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더랜드' 고원희 "데뷔 13년, 스스로 다독여주고 싶어요"[인터뷰]
- 입력 2023. 08.19. 09:00:00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어떤 배역을 맡든 자신만의 색깔로 작품과 캐릭터에 녹아든다. 항상 새로운 얼굴로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치는 배우 고원희가 또 한 번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고원희
지난 6일 JTBC ‘킹더랜드’가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과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 천사랑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고원희는 극 중 천사랑(임윤아)의 단짝 친구이자 킹에어 승무원 오평화로 분했다.
선배의 갑질부터 동기들과의 미묘한 경쟁, 만만치 않은 사회생활에도 꿋꿋하게 버티는 오평화의 모습은 특히 2~30대 여성 시청자들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생활 연기를 보여줬던 고원희는 제 옷을 입은 듯 오평화를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또 찐친 3인방인 사랑, 다을(김가은)과 함께 있을 때는 어디선가 본 듯 친구로 각별한 우정을 드러내고, 연하남 로운과는 설레는 로맨스를 그리며 극의 한 축에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고원희는 진한 애정이 담긴 ‘킹더랜드’와 오평화를 떠나 보내는 소감을 셀럽미디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원 담백하게 전했다.
다음은 ‘킹더랜드’ 종영 후 고원희가 소속사를 통해 전한 일문일답
Q.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킹더랜드’가 해피엔딩 속에 막을 내렸어요. 종영을 맞은 소감은 어떠신가요.
▶종영하는 날에는 실감이 안 났는데 종영하고 한 주가 지나니 비로소 실감이 나요. 이렇게나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생각도 못해 벅찬 하루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킹더랜드’를 사랑해 주신 모든 시청자 분들 평화에게 공감해 주시고 아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Q. 대본을 통해 ‘오평화’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평화를 연기하면서 중점둔 부분도 궁금합니다.
▶ 전 작품에서 승무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겹쳐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확실하게 다른 인물로 보여 졌으면 해서 같은 승무원 머리지만 미묘하게 다르게 연출을 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3자 입장에서 평화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평화에게 몰입해서 공감을 할 수 있을까에 중점을 뒀어요. 요즘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직장 내 부조리함을 겪는 현실의 평화가 있을 거란 생각에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것보다 제 것을 많이 가져온 것 같아요.
Q. 극 중 평화는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겪기도. 사회생활을 경험해본 입장에서 평화에게 개인적으로 공감한 부분도 있었을까요.
▶ 부당한 대우는 아니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 많이 몰입하고 공감한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늘 최선을 다해서 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아쉬움들이 평화의 이야기에 몰입되어 더욱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Q. 전작인 ‘연애대전’ 이후 연달아 작품에서 승무원 역할을 맡으셨어요. 실제로 항공사 모델로 활동한 경력 덕분인지 유독 승무원 캐릭터와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또 한 번 승무원을 직업으로 하는 캐릭터를 연기해보니 어떠셨나요?
▶ 오랜 기간 승무원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아시아나 시절 저의 모습을 기억해 주셔서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어요. 승무원 유니폼을 입는 것도 꼭 맞춤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고요. 그래서 대본의 받았을 땐 평화를 보며 아! 딱 내 역할이구나 싶었어요.(웃음)
Q. 배우 김가은, 임윤아와 찐친 3인방 케미스트리는 드라마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어요. 격 없이 지내는 편하고 끈끈한 사이를 보여줘야 했던 만큼 실제로 호흡을 맞추면서도 많이 가까워졌을 것 같아요. 실제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 우선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친구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처음 선배님들을 만나 리딩을 하고 나선 하루빨리 친해져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감독님께서도 저희 셋은 정말 친해져서 연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촬영 전 친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 주셨는데 덕분에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들께서 동생이지만 친구처럼 편하게 해줘서 정말 친한 친구들과 함께 연기하는 기분이었어요.
Q. ‘킹더랜드’에서 평화♥로운 커플도 구원♥사랑 커플 못지않게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특히 달달한 사내 로맨스는 물론 연상연하 커플 로망까지 실현시켜주며 색다른 설렘을 자아냈는데요.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더불어 김재원과의 로맨스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떤가요?
▶로운이를 아끼고 좋아하니까 밀어내는 감정이 크다고 이해했어요. 로운이의 직진 로맨스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 평화의 자존감을 치유해 주고 회복하는 것처럼 받아들였어요. 정말 훌륭한 후배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재원이는 로운이 그 자체였고 현장에서도 배려심이 남다른 친구였어요. 육 남매 중 막내로써 부담감도 컸을텐데 정말 잘해줬어요.
Q. 배우 고원희에게 ‘킹더랜드’는 어떤 작품으로 남겨질까요.
▶ ‘킹더랜드’는 제가 조금 더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게 된 작품 같아요.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협업하고 소통하며 모두 함께 노력하고 상대 배우의 연기에 자극 받아서 더 고민하고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시간들이 저에게는 성장의 시간이었어요.
Q. 올해 데뷔 13주년을 맞았어요.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보내온 지난 13년은 고원희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 하루하루 집중하다 살다 보니 13년차인 걸 이제야 알았네요. 그동안 채찍질을 하며 달려왔다면 이제는 스스로를 다독여주고 싶어요. ‘고생했고 잘해왔다고’ 한 번도 스스로 만족하며 칭찬해 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늘 부족한 부분만 찾아서 자신을 괴롭혔는데 1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들이 분명히 밑거름이 되었다고 믿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하려고요.
Q. 앞으로 대중에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배우 고원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궁금합니다.
▶ 예전에는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을 받는다든가 그런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많은 분들이 저의 연기를 좋아해 주시면 그걸로 행복해요. 계속해서 보고 싶은 배우, 다채로운 배우,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예전에 꿈꿨던 목표에 언젠가 도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매니지먼트 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