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전혜진 "배우 하면서 감사한 요즘"[인터뷰]
입력 2023. 08.31. 08:00:00

전혜진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카리스마를 던지고 러블리한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인 전혜진의 얼굴은 낯설지만, 공감을 이끌며 작품 흥행에 앞장섰다. 전혜진이었기에 가능했던 '남남'이다.

'남남'은 철부지 엄마와 쿨한 딸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전혜진은 극 중 푼수 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침 없는 성격이지만 따뜻한 정을 지닌 미혼모 김은미 역을 맡았다.

1%대 시청률로 시작해 점점 입소문을 타며 5% 시청률까지 오른 '남남'. 전혜진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는 "공식적으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 보니까 사랑을 많이 받았고, 반응이 좋다는 게 느껴지는 거 같다. 너무 궁금했다. 일반적인 소재도 아니고 인물도 그렇고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으›X으›X 하면서 찍었다. 잘되니까 더 좋았다"고 기뻐했다.


첫 회에서는 19금 장면이 펼쳐지면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기도. 그는 "와우했다. 재밌고 저도 좋기는 하지만 이런 것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잘 조절하면서 만들어진 거 같다. 은미를 드러내기에는 좋은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대사도 좋았다"며 "은미는 만나는 인물도 많아서 조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망하는 거라 생각했다. 어느 감정선까지 가야 할지 고민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애정 표현하는 것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리얼리티를 찾아서 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인물을 보여줄 수 있는 선에서 다 표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어린 나이에 애를 낳아 철은 없지만 누구보다 딸을 향한 애정은 남달랐던 은미. 유쾌하지만 현실적인 모녀, 가족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웃음부터 눈물까지 입체감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혜진은 "엄마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한 인물을 얘기해서 좋았다. 보통의 가정도 아니었고, 그냥 힘듦이 아니라 가족 자체가 없었고, 학대도 받았었던 은미였기에 은미라면 이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과거를 보면서 납득을 하고, 납득이 가게끔 표현하려고 했다. 진희가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 같다. 강할 수밖에 없었고, 더 강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이라며 "어쩌면 사회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고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용기도 생기고, 특히 진희가 경찰이라서 거침없는 행동을 하는 데 힘이 실린 거 같다"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딸 진희 역을 맡은 최수영과 모녀 케미는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모녀의 이야기가 주된 소재인 만큼 두 배우의 케미가 중요했는데, 흔하지 않은 생동감 넘치는 K-모녀를 그려냈다.

전혜진은 "딸이 누가 될지 굉장히 궁금했었다. 최수영을 만난 건 천만다행이다"라며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철없이 보이고 나이 차이가 나지 않도록 보여야 했다. 최수영과는 굉장히 편해서 격의 없이 연기했다. 성격도 워낙 잘 맞았고, 불편함 없이 평상시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혜진이 생각하는 두 사람의 케미를 제일 잘 보여준 장면은 '소파신'이었다. 그는 "앉아 있는 것부터 농담하는 장면까지. 노력했겠지만 그냥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거 같다. 주변에서도 이런 모녀 사이가 꽤 많다고 하더라. '엄마와 나를 보는 줄 알았다'는 반응이 있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공감하고 현실적인 케미로 ENA 채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다음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혜진은 기대를 내려놓고 온전히 연기에만 집중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있었는데 연락 안 오던 분들한테도 연락받으면서 실감했다. 그분들도 굉장히 목 말라왔던 거 같다. 일반적인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좋아했다기보다 나랑 똑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공감해 주고 격려해 줬다. 최수영을 비롯해 안재욱을 보면서 낯설지 않은 새로운 부분들이 보이고 하면서 더 많이 생각하게끔 해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이 더해지기도 했다. 전혜진은 "부담감은 없지만 현장에서 책임감이 조금 더 커진 거 같다. 하면서 격려를 많이 받았고, 저도 저를 놓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시청률은 선물 같다. 감사한 일"이라고 웃었다.

드라마 '비밀의 숲',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등에서 계속해서 경찰 역을 맡으며 '경찰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한 그는 은미를 연기하면서 "경찰이 아니었던 게 반가웠다"고 했다.

그는 "경찰을 총 5번 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다 다른 분야를 맡았다. 이 틀을 깼다는 것에 '남남'한테 감사하다. 저의 뭐를 보고 써주셨는지 모르겠지만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저를 깨부수면서 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재미'였다. 캐릭터와 상관없이 본인 스스로 즐거워야 연기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그대로 묻어난 것. 전혜진은 "'남남'도 너무 재밌어서 좋았다. 이렇게까지 정의를 구현할지 몰랐지만 이런 걸 하고 싶었다. 코미디도 있고, 풀어진 일상 등 연출적으로도 잘 맞아서 어색하지 않게 표현됐다"고 했다.

특히 지난 작품에서 다양한 여성 서사를 보여준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영화 '불한당'을 비롯해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과 '남남'까지. 그는 "20년 사이에 많이 바뀐 거 같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남' 같은 작품이 잘 되고 반응이 있다면 앞으로 다양하게 다뤄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작품의 흥행이 중요한 거 같다. 그런데 '남남'이 반응이 있고 재밌다고 해서 좋다"고 밝혔다.

전혜진은 "이렇게 된 김에 은미 같은 캐릭터를 더 해보고 싶다. 코미디도 좋고 더 풀어졌으면 좋겠다. 지금도 조금 선이 있는 거 같은데 다른 것이 분명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데뷔 26년 차에도 색다른 연기 변신으로 '인생캐' '재발견'을 이끌어낸 전혜진으로 앞으로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그는 "배우도 마찬가지로 사람이다. 여러 가지 느끼는 바도 많고, 알게 됐고, 끝까지 어떤 것을 하겠다는 것보다 순간순간 저를 믿는 거 같다"며 "상황에 따라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배우를 하면서 너무 감사한 요즘이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는 "반응해 주고 표현해 주시니까 고맙고 보답하고 싶다. 그런 식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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