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 '디피2', 잊어선 안 되는 불편한 진실 [OTT리뷰]
입력 2023. 07.19. 12:31:25

‘D.P.’ 시즌2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여전히 뿌리깊이 남아있는 군대의 부조리한 악습이 씁쓸함과 저릿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군대에서 일어난 일이 외부에 알려져선 안 된다는 이유로 철저히 사건을 은폐하고 진실을 덮으려는 밀폐된 군대 사회를 여실 없이 보여준다. 그 가운데서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은 한 명의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즌1에서 찬사를 받았던 오프닝 타이틀은 시즌2에서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케빈오, 프라이머리의 ‘Crazy’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태어나고 성장해 입대하는 등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겪는 일련의 시간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며 울림을 선사한 바. 시즌2도 무심코 넘길 수 없게 시선을 붙잡으며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다.

시즌2는 시즌1에서 못 다한 이야기들을 이어받아 빠르게 전개된다. 조석봉(조현철) 일병 사건 이후 국군본부가 개입하면서, 103사단 헌병대 수사과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은 따갑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D.P조는 해야 할 임무를 위해 움직인다. 준호(정해인)는 군병원에 있는 호열(구교환)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후임을 받지만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조석봉 사건이 점차 가라앉을 즈음, 김루리(문상훈) 일병이 총기를 난사해 동료 군인들을 숨지게 하고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거 조석봉을 추적하면서 만났던 김루리를 기억한 준호와 호열은 충격에 빠지는데.

넷플릭스 시리즈 ‘D.P.’(디피) 시즌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온라인 시사로 공개된 4개의 에피소드는 각 회 차 마다 ‘장마’, ‘더티플레이’, ‘커튼콜’, ‘불고기괴담’ 부제로 구성됐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지뢰 폭발 사건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가 극의 큰 틀을 이룬다. 여기서 준호와 호열을 통해 탈영병들이 왜 탈영할 수밖에 없었는지, 드러나지 않았던 갖가지 사연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집단 따돌림, 폭행과 폭언 등 군대 내 폭력으로 시달리다가 총기난사를 일으키게 된 김루리 일병을 둘러싼 상황,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군내 조롱과 비난을 견디다 못해 탈영한 병사, 부대 내 하극상이나 가혹행위 등이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탈영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검거하지 못한 장기 탈영병들의 이야기도 언급된다.

기존의 캐릭터들과 새로운 캐릭터들의 대립구도도 눈여겨볼만 하다. 서로를 견제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던 박범구(김성균)와 임지섭(손석구)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조력 관계로 발전, 무사히 탈영병을 데려오려는데 힘을 합친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다면 일어나지 않은 일로 만들어야 한다는 국군본부와는 숨 막히는 대립각을 세우며 긴장감을 더한다.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지진희와 김지현은 각각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 준장과 법무장교 서은 중령으로 분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진희는 젠틀한 미소 뒤 저의를 숨긴 채 원하는 방향대로 사건을 휘어잡으려 하고, 김지현은 사건을 은폐함으로서 얻는 군익과 개인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이다.

한층 성숙해진 준호와 호열의 성장사도 눈에 띈다. 조석봉 사건 이후 마음 속 그늘을 안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탈영병의 신변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탈영병들을 마주할수록 디피로서 다해야하는 본분과 지켜야 하는 신념 사이에서 고민하며 사건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에 정해인은 시즌1과 같은 무게감을 지키면서 상황에 따른 감정선과 눈빛에 변주를 주며 몰입도를 높인다. 구교환은 능청스럽게 사건을 다루는 호열의 유머러스함을 그대로 가져오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책임을 다하는 디피로 색다른 변화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성소수자 탈영병으로 열연한 장성민 역의 배나라를 비롯해 배우 유수빈, 정석용, 김범수, 임성재 등 탄탄한 연기력 갖춘 배우들이 합세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최전방 수색대에서 벌어진 사건의 중심에 선 최현욱(신아휘)의 열연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최현욱은 운전하는 임지섭 대위의 차창에 담뱃불을 던지는가하면 선임에게 반항하는 등 삐딱하고 불량적인 태도를 보이는가하면 미궁에 빠진 지뢰 폭발 사고의 전말을 두고 손석구와 일촉즉발의 대치를 벌이는 등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극이 거듭될수록, ‘디피2’를 보고 있자면 지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군대내 사건사고들이 깊은 잔상으로 남는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 한 구석에 무거운 짐을 갖게 한다. 국방의 의무를 위해 찬란한 20대의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게 된 청년들에게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들을 겪게 두는 것이 국가로서, 어른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반성하게 만든다. '디피2'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끝까지 봐야 알겠지만. ‘디피1’와는 또 다른 진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시사 당시, 한준희 감독이 직접 전한 자필 편지는 ‘디피2’의 처음과 끝을 말해주는 듯하다. ‘디피2’를 보는 순간에도 어디선가 군 생활을 보내고 있을 장병들 누가 하나 군대에서의 아픈 기억이 없기를, 무사히 군 생활을 마치고 일상에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진심이 작품 안팎으로 진하게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면서.

“‘D.P.’ 시즌2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 무엇을 더 이야기해야 할까’,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매일같이 치열하게 고민하며 배우, 스텝 등 제작진이 한 땀, 한 땀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이 이야기가 매듭지어질 때, 보신 분들께서 ‘뭘 할 수 있을까, 나는?’이라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이 시간이,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유의미하게 남지 않을까 하는 소망으로요.”

‘D.P. 시즌2’는 오는 28일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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