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계일주2' PD "기안84와 인도의 대결? 하나 되는 여행"[인터뷰]
- 입력 2023. 07.12. 17:25: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어제 다른 PD들과 식당에 가서 일 얘기를 하는데, 식당 직원분께서 요즘 기안84가 나오는 여행 예능을 재미있게 본다고 말하더라고요. 우연히 들은 얘기였는데 감동이었죠. 아직 TV가 주는 힘이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김지우 PD
김지우 PD는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이하 '태계일주2')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시즌2는 방영 이후 평균 5%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 '태계일주2' 출연으로 기안84는 TV-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통합 출연자 화제성 비드라마/시리즈 부문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제공)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지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시즌2의 목표 시청률을 6%라고 말한 바 있다. 김 PD는 "수도권 기준으로는 6%를 넘겼고, 2049 시청률에서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며 "편성 회의에서 다른 프로그램들은 보통 시청률에 업다운이 있는데, '태계일주2'는 시청률이 오르고 나서 계속 유지되는 구성이라고 하더라. 그만큼 저희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TV를 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들의 평균 연령대도 많이 어리다고 들었다. TV를 잘 안 보는 젊은 분들도 프로그램을 많이 봐주신다고 생각된다. 그 부분이 특히 더 뿌듯하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시즌2는 시즌1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했다. 김 PD는 "지난 시즌에서 시청자분들이 좋아했던 부분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출연자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번에는 현지의 문화에 더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난 시즌이 7회로 방영됐는데 짧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8회차로 계획했지만 더 연장해서 10회 분량으로 확정했다"고 전했다.
'태계일주2'는 인도로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인도를 두 번째 여행지로 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기안84가 제일 가고 싶던 나라였다. 또 인도가 다큐멘터리 등의 교양 프로그램에서는 많이 보여졌지만, 예능에서는 대대적으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 제작진, 출연진 역시 인도에 가기 전까지는 어떤 곳인지 잘 몰랐다. 막상 가보니 어마어마한 다양성이 느껴졌고, 지금까지 잘 몰랐던 매력을 많이 느꼈다."
인도의 문화를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김 PD는 "가감 없이 보여드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인도라는 나라가 어떤 곳인지를 최대한 깊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낯선 풍경들도 많았지만 동시에 닮아 보이는 모습들도 많았던 것 같다. 기차역에 많은 사람들을 보니 한국 명절의 귀성길이 떠오르기도 했고, 가족을 중요시 하는 모습도 한국의 정서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편견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많이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행지가 공개된 뒤, 일부 누리꾼들은 여행지 끝판왕인 인도와 예능 치트키 기안84 사이에 'VS'를 언급하며 둘의 맞대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 반응을 듣고 기안 84가 '여행은 대결이 아니고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와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조금 더 깊이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들을 받아들인 것 같다. 인도의 특수성과 기안84의 특수성이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김 PD는 '나 혼자 산다'부터 기안84와 함께 해오고 있다. 김 PD는 "인도에서 기안84의 친화력을 보고 놀랐다. 평소에 봐온 기안84는 넓은 관계보다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인도에서는 전혀 모르는 현지인들과도 쉽게 친해지더라"고 언급했다.
특히 '태계일주2'는 다른 여행 예능과 달리 출연자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다. 기안84는 우연히 만난 현지 부부로부터 결혼식 청첩장을 받고, 덱스는 바가지를 씌우려는 현지인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등 꾸밈없는 여행기가 등장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은 정해져있고, 그 사이를 출연자들의 의지로 채우려고 했다. 출연자들이 가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존중했다. 제작진들은 주로 밤에 회의하면서 위험하지는 않은지, 문화적으로 괜찮은지 등을 고민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덱스가 아파 병원에 가는 돌발 상황이 그려졌다. 김 PD는 "제작진이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저희의 모토인데 안전적인 문제라서 케어를 해야만 했다. 다행히 이후에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주셨다. 셋이 처음으로 함께 하는 여행이라 빠지고 싶어 하지 않더라. 금방 회복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강한 분이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큰 변화는 덱스의 합류였다. 지난 시즌의 이시언이 드라마 촬영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덱스가 빈 자리를 채우게 됐다.
"덱스의 야생성이나 강인함이 인도에 잘 맞을 것 같아서 섭외를 하게 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피지컬은 좋은데 '장지컬'(장+피지컬)이 약하더라. 또 의외로 귀여운 덱쪽이 같은 면모도 있어서 덕분에 프로그램이 많이 풍성해질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서는 대규모 시위 등 현지에서의 돌발 상황이 그려졌다. 인도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제작진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기차에 탔을 때 예매한 자리에 사람이 꽉 차있고, 자연스럽게 다 같이 앉아서 가는 모습이 기억난다. 또 기차가 많이 연착되면서 빠니보틀님이 오래 기다리게 돼서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또 히말라야 지역을 갔을 때에는 문명과 거리가 있어서인지 제작진들이 고립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정말 우리와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됐다."
'태계일주'는 시즌1 방영 당시 일찍이 시즌2, 3의 제작이 확정됐다. 시즌3와 관련해 김 PD는 "시즌2를 한 주 한 주 만들고 있다 보니 아직 구체화하지는 못했다. 최대한 올해 안에는 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얘기했다"며 "다음 시즌에서도 '기안84의 여행기'라는 큰 전제에는 변함이 없는데 같이 여행을 했을 때에 즐겁고 시너지가 나는 분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어쨌든 여행이기 때문에 더 세고 강한 여행지만 찾으려고 안 하고, 쉽게 가지 못하지만 꼭 가고 싶은 곳을 찾으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이 끝나고 방송가에서는 여행 예능이 다시 붐을 일으켰다. 그 안에서도 김 PD는 "저희만의 고유한 색깔을 계속 가져가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하며 '태계일주2'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출연자들의 자유로움으로 채우면서 함께 여행하는 느낌을 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도 역시 바라나시는 전통과 역사를 상징하는 것을, 뉴델리는 인도의 미래와 현재를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암리차르는 시크교도의 성지라서 평등을 잘 보여주려고 했고, 히말라야 쪽에는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풍습과 문화를 즐기면서 사는 사람들을 만난다. 쉽게 접하지 못했던 풍경들을 보여주려고 했다."
'태계일주2'는 10회차 중 5회까지 방영되면서 이제 터닝포인트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이제 완전체 3인의 여행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봤던 인도와는 또 전혀 다른 인도가 펼쳐진다. 기안84가 말했듯 힘든 순간들도 많지만 그 안에서 인도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끝까지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따라와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태계일주2'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