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주, '형사록'으로 완성한 인생 필모[인터뷰]
- 입력 2023. 08.07. 08: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다작 배우' 이학주는 '형사록'으로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그에게 배우고 성장하게 된 소중한 시간으로 남게 됐다.
이학주
'형사록'은 협박범 '친구'의 숨은 배후를 쫓기 위해 다시 돌아온 강력계 형사 김택록(이성민)의 마지막 반격을 그린 범죄 스릴러.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의 시즌1에 더해 시즌2에서는 인물들 간의 팽팽한 심리전과 밀도 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배후에 맞서는 만큼 대형 액션 시퀀스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학주가 맡은 강력계 형사 손경찬 역은 김택록(이성민)을 동경해 온 인물이다. 그는 1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하며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쌓였다.
이학주는 "이렇게 잘 마무리되는 건가 싶다. 택록이 평안을 찾는 엔딩이어서 뿌듯하게 봤다"며 "배움의 시간이 됐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놀랐었다. 시즌1을 같이 촬영하고도 어떻게 하실지 가늠이 안 됐다. 보통 같이 연기를 하다 보면 '이렇게 준비할까, 저렇게 해볼까'하는데 도통 모르겠더라. 그런 긴장감이 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성민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그는 "시즌1부터 이성민 선배님을 봐왔는데,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기에 눌리지 않으려고 잔뜩 힘을 주고 현장에 갔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 제가 엇나갈 뻔한 걸 감독님이 바로 잡아주셨다"고 웃기도 했다.
시즌1에서 열정과 패기 가득한 신입 형사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시즌2에서는 한층 차분하고 성장한 모습이었다. 이학주는 "초반에 경찬이는 시키는 일만 어쩔 수 없이 했다면 시즌2에서는 능동적인 모습이 많았다. 그런 지점에서 잘 연기하고 싶었다. 긴장감을 잘 이어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시즌1에서는 김택록을 보고 단순히 멋있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면, 시즌에서는 신념이라기보다는 진실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된 거 같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원하는 멋있는 형사가 되는 거 같다. 준비한 거에서 조금씩 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손경찬의 모습을 채워가기 위해서는 이성민의 도움이 컸다. 이학주는 "이전에는 단서가 안 찾아지면 상상으로 많이 채웠던 거 같다"며 "'형사록'을 하면서 이성민 선배님이 항상 '너 어디서 왔지', '목적이 뭐지'를 물어보시면서 깨우쳐 주신다. 직관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성민 선배님이 저만의 스타일이 있고 괜찮다고 해주시는데, 너무 감사하다. 실패했다는 느낌보다 변수들이 많아 잘 안됐을 때 자괴감이 드는데 잘 됐을 때 너무 기분이 좋다. 스릴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형사록'을 통해 액션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된 그는 유도, 파쿠르 등을 직접 배우기도 하고, 형사 다큐멘터리를 보며 간접적으로 느껴보기도 했다. 이학주는 "파쿠르를 한다고 해서 기본 동작을 배우러 액션 스쿨에 갔었다. 또 유도도 배우고 했는데, 액션을 하면 정신없지만 재밌다. 에너지를 다 쓰는 느낌"이라며 "형사 다큐멘터리도 보고 마침 제 친구가 경찰인데, 다큐에서 본 것과 달리 그 친구는 저랑 비슷하더라. 여러 타입의 경찰이 있다는 것을 친구를 보면서 알게 됐다"고 웃었다.
이학주에게 '형사록'은 배움, 성장의 시간이 됐다. 그는 "제작진분들과 이성민 등을 비롯해 많은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이렇게 열심히 찍어야 되는구나' 싶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느끼게 됐다"며 "저에게 변화 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1년 동안 많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베테랑 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생각해서 다음부터 배운 게 나오지 않겠나. 그 결과물이 잘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학주가 생각하는 '형사록'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형사록'은 정통 수사물이다. 제가 김택록 캐릭터를 정말 좋안다. 김택록에게는 불행한 일이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성격적인 결함이 있지만 그런 사람이 있기에 사회가 밝아지는 거라 생각한다. 택록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고, 이성민 선배님이 연기한 캐릭터 중 제일인 거 같다"고 자부했다.
지난해 2월 '공작도시'을 시작으로 '오피스에서 뭐하셰어', '형사록' 등으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이학주. 그는 "계속 오래 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상한 불안함이 있다. 잘해야 되니까 항상 불안한 거 같다. 매일 매일이 불안한 거 같다"며 "이성민 선배님에게 말했더니 '안 떨린 적이 있었냐'고 하시더라. 평생 가져가야 하는 거 같아서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날 것'에 집착했던 거 같다. 요즘에는 완벽하고 흔들리지 않고 싶어 하는 거 같다. 옛날에는 흔들리면서 멘탈이 나갔던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완벽하게 준비해도 날 것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연습을 일단 많이 하는 거 같다"고 밝혔다.
"어떻게 해서든지 각인이 되고 싶다"는 이학주는 올해도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형사록'이 끝나자마자 MBC 금토드라마 '연인' 남연준 역으로 찾아온다.
그는 "'형사록'이 끝나자마자 '연인'을 하게 돼서 신기하고, '연인'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 사극을 제대로 하는 건 처음이라서 기대도 되고 떨리기도 한다"며 "이전에 병자호란을 다루는 작품은 왕, 신하가 중점이라면 여기서는 백성들로 시작해서 백성들이 어땠는지 조명하는 작품이다. 역경 속에서도 사랑을 놓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학주는 "이제까지 봤던 병자호란 배경의 사극과는 다르지 않을까 싶다. 또 바보 같다고 느낄 정도로 지조 있는 선비라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케 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