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리뷰] 반전에 반전…딜레마에 빠진 '악마들'
- 입력 2023. 07.05. 11:37:44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장동윤과 오대환이 지금껏 본 적 없는 두 얼굴을 드러낸다. 관객들을 혼돈 속으로 끌어들이는 두 사람의 열연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악마들'
도심 한가운데서 괴기스러운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오직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진혁(장동윤)의 짓이다. 진혁과 함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범죄 집단은 살인 장면을 촬영한 스너프 필름까지 공개하며 범행은 갈수록 대담해졌지만 경찰 수사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형사 재환(오대환)이 가까스로 이들의 아지트를 습격했으나, 동료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재환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된다. 마침내 재환은 살인마 진혁을 잡게 되지만, 검거하던 현장에서 두 사람은 돌연 사라져버린다. 종적을 감춘지 한 달 여가 지난 뒤 진혁과 재환은 서로의 몸이 뒤바뀐 채 수상한 상태로 돌아온다.
재환이 돼버린 진혁은 그의 가족을 인질로 삼아, 재환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고 조종한다. 진혁의 몸속에 갇힌 재환은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가족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그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게 된다.
형사의 몸이 된 연쇄살인마와 연쇄살인마의 몸에 들어간 형사. 뒤틀린 운명 속 두 남자는 각자의 목적대로 광기 어린 사투를 벌인다.
‘악마들’(감독 김재훈)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뀐 희대의 살인마 진혁과 형사 재환, 둘의 대결을 그린 이야기다.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심심찮게 쓰여 왔던 바디체인지 소재가 액션 스릴러와 만나 신선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천적의 관계인 형사와 살인마가 몸을 뒤바꾸면서 겪는 일들을 현실과 비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어 판타지로 풀이됐던 바디체인지는 묘하게 설득력 있는 논리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베일에 싸인 바디체인지의 비밀이 드러나면서부터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속도감 있게 그려져 누가 거짓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 마지막 30분을 거침없이 풀어헤친다.
살인을 즐기는 진혁과 정의감이 투철한 재환은 정반대의 인물 같았지만 어느 순간 두 사람이 대칭점에 서게 되면서 선과 악의 구분도 흐려지게 만든다.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정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오대환과 장동윤은 섬세한 완급 조절과 밀당 연기로 극의 흡입력을 높인다.
오대환은 절제된 표정과 눈빛, 몸짓만으로 달라진 재환을 연기하며 서늘한 긴장감과 동시에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장동윤은 그간 보여준 적 없던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며 데뷔 첫 악역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태연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빠른 두뇌 회전으로 혼돈의 상황을 가지고 노는 진혁으로 섬뜩한 두 얼굴을 그려낸다.
다만 숨 가쁘게 쌓아올린 서사들과 떡밥이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끝을 맺어, 통쾌한 맛은 부족하다. 다소 적나라하게 묘사된 잔혹한 범행과 스너프 필름 촬영 장면 등은 공포감을 극대화해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오늘(5일) 개봉. 러닝타임은 106분. 청소년 관람불가.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TCO㈜더콘텐츠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