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치악산VS원주시, 양보 없는 갈등…'상생' 합의점 찾을까
- 입력 2023. 09.01. 15:28:24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영화 '치악산'과 원주시의 제목 논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원만한 합의를 시도했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결국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면서 '상생'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 '치악산'
영화 '치악산'은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성일 프로듀서는 제목 논란과 관련해 따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자세히 설명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1980년 토막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구의 괴담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개봉 전부터 실존하는 명산을 제목으로 사용하며 지역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원주시 측의 반발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오 프로듀서는 "원주시와 원만하게 합의하려 하는데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주시에서는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 대사 묵음 및 삭제 처리, SNS 혐오 포스터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치악산이 들어가는 부분을 삭제하거나 묵음 처리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영화 속 주인공이 대사하는데 묵음으로 나오는 영화는 본 적이 없다"며 "그 부분은 무리가 있을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목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회의를 통해 제목 변경하는 것까지 말씀드렸다. 그런데 원주시에서 인터뷰를 통해 '제목 변경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하셔서 공문도 발송한 상태다. 아직 답변은 못 받은 상황"이라고 갈등이 지속되고 있음을 전했다.
'치악산' 측은 원주시와 갈등이 깊어지기 전, '제목 변경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원주 치악산 구룡사를 비롯해 4개의 단체가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입장을 번복한 것.
오 프로듀서는 "이 영화의 디지털 상영본(DCP) 수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허구의 내용이라는 고지가 시사회 상영본에는 뒷부분에 나오는데 오는 13일 개봉 상영본에는 전면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봉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계속 원주시와 원만히 협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논란 속 시사회가 진행되자 지역 사회단체들이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열어 상영 반대 활동을 하기도.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는 "오늘 이후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중단하라. 또 '치악산'이라는 글자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 지켜지지 않을 시 어떠한 조치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주시 측의 반발도 그렇지만 개봉에 앞서 자극적인 포스터가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한차례 논란이 됐다. 뜻하지 않은 화제로 '치악산'을 알리는 데에 성공했지만, 논란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일관성 없는 태도는 일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혹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제목 변경 가능성을 내비치며 사태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원주시 측을 납득 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원주시도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중앙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다.
'치악산' 측은 "'곤지암', '곡성'처럼 상생하면서 또 다른 공포 콘텐츠로 자리 잡아 명산 치악산과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길"이라며 바람을 드러냈지만, '곡성', '곤지암' 때처럼 이들의 대처가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 든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무사히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지, 이들이 바라는 '상생'의 합의점을 찾아 극적으로 타협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도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