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우주과학 기술 성취 놀라워” 김용화 감독의 꿈, ‘더 문’ [인터뷰]
입력 2023. 08.14. 15:54:18

'더 문' 김용화 감독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저승세계에서 이번엔 달이다. 김용화 감독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뎠다.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 그리고 그곳에 홀로 고립된 우주 대원의 생존 드라마를 그린 영화 ‘더 문’이다.

지난 2017년, 2018년 개봉돼 ‘쌍천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함께’ 시리즈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인 ‘더 문’은 달 탐사를 떠난 대한민국의 우주 대원이 예기치 않은 사고로 달에서 조난을 당하고, 전 우주센터장 재국을 비롯해 지구에 남은 사람들이 그를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신과함께’ 2부 개봉 후 얼마 안 지나 작업에 들어가 하루도 안 쉬고 작업을 하는 느낌이에요. 편집과정에서 모니터링을 많이 거쳤어요. 시나리오에서는 영화의 시점이 재국의 시점이었죠. 용서와 구원의 과정을 통한 감정이었는데 편집하고, 모니터링 하니 시사에 응한 분들 반응이 좋진 않았어요. 이후 수정 작업을 거쳤고, 애초에 생각한 것보다 영화가 더 젊어졌어요. 재국의 얘기를 많이 뺀 아쉬움도 있지만요. 그러나 리뷰 의견들이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게 선우에게 관심과 반응을 주셨죠.”

‘더 문’은 촬영 전 프리 프로덕션 기간만 7개월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기간 동안 한국천문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과학 검증에 공을 들였다. 실제 나로우주센터를 실명까지 살려 세트로 본떠 구현하고, 국내에 실현되지 않은 유인 달 탐사선은 계획도를 토대로 NASA가 쓰는 부품, 소재를 가져와 제작했다. 달 표면의 원석은 알루미늄으로 3개월에 걸쳐 하나씩 만들었다고.



“‘신과함께’를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건 블루스크린 앞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지옥을 랜더링해 만들어놓을 수 없어 안타까웠죠. VFX에 많은 하중을 걸다 보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VFX가 빛나기 위해선 실제 완성된 것들 앞에서 찍고 싶었어요. 우주복의 경우, 찍은 샷만 봤더니 제가 원한 텍스터의 질감이 나오지 않았죠. 우주복의 재질을 6개월 동안 13번을 만들었어요. 실크로 만들었더니 원한 질감으로 나왔죠. NASA 우주복을 구해서 찢어도 보고, 분석도 해봤죠. 영화 속에서 제가 원한 퀄리티가 나왔어요. 스위치조차 실제로 쓰이는 것들을 자문 받아 똑같은 재질로 만들었어요. 그렇게 더불어 VFX 완성도가 올라갔죠.”

제작비 280억 원 중 VFX 비용에만 61억 원을 사용했다. ‘그래비티’나 ‘마션’ 같은 우주 SF 대작들이 1천억 원이 훌쩍 넘는 제작비와 비교했을 때 5분의 1 수준으로 우주와 달의 비주얼을 선보인 것. 한국 우주 과학 기술을 현실적으로 고증하며 최정상의 VFX 기술력으로 가장 사실적이고 스펙터클한 비주얼의 우주를 구현해냈다.

“이 영화에서 VFX는 중요해요. 그래서 처음부터 덱스터에 ‘신과함께’의 우를 범하지 말라고 했죠. 시나리오와 콘티가 나오면 예산을 책정해요. 4K로 작업할 텐데 ‘61억 원으로 이게 가능하다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경험이 많이 축적됐다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부하가 걸리더라고요. ‘랜더팜이 견뎌줄까?’ 싶었죠. ‘파티클’도 많이 튀고, 일정 부분은 시뮬레이션을 해야 했어요. 작업자 아티스트가 ‘코딩’을 집어넣고, 연산해내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죠. 할 수 없이 전체적인 샷들의 숫자를 줄이고, 남아있는 샷들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더 문’은 오직 극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경이로운 영화적 체험으로 가득 차 있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를 보는 동안 마치 내가 달에 와 있고, 우주를 체험하고 있고, 조난을 당한 듯 체험을 하길”이라고 바랐다.

“제가 보고 싶은 영화는 관객들도 보고 싶을 거라 생각해요. 일치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미스터 고’ 같은 경우, 기획에서 실패한 영화에요. 제가 보고 싶어 했는데 관객들은 그렇지 않았죠. 한국 관객들에게는 판타지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불식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진 능력을 다 쏟아내어 작품을 만들었죠. 달은 양면성을 띄고 있어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달의 뒷면은 희망과 좌절, 공포와 따뜻함 같은 양면을 가지고 있기에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수 있는 아이러니가 마음에 들었죠. 달은 적당한 인력으로 지구에서 못 벗어나요. 제가 좋아한 영화들은 그런 관계를 잘 표현한 거죠. 달은 그런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요.”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왜곡 없이 구현하고 싶었다던 김용화 감독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한국 우주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더 문’의 세계를 채워갔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이 곧 맞이할 수도 있는 현실이 된 유인 달 탐사를 다뤄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국가대표’를 만들면서 느낀 건 이 땅의 나라를 대표 큰 관심을 못 받는 스포츠인들에게 지원이 됐으면 했어요. 그러면서 좋은 일이 많이 생겼죠. 제가 과학자는 아니지만 우주 패권 시대가 올 거라 생각해요. 그게 국가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싶죠. 체감이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만들고, 공부를 하면서 엄청 난 걸 알았어요. 한국우주과학 기술의 성취가 너무 놀라웠죠. 그래서 지금 더 힘을 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영화를 기점으로 우리보다 미래 세대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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