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경험 하고 싶어요”…‘타겟’ 신혜선, 쉼 없는 도전 [인터뷰]
- 입력 2023. 08.24. 16:02:4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신혜선이 스릴러 장르로 영역을 넓혔다. 분노, 두려움, 절망, 간절함 등 다양한 감정의 진폭을 입체적이면서 호소력 있는 연기로 완성해냈다. 무궁무진한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그다.
'타겟' 신혜선 인터뷰
기자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타겟’(감독 박희곤) 개봉을 앞둔 신혜선을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는 원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요. 결과를 알고 봐야하는 스타일이죠. 겁이 많아서 스릴러 영화의 결과를 모르면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볼 수가 없어요. 그래서 해보고 싶었죠. 너무 재밌는 장르인데 대리만족하는 것처럼 해보고 싶었어요. 결과를 아니까, 내가 스릴러를 봤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고 빨리 결과를 알고 싶은 걸 관객들에게 느껴보게 하고 싶어 ‘타겟’을 선택하게 됐어요.”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다. 신혜선은 극중 단 한번의 중고거래로 일사잉 무너진 회사원 수현 역으로 분했다.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박희곤 감독은 수현 역에 ‘만장일치’로 신혜선이 언급됐다고 밝힌 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제 드라마를 보신 건가?’ 싶었죠. 제가 선택받은 것 말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스릴러 장르적인 욕심도 있었고, 수현이라는 캐릭터가 지금까지 많이는 아니지만 해왔던 캐릭터들의 평균적인 캐릭터성을 놓고 보면 확고하고, 확실한 아이들이 많았거든요. 이 친구는 제가 맡았던 것에 비해 무색무취에 가까웠어요. 그런 점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어요.”
신혜선은 평범한 직장인에서 가장 위험한 범죄의 타겟이 된 후 일상을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무너지는 수현의 감정 변화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극 몰입을 더한다. 특히 범죄의 타겟으로 무조건적으로 당하기만 하는 피해자가 아닌,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직접 행동하는 주체적인 모습까지 캐릭터에 담아내 관객들을 스크린 속으로 이끈다.
“평범한 캐릭터 자체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무색무취라는 게 색깔이 없는 게 아니라, 수현만의 색깔과 향기가 있는 친구인 거죠. 캐릭터적인 성향, 능력을 끌고 가는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 밀착이라는 부분에서 조금 더 긴장감을 줄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긴장감이 장르적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큰 색깔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주해있거나 겁쟁이가 아닌 캐릭터에요. 범인과 대적하려 하고, 계속 행동을 해나가는 친구라 평범한 친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타겟’은 중고거래라는 현실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리얼리티로 완성도를 더했다. 박희곤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배우들과 각 캐릭터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세부적인 설정과 함께 캐릭터를 완성해갔다.
“감독님은 저에게 맡겨주셨어요. 동선, 카메라 위치, 컷 설명 정도 해주시고, 제가 질문을 하면 그때 상상이 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셨죠. 예를 들면 ‘수현이 왜 그러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면 ‘이런 감정일 거예요’라고 답해주셨어요. 그렇다고 감정을 강요하거나 주입하진 않으셨어요. 저에게 동선, 감정, 표현에 대해 제한두지 않으셨죠. 만약 제가 어려웠으면 감독님에게 ‘못하겠어요, 어려워요’라고 했을 거예요. 그러나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수현은 관객들에게 내 주변의 친구이거나 또는 나일 수도 있다는 감정이입을 이끌어낸다. 수현의 직업은 인테리어 회사의 팀장으로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을 통해 회사에서 업무 스트레스, 동료와의 일상 등을 보여준다. 또 인테리어 회사는 집이라는 공간을 완성해 나가는 일을 하는 직업으로 범죄의 표적이 되어 섬뜩한 일들이 벌어지는 집과의 상징적인 연결고리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공간으로써 역할뿐만 아니라, 수현의 감정과 상황을 대변하는 매개체가 된다. 가장 안전하고 편한 휴식처로 다가와야 할 공간이 범죄의 표적이 된 순간 가장 위험한 곳으로 변하면서 수현은 모든 감정을 토로한다.
“수현이 집을 안 떠난다는 부분에서 답답하다는 평이 있더라고요. 답답할 수 있을 거라 충분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피해를 당하는 기간이 장기간이 아니잖아요. 타겟이 되어서 괴롭힘의 정도가 세지는 게 아닌, 짧은 기간 안에 점점 들어오는 거예요. 진짜라고 생각해보면 큰일을 당할 땐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진다고 해요. 제가 수현이라고 생각하면 그 정도의 피해는 엄청난 수고로움을 들일 만큼은 아니었을 거예요. 그놈(범인)이 빨리 잡히고, 해결 될 거라 생각했을 거죠. 집이 침해되지만 집보다 밖이 더 무서웠을 거예요. 그놈은 우리 집 비밀번호를 뚫는데 다른 곳에서 잔다고 안전할까? 싶은 거죠. 어쨌든 나의 최후이자 마지노선이자 보루였을 거예요. 그래서 왜 집에 계속 들어가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안이 가장 안전하고, 마음이 편안한 장소일 거예요.”
2013년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신혜선은 그간 ‘비밀의 숲’ 수습 검사,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의 열일곱의 영혼을 가진 서른 살 어른, ‘결백’에서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등 정형화된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늘 새로운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탄탄하고 내공 있는 연기력과 대체불가 캐릭터 소화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신혜선이다.
“영화, 드라마 안 따지고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사이즈 상관없이 아직 저는 어리다고 생각하기에 여러 경험을 해보고 싶죠. 이 장르도 처음 해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어요. 개봉 후 지나면서 의미가 있어지지 않을까 싶죠. 봐주시는 분들도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장르적으로 즐겨주셨으면 해요. 이 영화는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그리고 있어요. 스릴러, 공포감을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죠. 1시간 40분 안에서 만큼은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공감을 가지면서 보시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