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선과 악”…진짜 생존 담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종합]
입력 2023. 07.31. 18:05:18

'콘크리트 유토피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한국 여름 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가 베일을 벗었다. 재난 장르에 블랙코미디를 품은 이 영화는 생존이 걸린 극한의 상황 속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현실적이면서도 예리한 공감대를 전하고자 한다.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엄태화 감독,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이 참석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김숭늉 작가의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각색됐다. 영화 제목에 대해 엄태화 감독은 “아파트라는 소재를 처음 가져왔을 때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공부하다 박해천 작가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책을 읽게 됐다. 인문 소설인데 한국에서 어떻게 아파트가 만들어졌는지부터 지금까지가 담겨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가제로 붙였는데 콘크리트는 아파트를 상징하고,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행복한 공간이지 않나. 두 단어가 붙은 게 아이러니해서 제목으로 하게 됐다”라며 “책에서 느낀 감정을 오프닝에 다 담고 싶었다. KBS ‘모던 코리아’ PD님에게 제안을 드렸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만들어주셨다”라고 밝혔다.

각색에 중점을 둔 부분으로 “웹툰은 외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상해진 공간을 바라보는 이야기다. 인물이 변해가는 과정은 없었다. 각색하면서 그 부분이 궁금하더라. 영화라는 게 처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 부분이 영탁 캐릭터가 더 입체적으로 보이는데 도움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이후 ‘우리 아파트 하나만 살아남는다면?’이란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이 현실감을 더한다. 그 중심에는 주민 대표로 발탁되는 영탁이 있다. 권력을 얻게 되면서 그의 존재감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상황과 맞물려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엄태화 감독은 영탁에 대해 “재난 벌어지기 전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인정받지 못했던 것들이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권력욕이 바로 들어나는 인물이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닌데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선택이 어렵고, 대신해줄 사람을 찾지 않을까 해서 영탁이 등 떠밀려 그 자리에 올라가게 됐다. 그 자리에 올라간 인물이 점점 바뀌어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탁 역을 맡은 이병헌은 “나오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극단적인 선과 악이 아니라 상식적인 선 안에서 선과 악이 존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기심, 혹은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이타적인 사람들도 있다. 적정선에서 조금씩 다르고 다양했던 것 같다”면서 “그래서 영화가 현실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런 보통의 인간이 모여서 서로 극단적인 상황을 만났을 때 보이는 인간성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블랙코미디 사람 이야기더라. 시나리오 읽었을 때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블랙코미디 장르가 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스릴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져가면서 중간중간 블랙코미디적 색깔도 확실히 보이는 영화는 너무 오랜만이라 개인적으로 신나게 촬영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신축 아파트의 철근이 노출되는 등 대형 건설사들의 잇따른 부실시공 논란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 ‘아파트’와 ‘재난’을 소재로 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맞닿은 현실에 대해 엄태화 감독은 “그런 부분까지 염두 해서 간 건 아니었다. 웹툰을 재밌게 봐서 거기서 시작하게 됐다”라며 “웹툰에서 중요한 소재가 아파트였다. 아파트를 잘 담기 위해 한국 사회 역사들을 공부하다 보니 지금은 현실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더라. 70~80년대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빠르게 발전한 게 좋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부분도 있더라. 거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한국사회를 다루다 보니 연결되는 부분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극한의 상황 속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다. 유일한 피난처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며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을 높인다. 엄태화 감독은 “제목에서도 주제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만드는 내내 중요하게 생각한 건 주제에 매몰되지 않아야겠다 싶더라. 여기 나오는 인물들의 선택들,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을 보다 보면 무더위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영화의 마지막 대사에서 평범하다는 것이 선일 수 있고, 악일 수 있다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공동체가 완벽한 유토피아처럼 보이면 안 되겠다 했던 것도 이 영화의 엔딩은 이렇게 끝나지만 이후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 상상했다. 보시는 분들이 각자 해석하고, 보셨으면”이라고 당부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어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오는 8월 9일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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