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박찬욱·봉준호 키즈’ 엄태화·유재선·김성식…韓영화 이끌 새 얼굴
- 입력 2023. 08.23. 16:14:12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위기의 한국영화계에 구원투수들의 등장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 ‘잠’ 유재선 감독,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김성식 감독이 회심의 일격을 날리고자 한다. 이들은 세계적 거장 박찬욱‧봉준호 감독의 뒤를 이어 충무로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엄태화 감독, 유재선 감독, 김성식 감독
엄태화 감독은 ‘쓰리, 몬스터’(2004)와 ‘친절한 금자씨’(2005) 연출부 출신으로 박찬욱 감독의 ‘애제자’로 유명하다. 2013년 ‘잉투기’로 데뷔한 엄 감독은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2016)으로 제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은 바.
‘가려진 시간’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스페셜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 엄태화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한 박찬욱 감독은 “잔재주, 기교, 멋 부리고 허세 없는, 정말 교과서적으로 정석대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상태”라며 “상상력은 활발하고, 어떤 극단에 가하려는 그런 대담함도 잃지 않고 있다. 이런 좋은 감독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상황에서 이런 좋은 감독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한국인으로서 생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의 응원에 힘입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3주차 3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독창적인 세계관을 다채롭게 담아낸 볼거리, 현실성 가득한 인간 군상과 배우들의 열연 등 ‘재난 영화의 신세계’라는 실관람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손익분기점(41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특히 영화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겹경사도 맞이했다. 심사위원 측은 “‘아파트’라는 건축물이 계급과 부를 상징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며 서민아파트 황궁만이 건재한 이후 생존을 위해 사투하는 모습이 인물군상들의 다양한 욕망을 잘 드러내줬고, 주인공 이병헌이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6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연달아 러브콜을 받아 향후 글로벌 흥행 열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내달 6일 개봉되는 ‘잠’은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연출부 출신으로 알려진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정유미,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다.
유재선 감독은 ‘잠’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공포의 대상으로 탈바꿈하는 신선하고, 대담한 연출로 ‘봉준호 키즈’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잠’을 관람한 봉준호 감독은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작”이라는 인상적인 감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이 먼저 알아본 영화 ‘잠’은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 국내외 평단과 매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 10월 개최를 앞둔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메인 경쟁 섹션에 초청돼 스페인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잠’은 웰메이드 작품임을 입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봉 감독은 오는 26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되는 ‘잠’ GV에 참석해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9월 추석 개봉을 확정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네이버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등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한 김성식 감독의 입봉작이며 ‘베테랑’(2015) ‘엑시트’(2019) ‘모가디슈’(2021) ‘밀수’(2023) 등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잡은 제작사 외유내강의 2023년 추석 신작이다. 박찬욱‧봉준호 감독 밑에서 실력을 쌓은 김성식 감독의 신선한 연출에 상업영화 명가인 외유내강의 탁월한 기획력, 강동원의 역대급 캐릭터 변신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성식 감독은 지난 22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천박사’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장르들의 파티”라며 “코미디, 미스터리, 액션, 판타지, 활극이 다 들어 있다.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즐길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롯데엔터테인먼트('콘크리트 유토피아', '잠'), CJ ENM('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