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로운 사기' 천우희 "생명력 긴 작품될 것, 만족스럽다"[인터뷰]
- 입력 2023. 07.27. 10:3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이로운 사기'요? '멜로가 체질'처럼 생명력이 긴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천우희
배우 천우희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이로운 사기'가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는 공감불능 사기꾼과 과공감 변호사,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절대악을 향한 복수극이자 짜릿한 공조 사기극이다. 극 중 천우희는 공감 불능 사기꾼 이로움 역을 연기했다.
'이로운 사기'의 타이틀롤을 맡게 된 과정에 대해 "사실 대본을 받은 지는 꽤 시간이 흘렀다. 여성 서사가 위주인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오랜 시간 기다려왔다. 다행히 좋은 배우들, 제작진을 만나게 돼 작품이 완성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감사한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이로운 사기'에 특별히 끌렸던 이유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라고. 천우희는 "일단 제목부터 끌림이 있었다. '이로움'과 '사기'는 굉장히 모순적이지 않나. 또, '과공감'과 '공감불가'인 두 주인공이 대척점에 있었다. 묘한 텐션과 긴장감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흥미로웠다. 또, 사기꾼이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도 다양하게 변주를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 부분이 저에게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켰고 선택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이로운 사기'에서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이용해 왔던 공감불능 사기꾼에서, 이제는 타인과의 교감을 배울 뿐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을 이롭게 만들기 위해 나서는 ‘이로운 사기꾼’ 이로움의 성장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로움은 '공감불능' 캐릭터다. 이로움은 사실 못하는 게 아니라 해보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선천적이라기보다는 후천적으로 상황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했다.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하지만 외피를 잘 쌓아놓는다면 하나하나 속살이 벗겨질 때 이로움에 대한 연민과 호감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거 하나는 자신했었다."
'이로운 사기'의 관전포인트는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천우희의 새로운 얼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천우희는 '이로운 사기'에서 매혹적인 카지노 딜러부터, 간호사, 아동심리상담가, 재벌가 상속녀 등 다양한 직업군과 화려한 비주얼 변신을 선보였다.
"대사량은 전작인 '멜로가 체질'에 밀리지 않았다. 그때도 대사량이 어마어마했었다. 대사량 때문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납득이 되는 대사였고, 상황이기 때문에 암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것보다는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했다. 여러 인물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발성에 신경썼다. 예를 들어 아동심리 상담가로 변신했을 때는 중저음 보이스를 내서 신뢰감 있게 보이려고 했다. 또, 외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것들도 많았고, 목소리만으로 기교를 부릴 수도 있었다. 그런 과정들이 재밌었다. 어려움보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 언제 또 이렇게 한 작품 안에서 이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나. 각 인물마다 흥미롭게 접근했다. 버거울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만났을 때도 '한번 해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했다."
그럼에도 가장 구현하기 까다로웠던 '부캐'로는 재벌가 상속녀를 꼽았다. 천우희는 "일단 쑥스러웠다. 콧소리를 많이 내야 하는 캐릭터였다. 제가 생각했던 상속녀와 대본에 설정된 상속녀 사이에 갭이 좀 있었다. 그 갭을 줄이고 잘 녹여내려고 노력했었다. 사실 이전에는 콧소리로 연기를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내가 바로 상속녀다'라고 속으로 계속 되뇌면서 연기를 했었다. 비주얼적으로 다 꾸민 후에 연기할 때는 괜찮았는데 후시녹음만 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가 제일 힘들더라. '현타'가 좀 왔었다"라며 웃었다.
‘이로운 사기’는 매회 촘촘하고 치밀한 스토리와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이로움(천우희)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방백' 촬영 기법은 '이로운 사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묘미를 선사했다.
"'방백'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로움이의 의도와 계획을 장면에서 모두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내레이션으로 할 수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는 '방백'을 선택하는 게 더 효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해보지 않았던거라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러다가 익숙해지더라. '전달자'로서 잘 해내고 싶었다. 물론 보시는 입장에서 봤을 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이로운 사기'만의 로맨틱한 '쌍방 구원 서사'도 독특한 지점. 멜로인 듯 멜로 아닌 멜로 같은 이로움(천우희)와 한무영(김동욱)의 설렘 모먼트에 '롬무영(이로움+한무영)' 지지자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천우희는 '롬무영'의 케미에 대해 "우리는 '멜로가 아니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치명적인 사랑'이다라고 하시더라(웃음). 남녀 간의 사랑만 사랑이 아니지 않나. 두 사람의 사랑은 '연대감'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다. 총 16부작인 '이로운 사기'는 최종회에서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물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멜로가 체질'도 1%대였다. 그때도 '우리 드라마 재밌다는데 왜 1%가 나오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사랑 받고 있고, '인생 드라마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이번 드라마도 끝나고 난 후에 재평가 받고 재발견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