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명수부터 인피니트 엘까지, 멈추지 않는 성장[인터뷰]
입력 2023. 08.04. 07:00:00

김명수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제가 너무 쏟아내듯 얘기해서 괜찮은가요? 오랜만에 얘기하니까 조금 신이 나네요."

인터뷰 장소에 들어섰을 때부터 김명수는 밝은 텐션으로 인사를 하며 걸어들어왔다. 잘생긴 외모 탓에 차갑고 도도할 것 같다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김명수는 인터뷰 내내 기자의 질문에도 "그렇지요", "맞습니다"라며 호응하고, 활기찬 말투로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김명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극본 정안 오혜석, 연출 김칠봉, 이하 '넘버스')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넘버스'는 고졸 출신 회계사가 거대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가장 회계사답지만 가장 회계사답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해가는 휴먼 오피스 활극이다.

김명수는 '넘버스'를 군 전역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무엇보다 국내 최초로 회계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 촬영 전 사전 준비에 더욱 신경 써야 했다.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회계를 다룬 작품이라 정말 준비를 많이 해야만 했다. 이전에 했던 작품들이 사극, 판타지 로맨스 등이라서 장르물은 처음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감독님과 배우들이 함께 여의도에 있는 회계법인에 가서 참관도 하고, 현직으로 종사하고 있는 회계사님들에게 QnA도 하면서 준비를 했다"

실제로 현장을 보고서 바뀐 설정 등도 많았다. 김명수는 "생각보다 회계사분들이 편한 옷을 입고 출근하시더라. 중요한 자리 외에 평소 출근할 땐 캐주얼하게 옷을 입고, 가방도 백팩을 메는 것을 봤다. 사무실도 독립적인 구조일 줄 알았는데 아예 오픈되어 있었다. 드라마에서 나왔던 동물 이름도 된 프로젝트명들도 실제 현장에 가서 알게 된 내용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김명수가 맡은 장호우는 회계법인의 부조리에 맞서 정의를 실현하는 고졸 출신 회계사다. 아버지처럼 모시던 어른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회계사가 됐고, 그 복수 과정에서 딜파트의 부대표 한제균(최민수)와 맞붙게 된다.

최민수와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김명수는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최민수 선배님은 상대방이 어떻게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신마다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사실 훨씬 전부터 연기를 시작하셨던 대선배님이셔서 만나 뵙기 전에 걱정도 많이 했고, 그 분위기와 아우라가 있어서 떨리기도 했다. 다행히 리딩 때부터 정말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동시에 그는 대선배인 최민수의 기에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극 중에서도 최민수 선배님과 제가 부대표와 신입으로 등장하다 보니 위치적 관계에 있어서 제가 분위기에 눌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장호우의 복수 대상이 한제균이었던 만큼 그 기에 안 눌리려고 했다. 서로 대립하는 장면, 긴장감을 주는 장면에서 제가 분위기에 압도 당하는 것 같을 땐 다시 해보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런 식으로 연기했더니 선배님께서도 정말 좋아해주시고, 덕분에 좋은 장면들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다."

김명수는 평소 성장 캐릭터를 좋아해 '넘버스'의 장호우를 선택했다. 장호우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특히 캐릭터의 과거 서사에 더욱 신경 썼다.

"장호우는 과거 신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서 먼저 생각했다. 고등학생 장호우, 장 사장님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은 장호우, 회계사를 준비하는 장호우, 회계 법인에 입사한 장호우, 이런 식으로 파트를 나눠 준비했다. 그리고 시기에 맞춰 톤 연구도 많이 했다. 저 역시 20대와 30대 때 목소리가 다르듯 호우도 고등학생 때의 목소리 톤이나 행동 등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으로 답변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넘버스'의 장호우와 겹쳐 보였다. 실제로 김명수 스스로도 장호우와 자신이 닮은 구석이 많다고 느꼈다.

"예전에는 MBTI를 믿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신용을 갖게 됐다. 저도, 장호우도 ISTJ다. 호우가 본인 방에 맵을 그려놓으면서 복수를 위해 그들의 관계를 정리하고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도 평소에 계획하는 것을 좋아해서 미리 설계하고 계획하는 부분들이 저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낯선 회계 용어가 많은 대사를 외워야 하는 고충도 있었다. 그는 "장르물 특성상 장호우는 대사가 많았다. 심지어 회계 용어를 많이 써서 외우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몇몇 대사는 연극 독백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넘버스'는 4.7%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아쉽게도 최종화는 2.4%로 막을 내렸다. 익숙지 않았던 회계라는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물론 시청률도 신경이 쓰였지만 회계 법인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에 포인트를 뒀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고서 회계사에 대한 좋은 인식이 생긴 분들도 있고, 작품 자체에도 호평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만족한다."

또한 '넘버스'는 배우 김명수를 한 단계 성장시켜준 작품이었다. 그는 "앞으로는 장르물에 자신감 있게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사실 예전에는 걱정이 조금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토대로 다른 장르물 작품들도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얘기했다.



배우 김명수는 이제 그룹 인피니트 엘로 오랜만에 활동을 시작한다. 기획사 '인피니트 컴퍼니'를 설립하고 지난달 31일 미니 7집 '13egin'을 발매해 5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했다. 오는 19일과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컴백 어게인'(COMEBACK AGAIN)을 연다.

"'인피니트 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저희가 관여하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저희의 의견을 토대로 진행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번 타이틀곡도 투표를 통해서 정했다. 이번 콘서트를 체조경기장에서 하자는 의견도 제가 많이 어필했다. 사실 다른 멤버들은 조금 걱정이 있었는데, 예전부터 인피니트가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해왔으니 여기서 꼭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명수는 "인터뷰가 끝나면 멤버들과 콘서트 연습을 하러 가야 한다"면서 "이번 콘서트에서는 인피니트 콘서트 자체의 느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가수 김명수, 그리고 인피니트 엘. 두 모습의 큰 차이로 그는 멤버들의 유무를 꼽았다.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 들지 않나. 또 멤버들이랑 있으면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 적다 보니 저의 편안한 모습이 더 잘 나온다. 혼자 있을 때의 성숙한 모습들이 30대 김명수라면, 그룹에선 인피니트 엘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이가 있다."

김명수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2010년 인피니트로 데뷔해 수많은 히트곡을 냈고, 드라마 '주군의 태양', '미스 함무라비', '단, 하나의 사랑',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도 열심히 채워나가고 있다.

"한동안은 인피니트로 계속 활동한다. 그리고 배우 김명수로서도 차기작도 계속 준비 중이다. 앞으로 가수와 배우 둘 다 놓지 않고 열심히 할 예정이다. 많이 기대해달라."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루크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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