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겟’이 된 중고거래” 현실 소재에 스릴러 한 스푼 [종합]
- 입력 2023. 08.21. 17:05: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익숙한 일상이 된 중고거래가 범죄의 표적이 된다면? 현실적인 소재에 스릴러를 버무린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이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과 경각심을 자극하고자 한다.
'타겟'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타겟’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박희곤 감독, 신혜선, 김성균, 이주영 등이 참석했다.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어간 박희곤 감독은 “픽션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2020년 1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JTBC 뉴스에서 공통적으로 중고거래 그놈을 다룬 적 있다. 저는 중고거래가 동네끼리, 이웃끼리 주고받는 훈훈한 거래, 나눔으로만 대충 알고 있었다. 그 내용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내용에 나오는 그놈은 치밀하고,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더라. 자신에게 반항, 저항하는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 유저들이 있으면 끝까지 그 사람을 괴롭혀서 정신병 혹은 자살 시도까지 하게 만드는 악랄한 실제 범인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범인을 ‘그놈’이라고 지칭한 이유에 대해 “뉴스 당시까지도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 이야기가 처음 시나리오 발단으로 시작됐다. 그걸 제작사 대표님도 보셨다더라. 공감대가 형성돼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 시작부터 현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다. 영화 준비 중 필리핀에서 그놈이 검거 됐다. 실제 피해 사례, 그 사이에 있었던 경찰과 피해자와의 관계를 픽션으로 엮으면서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영화 목표 자체도 철저하게 현실감 느껴졌으면 했다. 시나리오도 개개인의 감정보다, 드라이하지만 관계로 푸는 게 숙제였다”라고 설명했다.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중고거래 시장은 단순히 알뜰한 소비를 넘어 가치 소비로 인식되며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중고시장 규모는 25조 원을 넘어섰고,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의 누적가입자 수는 2021년 기준, 6천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고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 조직적인 범죄 또한 점차 급증하고 있는 상황. 박희곤 감독은 “영화에서 첫 피해자는 여성이 아닌 남성이다. 이 이야기는 여성 피해자로 국한된 게 아닌, 50대 남자 등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당하게 된다. 주인공이 수현이고, 여성이라 그 부분을 살리자고 잡았다”라며 “제가 접한 사례 중 대부분 피해자들이 범인의 의도대로 포기하거나, 소액이기 때문에 손실을 보거나, 약간의 협박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저항한 실제 사례의 주인공이 여성분이셨다. 그분이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남성, 여성을 떠나 강자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용감하게 저항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주인공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는 피해자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감독은 “관찰자 입장에서 답답하게 보일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이사를 가거나 그렇게 생각을 못한다고 하시더라. 왜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나 답답함이 있는데 당사자는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다”라며 “버틸 때까지 버텨보자, 해볼 때까지 해보자는 마음이더라. 그 부분을 살려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타겟’은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설정으로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스릴러 장르로써 몰입을 높인다. 박 감독은 “저희는 통쾌함이나 사이다보다는 처절함이라는 목표를 향해 간다”라며 “중고거래 범죄는 온라인상이기에 추적이 쉽지 않은데다가 목적성을 가진 범인들은 VPN 통신도구를 사용해 여러 나라 통신을 거친다. 경찰이 관할을 결정하는데 범인들은 그 약점을 알고 시작한다. 사이버 수사대 범죄 중 사건 통합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 본부에서 사건의 중대함에 따라 광수대로 옮기냐, 안 옮기냐에 따라 시간이 걸린다. 범인들은 그 상황을 다 알고, 기간 동안 범죄를 저지르고 빠진다. 경찰들도 현실을 알고 수사를 시작을 하기에 힘이 많이 빠진 상태로 한다. 그 부분을 전달해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중고거래로 범죄의 타겟이 된 수현 역에는 신혜선이 캐스팅됐다. 신혜선은 ‘타겟’을 통해 데뷔 후 첫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다. 신혜선을 캐스팅 한 이유로 박희곤 감독은 “제작사, 투자사 대표님이 시나리오를 보시고 의견을 내셨다. 4명 다 신혜선 씨를 적었다”면서 “아마 이런 역할을 하기에 연기력을 갖춘 배우, 현실감을 살릴 수 있는 배우, 극중의 수현이라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이 무너져가다가 후반부 마지막 용기와 희망을 연기할 배우는 신혜선 배우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신혜선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의 타겟이 된 후 일상을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무너지는 수현의 감정 변화를 보여준다. 그는 “스릴러를 처음 해봤다. 그놈이 점점 옥죄어 오고, 일상에 스며드는 괴롭힘을 하지 않나. 그 간극, 얼마만큼 무서운지 단계성이 어려웠다. 저도 겪어본 일이 아니기에”라며 “자기가 직접 겪는 것과 매체를 통해 겪는 것 등 느껴지는 게 다른 것 같더라. 문자로 괴롭힘을 당하는 건 ‘힘들겠네’ 이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걸 찍을 땐 모르는 사람에게 문자만 와도 공감이 됐다. 나의 일상이 조금씩 남에게 침해를 당한다는 게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이고, 불편한 것인지 잘 느껴질 수 있게 해보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신혜선은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이유로 “스릴러를 아껴둔 건 아닌데 이번에 스릴러 장르를 경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에 제안을 주셔서 타이밍도 잘 맞아 하게 됐다”라며 “시나리오를 보면 마지막 부분이 사이다, 권선징악 등을 보여주는 게 없어 오히려 더 현실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시나리오가 더 마음에 들었다. 수현이는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평범해 캐릭터성을 가진 역할은 아니었다. 가장 무색에 가까운 캐릭터였다. 그 점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고민된 지점은 일을 당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고민이 들면서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신혜선 외 김성균, 강태오, 이주영 등이 출연한다. 신혜선은 이주영과 친구 케미를 보여준다. 그는 “언니와 케미가 너무 좋았다”라며 “얼마 전 어떤 인터뷰에서 99점을 이야기했는데 언니는 90점을 이야기하셨더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언니가 너무 귀여웠다. 틱틱 되면서 잘 챙겨주는 관계였다. 그걸 언니가 잘 살려주셔서 케미가 너무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성균과 호흡에 대해선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부터 너무 좋았다. 성격이 좋은 것으로 너무 유명하시지 않나. 아우라, 카리스마가 있어서 무서우면 어떡하나 긴장하고 갔는데 너무 옆집 오빠 같더라. 현장에서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주형사와 붙고, 떨어지고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들도 연기하면서 느껴졌다. 주형사에게도 의지를 많이 했는데 선배님 덕분”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를 들은 김성균은 “신혜선이라는 배우에게, 또 연기하는 캐릭터에 반했다. 주형사가 수현을 도와 범인을 잡는데 자칫하면 사랑을 느끼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성격이 워낙 털털하시고, 분위기 메이커라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웃음 지었다.
‘타겟’은 오는 30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