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닥터 차정숙'→'킹더랜드', 반복되는 K드라마 설정 논란
입력 2023. 07.12. 15:09:22

'닥터 차정숙'-'보라! 데보라'-'킹더랜드'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드라마 속 설정이 또 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닥터 차정숙', '보라! 데보라'에 이어 최근 '킹더랜드'가 무슬림 비하 논란에 휩싸인 것. 올해 상반기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달 종영한 JTBC '닥터 차정숙'은 18.5%(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 속 종영됐다. 그러나 극 중반, 잘못된 대사로 일부 시청자들에게 상처를 안긴 바.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장인, 장모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위를 향해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 시작부터 남편 병 수발들게 만드는 꼴 못 본다" 등 폭언을 퍼붓는 장면이 등장했다.

방송 이후 '닥터 차정숙' 게시판에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 신고를 넣기도 했다. 크론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후 제작진 측은 "해당 에피소드는 크론병 증세 중에서도 중증도 만성합병증을 가진 환자의 특정 케이스를 다루려 한 것이나, 내용 전개 과정에서 일반적인 크론병 사례가 아니라는 설명이 미흡했다"며 "의학 전문지식이 없는 등장인물이 환자를 몰아세울 의도로 발언한 대사가 특정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ENA '보라! 데보라' 역시 대사로 인해 논란이 불거졌다. '보라! 데보라' 9회에서 극 중 데보라(유인나)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라며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건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고 해외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학살이 자행된 곳으로, 외모 치장의 중요성에 해당 공간을 예시로 든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결국 '보라! 데보라' 제작진도 대사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 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며 "역사적 비극을 가볍게 소비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는 점 말씀드리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제작에 더욱 더 신중을 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대사가 언급된 장면을 삭제했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문화 왜곡으로 구설에 휩싸이게 됐다. '킹더랜드' 7, 8회에서는 한국에 방문한 아랍왕자 사미르(아누팜 트리파티)가 킹 호텔에서 천사랑(임윤아)에게 애정공세를 쏟는 인물로 등장했다.

아랍왕자로 등장한 사미르는 유흥을 즐기는 바람둥이 캐릭터다. 그는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이며 천사랑을 두고 구원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허세 많은 아랍 부호로 그려졌다.

방영 직후, 아랍 문화권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술을 금기시하는 아랍 문화권을 존중하지 않고 아랍인과 무슬림을 비하했고, 또한 아랍인 설정의 캐릭터에 인도계 배우를 캐스팅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미국 비평 사이트 IMDB에도 '킹더랜드'에 별점 1점을 주는 등 별점 테러가 이어지자 제작진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은 모두 가상의 설정이며,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는 분위기다. '가상의 설정'이라고 말했으나, 극 중 사미르를 '아랍 왕자'라고 지칭하고 그에게 아랍어로 인사하는 장면 등은 특정 국가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설정들에 의도가 없다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이는 제작진들의 미흡한 사전 조사와 안일한 태도가 불러온 결과로 보인다. K드라마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와 책임의식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때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NA,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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