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의철 사장 "수신료 분리 징수, 프로그램 축소·폐지 불가피"
입력 2023. 07.12. 09:35:47

김의철 KBS 사장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KBS 김의철 사장이 TV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을 냈다.

12일 KBS 김의철 사장은 "어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된 개정안은 유예기간도 없이 즉시 시행됐다"며 "이번 개정은 꼭 필요한 합의와 심의 절차를 무시하고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이 같은 막무가내식 개정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지만, 개정 과정의 문제점을 밝히는 일에 앞서 저는 KBS 경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사장은 "수신료 징수방법에 여러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분리징수는 현 상황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이번에 시행령을 개정하는 사유로 '국민 불편 해소와 선택권 보장'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수신료 징수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KBS의 수신료 2,500원을 전기료와 분리징수 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수신료의 경제적 의미를 사실상 상실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라며 "이번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KBS가 지역방송, 재난방송, 장애인방송, 국제방송, 비인기 스포츠 방송 같은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해야 할 국민의 소중한 수신료 약 2천억 원 이상을 징수 비용으로 낭비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공익적 프로그램의 축소 및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또한 "시행령 개정으로 수신료가 분리징수 되더라도 방송법상 '수신료 납부 의무'는 유지되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징수 과정에서 벌어질 사회적 혼란과 갈등으로 인해 국민 불편이 오히려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KBS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 지난달 헌법재판소에 입법예고 등에 관한 가처분 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리고 오늘, 수신료 분리징수를 강제한 방송법 시행령 43조2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을 담아 헌법소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법률 대응을 통해, KBS는 정부가 강행한 수신료 분리고지 조치가 공영방송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형태의 수신료 징수방식이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을 드릴 수 있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KBS는 국민 여러분이 입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조속히 한국전력과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정부에 "대통령실 국민제안 심사위원회의 권고를 선택적으로 이행하지 마시고, 진정으로 공영방송 제도가 적절히 운영되어 국민들이 최대한의 혜택을 누리고, 대한민국 미디어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공영방송의 책무와 그에 걸맞은 재원 구조 전반에 대한 충분한 숙고와 논의 절차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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