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밀수’ 안세호, 전성기는 지금부터 [인터뷰]
입력 2023. 08.07. 12:30:38

'밀수' 안세호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범죄도시3’에서는 ‘토모가 한국 사람이었어?’라는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밀수’에서 제일 듣기 좋은 말은 ‘수복이가 토모였어?’죠. 하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이다. 탁월한 소화력으로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배우 안세호.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에 이어 ‘밀수’(감독 류승완)까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다.

안세호는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 중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범죄도시3’에서 토모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일본에서 건너온 야쿠자 토모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밀수’에선 180도 연기 변신에 나섰다. 마약 거래를 일삼던 빌런에서 누구보다 청렴해야 할 세관원으로 탈바꿈한 것.

“회사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외유내강의 류승완 감독님이 들어오라고 하셨죠. 미팅인 줄 알고 갔더니 대본을 읽게 해주셨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류승완 감독님께서 ‘수복이 역할을 해줄 수 있겠니?’라고 하셨죠.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디션 없이 감독님께서 불러주신 첫 작품이에요. 그렇게 2년 전 여름 ‘밀수’ 촬영이 시작됐죠.”



안세호는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이다. ‘군함도’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까지. 특히 ‘밀수’는 오디션 없이 감독님의 제안에 출연하게 된 작품으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올 터.

“류승완 감독님과 세 번째 작품 중인데 ‘페르소나’는 아니고, ‘페’ 정도 되지 않을까요? 하하. ‘범죄도시3’는 저에게 ‘자랑’이었다면 류승완 감독님과 외유내강은 ‘은인’이에요. ‘군함도’ 땐 단역으로 캐스팅됐고, ‘모가디슈’는 오디션 과정을 통해 캐스팅 됐죠. 시간이 지난 후 뵀는데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격스러웠어요. ‘밀수’에서는 역할의 이름이 있잖아요. 수복이를 보고 ‘진짜 내 역할인가?’ 싶었죠. 단역을 하면서 범죄 영화의 조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신 건 류 감독님이에요. 제 프로필에 감독님의 작품 이름이 적혀있으니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모가디슈’로 인해 조연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거죠. 그렇기에 류 감독님은 저의 은인이에요.”

안세호는 ‘밀수’에서 군천항 세관 계장 이장춘(김종수)과 2인1조로 움직이는 세관 직원 김수복으로 분했다. 밀수품을 몰래 거래해 탈세하려는 밀수꾼들을 단속하고, 집중 감시하는 인물로 예리한 눈빛과 촉을 내세워 이장춘을 돕는 행동 대장이다.

“감독님께서 ‘세호 눈이 무섭게 생겼잖아? 그걸 좀 착하게 보여야할 것 같아’라고 하셨어요. 제 성격이 뾰족하고, 말투가 딱딱 부러지는 게 있는데 수복이는 그렇게 접근하지 마라고 하셨죠. 토모나 수복이도 저에게 있는 모습이지만 수복이는 정말 편한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이라 생각하고 표현했어요. 또 종수 선배님도 연기를 너무 잘하시잖아요. 눈으로 교류된다고 해야 할까요? 그게 너무 편했어요. 종수 선배님이 편하게 해주셔서 저는 리액션을 잘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안세호는 극중 다방 마담 고옥분(고민시)과 호흡 장면에서 의외의 케미를 발산하기도. 두 사람의 ‘베드신(?)’은 깨알 웃음을 자아내며 신스틸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날 엄청 긴장하고 갔어요. 떨리기도 했죠. 직접적인 장면은 아니지만 감독님께서 ‘24금’이라고 표현해주셨어요. 하하. 제가 옥분에게 ‘많이 사랑한다’를 비롯해 ‘내 심장 뛰고 있는 거 들려?’ 등 여러 대사를 해요. 70년대에 했을 법한 순수한 말들을 많이 했죠. 하하. 감독님께서도 이런 장면을 한 번도 찍은 적 없다고 하셨는데 제가 그 처음이 되어서 행복했어요.”

배우부터 감독까지, ‘밀수’ 팀이 입을 모아 강조한 건 돈독한 팀워크다. 안세호 또한 촬영 현장 분위기에 대해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라며 말문을 이어갔다.

“혜수 선배님이 대장님이었어요. 정말 포장이 아니라 혜수 선배님을 보면서 ‘저런 선배님이 계실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죠. 저는 ‘밀수’가 제 꿈의 라운드라고 생각했어요. 염정아 선배님도 너무 잘 챙겨주셨죠. ‘이런 분들이 계실까?’ 싶을 정도로 팀워크가 좋았어요. 조인성 배우도 ‘모가디슈’ 이후 2번째 만남인데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팀워크가 좋았기에 장면도 행복한 게 나온 것 같아요.”



2006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안세호는 그동안 다양한 영화, 드라마, 공연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만나왔다. 최근에는 굵직한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단단히 쌓아가고 있다.

“제 꿈은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었어요. 한 눈 팔지 않고, 이 길만 걷고, 포기하지 않았죠. 제가 오디션을 진짜 많이 봤어요. 보통 다 안 된다고 보면 돼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럴 거예요. 처음에는 힘들어서 울기도 했지만 이젠 좌절하지 않아요. 오디션에 떨어졌다고 해서 울지 않죠. 3년 정도 일을 못 했던 적도 있었어요. 슬럼프가 있었지만 다시 연기로 극복했죠. 슬럼프 이후 접근한 작품들은 웃기고, 즐거운 것이었어요. 그런 작품들을 하면서 점점 밝아지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됐죠. 그 마인드가 오디션에 많이 합격시켜준 것 같아요.”

한 걸음, 한 걸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안세호. 매 작품마다 변시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다양한 변주를 통해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고자 한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얼굴, 그리고 연기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 안세호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너의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최근에 받은 적 있어요. 일을 계속하는 배우가 제 꿈이죠. 연기를 할 수 있거나, 파생되는 여러 일을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서울의 봄’과 ‘노량: 죽음의 바다’ 공개도 앞두고 있는데 그때는 ‘이 역할이 수복이었어?’라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웃음)”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일리언컴퍼니,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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