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킹더랜드', 아랍 문화 왜곡 논란…해명에도 글로벌 뭇매
- 입력 2023. 07.11. 11:37:4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킹더랜드’가 난데없는 아랍 문화 왜곡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면 적어도 해당 문화권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했어야했다. 그러나 ‘킹더랜드’에서는 아랍 왕자 캐릭터를 단순한 코믹 요소로만 활용해 도리어 역풍을 몰고 왔다.
'킹더랜드'
지난 8, 9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7, 8회에서는 한국에 방문한 아랍왕자 사미르(아누팜 트리파티)가 킹 호텔에 머물며 펼쳐지는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극 중 사미르는 구원(이준호)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천사랑(임윤아)에게 애정공세를 쏟아붓는 인물로 활약했다.
다만 논란이 된 것은 사미르에 대한 캐릭터 묘사였다. 첫 등장에서부터 사미르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전화를 받는가하면 유흥을 즐기는 바람둥이,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이며 천사랑을 두고 구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허세 많은 아랍 부호로 보여졌다.
이에 해당 방송분이 공개된 직후, 아랍 문화권 시청자들은 불쾌감을 표했다. 술을 금기시하는 아랍 문화권을 존중하지 않고 아랍인과 무슬림을 비하했다며 삭제와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가 빗발쳤다. 또 아랍인 설정의 캐릭터를 인도계 배우가 연기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도 글로벌 시청자들은 ‘킹더랜드’에 별점 1점을 주는 등 별점 테러까지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킹더랜드’ 제작진은 지난 10일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키웠다. 사미르를 두고 버젓이 ‘아랍 왕자’라고 지칭한 대사들이 있었으며, 사미르가 킹호텔에 도착했을 때 천사랑은 아랍 문화권을 상징하는 팔찌를 선물, 아랍어로 인사하는 등의 장면이 담겨있던 바. 특정 국가를 연상케 묘사했음에도 ‘가상의 설정’이라고 주장한 ‘킹더랜드’ 측의 성의 없는 입장을 비판했다.
이에 ‘킹더랜드’ 측은 “제작진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시청에 불편함이 없도록 더욱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라고 재차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아랍 시청자들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드라마나 콘텐츠가 아랍 문화권 왜곡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만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7년 MBC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는 극 중 이슬람교 신자가 와인을 마시거나 히잡을 쓴 여성들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그러나 아랍 국가에서는 술을 금지하고 여성이 남편 외 남성들에게 신체를 드러내지 못하는 것.
이에 이슬람 문화를 왜곡하고 희화화했다는 비난이 일자 제작진은 “악의적으로 왜곡할 의도는 없었다. 촬영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엄밀하게 검증하고 더욱 주의를 기울여 제작에 임하겠다”라며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2021년에는 웹예능 ‘터키즈 온 더 블록’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개그맨 이용진이 입고 나온 의상과 모자가 터키식이 아닌 중동식이었던 것. 그러나 이용진은 “터키 아이스크림”을 외치며 터키인을 흉내내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접한 일부 터키 시청자들도 터키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터키즈’ 측은 “의상 문제로 의도치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의견을 경청하여 현재 새로운 의상을 준비 중”이라며 “이미 진행된 촬영본을 제외하고 이후 촬영본부터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알맞은 의상으로 변경하겠다”라고 재빠르게 사과하고 의상을 교체한 바 있다.
K-콘텐츠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사랑받고 있는 만큼, 높아진 위상에 걸 맞는 작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다른 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때는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다. 다양한 문화권을 존중하고 적절한 이해도를 요구함에도 이러한 지점을 놓친 ‘킹더랜드’의 미흡한 제작 태도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중 난관에 봉착한 ‘킹더랜드’가 계속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TBC 제공, MBC '죽어야사는 남자', 유튜브 '터키즈 온 더 블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