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터 예능까지, 조인성이 꾸준히 ‘소통’하는 이유 [인터뷰]
입력 2023. 07.23. 09:00:00

'밀수' 조인성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에 이어 디즈니+ 시리즈 ‘무빙’, 그리고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3’까지. 배우 조인성이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조인성은 먼저 오는 26일 ‘밀수’로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조인성은 극중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로 분했다.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

“너무 민망했어요. 저는 그런 식으로 나온 적이 없거든요. 하하. ‘등장!’ 이런 걸 표현해야 하는 신이었어요. 강렬한 신이었고, 김혜수 선배님이 떨고 있는 신이라 강력하게 보여야 했어요. 그래서 캐릭터를 만드는데 지대한 공로를 하겠다고 했죠.”

조인성은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과 다른 느낌의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존재만으로도 남다른 아우라를 뽐낸다. 특히 극중 조춘자(김혜수)와의 미묘한 러브라인도 ‘밀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멋있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많은 분들이 조춘자와 권 상사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시더라고요. ‘그건 그거에요’라고 말씀 드릴 수 없는 게 보는 사람의 마음이잖아요. 그것이라고 규정짓는 순간, 상상력을 막는 거예요. 선배님도 멜로가 가능하시잖아요. 멜로가 가능한 남녀가 만났기에 보는 분들의 시각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그것만이 답이다’라고 정답을 알려줄 수 없어요. 케미니까.”



권 상사는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부산을 장악하고 전국구 밀수 1인자가 되어 밀수판을 접수한 인물이다. 조인성은 권 상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려 했을까.

“권 상사는 장도리(박정민)와 비교하자면 장도리도 우두머리잖아요. 권 상사는 전국구에요. 전국구라는 건 동네 수준이 아니죠. 전국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인 거예요. 그 품위를 놓지 않았으면 하는 명확한 주문이 있었죠. 품위 있게 캐릭터를 다뤘으면 했어요. 권 상사 모습과 품위 간의 카오스가 합쳐져 캐릭터를 완성시킨 것 같아요. 입체적으로 권 상사가 그려졌지만 무조건 품위만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안 보였을 수도 있어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캐릭터니까요. 그래서 케미를 통해 그런 모습을 보이도록 했죠.”

조인성은 ‘밀수’로 ‘모가디슈’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모가디슈’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밀수’에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류승완 감독님과 제 사이가 되면 역할이 크냐, 작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대화를 하게 됐죠. 제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써먹기만 하고, 버리는 분도 아니니. 나오면 나오는 분명한 이유를 주시기 때문에 어떻게 잘 해낼 것이냐 회의를 했어요. 분량이 더 많았다면 출연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 스케줄이 안 됐거든요. ‘무빙’을 하기로 해놓고, 그 사이에 ‘모가디슈’ 홍보를 해야 했어요. 3개월 비는 구간이 있어 홍보를 하면서 찍었죠. 만약 역할이 컸으면 캐스팅에서 배제했을 거예요. 다행히 운이 좋았던 건 ‘밀수’ ‘무빙’ 다 NEW 작품이었죠. 왔다 갔다 해도 이해해줄 수 있는 관계가 있었어요.”



적은 분량에도 권 상사의 매력은 십분 발휘된다. 조인성이 가진 피지컬, 외모, 비주얼 등이 권 상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조인성은 “외모만큼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말문을 이어갔다.

“나이가 어드밴티지가 있지 않을까요? 조금 더 젊었을 때 연기했다면 질감이 달랐을 거예요. 잘생기게 나온 지점은 매력 있다는 거니까. 잘생긴 배우는 저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매력이 있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나이 듦에 대한 혐오가 있는데 나이 듦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어요. 그걸 좋게 생각한다면 좋은 향기가 나는 거라 생각해요. ‘비열한 거리’의 병두를 생각해보면 그때는 권 상사처럼 하고 싶어도 안 되더라고요. 그때 조인성이 지금 하라면 안 될 거예요. 그때 맞는, 세월이 주는 걸 잘 받아 완성된 모습인 것 같아요. 운이 좋았죠.”

나이 듦에 대한 고민, ‘잘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조인성의 답은 무엇일까.

“워라벨이라고 할까요? 일과 사생활을 잘 어울리게 해서 제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려 해요. 배우는 몸을 쓰는 직업이니까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노력하죠. 10시 이후에는 전화를 받지 않거나, 12시 이전에는 자려고 하거나. 자신만의 루틴이 생기더라고요.”

영화, 예능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대중들과 소통 중인 조인성. 그는 ‘밀수’에 이어 ‘무빙’ 공개, ‘어쩌다 사장3’ 촬영을 앞두고 있다.

“흐름이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신비주의라는 명목이 있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어떤 식으로든 1년에 한 번이나, 길면 2년에 한 번은 작품으로 뵈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죠. 그게 강박관념은 아니에요. 좋은 작품이 들어올 땐 하면 되는 거죠. 없을 땐 쉴 수밖에 없지만요. 어떤 식으로든 찾아뵈어야 얼굴 까먹지 않고, 인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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