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승완 감독 ‘밀수’, 여름 베테랑 귀환…시원하게 흥행 다이브 [종합]
- 입력 2023. 07.18. 18:16:51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한국 여름 대작 빅4의 첫 포문을 열 ‘밀수’가 베일을 벗었다. 드넓은 바다, 그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깃든 긴박한 수중 액션까지. 류승완 감독의 총 장기가 만나 탄생된 ‘밀수’다.
'밀수'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류승완 감독,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참석했다.
극중 열네 살에 식모살이부터 시작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온 해녀 조춘자 역을 맡은 김혜수는 “촬영 3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그때 ‘소년심판’ 촬영 중이라 준비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도둑들’ 촬영할 때 공황상태를 물속에서 경험해서 굉장히 겁이 났다. (동료들과) 응원하고, 환호하며 공황상태를 벗어날 수 있었다. 지상에서 액션, 물 아래서 액션이 있다.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주셨고, 콘티 하나하나 준비되어 있었다”라며 “저의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두 컷 남겨두고 사고가 있었다. 이마에 부상을 당해서 마지막 두 컷 정도는 함께하지 못했다. 이마 찢어져 다친 것보다 현장에 못 가는 게 조금 더 속상했다. 그만큼 현장을 좋아했고, 모두가 최선을 다했던 결과물”이라고 수중 액션에 대해 말했다.
염정아는 엄진숙 역으로 분했다. 엄진숙은 평생 물질만 하다 밀수판에 가담한 해녀들의 리더. 염정아는 “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수중훈련을 계속했다. 저는 수영을 아예 못하는 사람이라 어떻게 극복할까 싶었는데 같이 한 동료들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 수중 액션신이 나올 때마다 같이 숨을 참으면서 했다”라며 “그때 기억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김혜수, 염정아 중심의 ‘밀수’는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바. 류승완 감독 초기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전도연, 이혜영 이후 20년 만에 여성 주인공 범죄 영화 ‘밀수’에 출연한 김혜수는 “여성이 서사의 축을 이루는 작품을 제안해주셔서 굉장히 반가웠다. 상업영화여서 더 좋았던 것 같다”면서 “염정아 씨는 배우로서 제가 가지지 못한 파트너로서 저를 보완해줬다. 그런 상대를 만난 것도 고무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흔하지 않은 여성 중심 영화보다는 재미와 현장에 충실하자가 답이었다. 시나리오 받는 순간부터 끝까지 이 영화가 의미하는 바, 이 부분에 대해서 끝까지 잊지 않고 했던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염정아는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김혜수 선배님과 같이한다는 걸 듣고 가장 큰 기쁨이었다. 류승완 감독님의 작품을 한다는 것도”라며 “물에 들어가 본 적 없지만 욕심내고, 도전했다. 혜수 언니와 함께하며 정말 많이 의지했다. 여성 서사가 중심인데 흥행이 되어서 또 다른 영화가 기획됐으면 한다”라고 소망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바다에 물건을 던지고 세관의 눈을 피해 건지면 큰 돈을 번다는 독특한 방식의 해양 밀수 소재로 1970년대가 배경이다.
류승완 감독은 “‘밀수’라는 소재를 받았을 때 예전에 읽었던 단편집에서 부산에 살던 여성들이 밀수를 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었다”라며 “‘시동’이라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군산 박물관에 갔다가 밀수사건을 찾아내면서 개발하기 시작했다. 생필품을 밀수하는 환경이 흥미롭더라. 그때 당시 너무 많은 규제가 있었고, 한국은 전쟁이 난 뒤 20년 후라 개발도상국이었다. 바세린, 처바지 등을 밀수해서 물건을 소비하던 시절, 그런데 그게 범죄였던 시절이었다. 그런 걸 다루다 보니 70년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동생 류승범이 옷을 굉장히 잘 입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나. 아버님이 옷을 굉장히 잘 입고 다니셨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면 멋있어지는 구나 생각이 들 정도”라며 “ 춘자의 헤어스타일, 장도리의 이상한 옷, 권상사의 선글라스 등은 70년대 홍콩 배우들의 스타일, ‘미녀삼총사’ 시리즈의 할리우드 패션들이다. 어린 시절의 환상이 남아있어서 그걸 재현하고 싶었다. 공간을 재현하는 건 기존 세트를 활용하고, 디테일에 신경 쓰려고 했다. 배우들과는 아무래도 의상, 헤어스타일에 대해 신경 썼다. 무엇보다 김혜수 선배님이 큰 영향을 주셨다. 촬영 전에는 연출부처럼 일하신다. 실제 영화에서 등장하는 이미지가 김혜수 선배님이 찾아주신 자료들이다. 장도리 문신 스타일 등도 마찬가지. 저 혼자는 절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중신은 영화의 절반을 차지한다. 제작진은 바다 속 풍광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장장 6M 수심의 수조 세트를 완성했다. 류 감독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수중에서 펼쳐지는 액션을 구현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몸을 쓰는 액션은 중력의 한계가 있다. 수평 움직임이 아닌, 상하좌우 수직 움직임까지 할 수 있는 건 물속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에 물속에서 해녀들이 유리하게 격투 액션을 펼친다면 훨씬 더 경쾌하게 탄생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밀수’는 수중신 뿐만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는 음악도 관전 포인트다. 장기하가 음악감독으로 참여, 1970년대 시대상과 각 캐릭터들의 다양한 관계와 개성을 묘사한다. 류승완 감독은 “제가 1973년생인데 저의 아버님이 영화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셨다. 어린 시절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아버지께서) 경양식집을 운영하고, 본인이 DJ로 활동하며 음악도 틀었다. 그 영향으로 어려서 들었던 음악들이 굉장히 깊이 남아있다”라며 “7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 때 이 세계로 가장 빨리 안내해준 건 음악이었다. 각본을 쓰면서 음악에 어울리는 음악을 상상했다. 선곡된 음악은 각본에 이미 적어 놨다. 미리 예산에 적용하기 위해 어떤 음악을 써야한다고 써놓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장기하 감독은 이 시기 음악에 진심인 아티스트지 않나. 선곡된 음악과 작곡된 음악으로 괴리가 덜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혜수, 염정아 외에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까지 강렬한 캐스팅이 신선함을 더한다. 류승완 감독은 “조춘자와 엄진숙 역은 애초부터 김혜수, 염정아였다. 제가 팬이기도 했고, 이분들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각본을 쓰는 내내 얼굴이 떠오르더라. 김종수 선배님은 제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시동’에서 너무 좋았다. ‘밀양’에서 발견된 배우다. 이 연배 배우들이 가질 수 없는 신선함, 어떤 역할을 해도 잘 어울리고, 안정된 연기, 의외의 연기를 보여주신다. 요청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했다”라며 “박정민은 ‘유령’이라는 3D 단편을 만들 때 완전히 반했다.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시동’ ‘사바하’를 보면서 너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또 “고민시는 ‘마녀’ 때 완전히 빠져버렸다. 세상에서 삶은 달걀을 맛있게 먹는 사람은 저 사람 밖에 없을 것이다. 충청도 사투리도 너무 잘하더라”면서 “조인성은 저와 닮아서 캐스팅 한 것이다. ‘모가디슈’라는 작업을 해외에서 하는 동안 단순히 배우와 연출자의 관계라기보다 정말 좋은, 인생의 동지를 한 명 사귄 것 같다. 가장 좋은 벗이 됐다. 영화를 만들 때 이상하게 잘 통한다. 동네도 가까워서 인간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배우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좋다. 이 배우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궁금하다”라고 기대했다.
‘밀수’는 오는 26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