 채 어딘가에 뚝 떨어뜨리고 장사를 하라면, 그 누가 가당키나 할까 싶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PD는 '백패커'에 이어 '장사천재 백사장'을 통해 백종원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모습도 있냐는 물음에 "사실 백종원 대표님 하면 어느 정도 호랑이 이미지가 있지 않나. 출연진들에게도 엄격하고. 그런데 정말 의외인 순간은 '손님을 대할 때’다. 손님을 대할 때와 출연진, 제작진을 대할 때 태도가 정말 다르다. 손님들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다. 그 어떤 동네 사장님도 이렇게 푸근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주방에 있다가 홀로 나가 손님들을 응대하는 순간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표정이 바뀌는 걸 보면서 새삼 이래야 장사로 성공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맹활약한 이장우, 권유리, 존박, 뱀뱀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이 PD는 "(이 조합은) 더할 나위 없었다"라며 칭찬을 쏟아냈다.
"이 분들도 아마 본인이 연예인으로서 촬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으셨거다. 진짜 마치 가게에 고용된 것처럼 일 해주셨다. 이런 고된 스케줄을 웃으며 소화할 수 있는 분들은 많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아무래도 낯선 환경에 뚝 떨어져 해나가야 하는 어려운 일이기에 일 잘하는 분들 위주로 모시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출연진 조합이 나왔는데 예상외로 서로가 너무 잘 맞더라. 백대표님도 보통 일을 하다 보면 한 번씩 스파크가 튀기 마련인데 이번만큼 호흡이 잘 맞았던 적은 없었다고 이야기하더라."
최종회에서 권유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권유리의 눈물에 다른 출연진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 PD는 당시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다들 그렇게 아쉬워할 줄 몰랐다. 그전까지는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 빨리 끝날까 고민하는 '보통 직원들' 같았는데, 막상 끝난다니 세상 아쉬워하더라. 힘든 기억들 속에서 오히려 전우애가 싹튼 느낌이었다"라며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이분들의 친밀도가 차원이 다르다. 한국에 와서도 이분들이 격주로 모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사천재 백사장'은 지난 6월 25일 15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