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식작전’ 주지훈, 디테일로 완성한 판수 [인터뷰]
- 입력 2023. 08.12.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능청스러움, 코믹함을 한 스푼 더해 완성해냈다.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혀 캐릭터를 만든 배우 주지훈이다.
'비공식작전' 주지훈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피랍된 동료 외교관을 구하러 간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베이루트 내 유일한 한국인이자 택시기사인 판수(주지훈)가 우연히 만나 함께 작전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지훈은 김성훈 감독과 ‘킹덤’ 시리즈로 호흡을 맞춘 바. ‘비공식작전’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강림과 해원맥으로 ‘저상차사 듀오’로 호흡했던 주지훈과 하정우. 판타지에서 현실로 넘어온 두 사람은 1987년 레바논을 배경으로 고군분투 생존 액션을 선보인다.
“‘신과함께’ 때와 지금은 장르성 자체가 너무 달라요. 같은 청바지에 흰티를 입었을 때와 검은티를 입었을 때, 또 같은 옷이라 해도 다른 날씨에 입으면 느낌이 다르잖아요. (하정우와) ‘신과함께’ 때 했던 연기를 그대로 해도 그걸 바라보는 연출가의 시선은 아예 다를 거라는 믿음이 있어 부담은 없었어요. 촬영하기 전부터 자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장면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 그의 시각을 맞춰갔죠.”
주지훈은 극중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레바논 현지 택시기사 판수 역을 맡았다. 김판수는 월남과 사우디에서 사기를 당해 레바논으로 온 인물로 내전으로 한국인이 모두 철수한 뒤 유일하게 혼자 남은 한국인 택시기사다. 주지훈은 화려한 무늬의 셔츠, 노란색 바지, 십자가 목걸이 등 외적인 표현에 디테일을 두고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특히 12kg 증량을 감행하기도.
“증량을 한 이유는 그곳에서 호객행위를 하기 위해선 눈에 잘 띄어야 했어요. 그 시기 분위기를 생각하면 동양인에게 더 배타적이었을 테니 (몸집이) 커 보이고 싶은 심리가 있었을 거라 생각했죠. 고양이들도 무서우면 털을 세우듯 몸을 더 키웠을 거라 생각해 몸집을 키웠어요. 또 택시기사니까 호객행위를 위해 옷도 화려하게 입었어요. 그러다 보니 현지인도 안 쓰는 전통 모자를 썼죠.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며 열심히 사는 친구로 설정했어요.”
‘비공식작전’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는 바로 카체이싱. 갱단의 총격을 피해 모래 바람이 날리는 비포장 길, 차 하나 지나가기 어려운 좁은 골목에서 운전대를 잡고 엑셀을 밟으며 엔진을 가동하는 액션은 짜릿함을 더한다.
“옛날차라 쾌감은 없었어요. 저 혼자 탔으면 쾌감을 느꼈을 텐데 뒤에 정우 형도 타 있었기에. 사람이면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사고에 대한) 부담스러움이 있었어요. 사람이 다칠 수 있으니 부담스러웠죠. 카체이싱 장면은 3개월에 걸쳐 3개 도시에서 찍은 거예요. 서스펜스를 줄 수 있는 장치가 없었는데 감독님의 편집을 보고 장르적인 쾌감을 느꼈죠.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애정들이 켜켜이 쌓여 나온 멋진 신이라고 생각해요.”
이날 김성훈 감독은 주지훈의 인터뷰 장소에 깜짝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킹덤’ 시리즈에 이어 ‘비공식작전’으로 호흡한 주지훈에게 김성훈 감독은 어떤 존재일까.
“김성훈 감독님은 동경하는 영화인이에요.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그런 것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물어봤죠. 감독님이 대본을 쓰고, 창작하면 우리는 만들어놓은 것에 들어가잖아요. 사실 저는 몸이 너무 피곤하거나, 인간관계든 현장에서 허들이 있을 때 그냥 놀 때도 있거든요. 그러나 감독님은 일에 대해 자기가 사랑하는 그 이상으로 해요.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언젠가 저렇게 되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에요.”
지난 2일 개봉된 ‘비공식작전’은 100만 관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영화의 매력에 대해 주지훈은 ‘장르적 쾌감’과 ‘말맛’을 꼽았다.
“저희 영화는 실화가 바탕이에요. 실화가 주는 긴장감이 있잖아요. 과정, 디테일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그 안에서 감독님이 혼을 갈아 넣은 장르적 쾌감이 있죠. ‘재미’ 플러스, 여름 시장에 걸맞은 ‘액션 시퀀스’, ‘버디 무비’ 이 두 개를 감독님이 잘 녹이셨죠. 저희 영화의 강점이라 생각해요. 1987년이 배경이라 옛날 작품 같지만 촬영 비법, 연기가 강점이죠. 제가 본 기준에선 관객들도 ‘깔깔’ 거리면서 보실 것 같아요. 코미디가 아니라, 말맛이 살아있는 영화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