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 '남남'으로 해소한 갈증[인터뷰]
- 입력 2023. 09.04. 09:00:00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소녀시대로 정점을 찍은 그는 배우 활동에 대해 여전히 목 마르다. '남남'을 통해 배우로서 갖고 있던 깊은 갈증을 채우며 한층 성장했다. 일하는 즐거움을 더 느끼게 한 작품이 됐다.
최수영
지니TV, ENA '남남'에서 김진희 역으로 한 작품을 이끈 최수영은 색다른 연기 변신으로 호응을 자아냈다. 최수영은 "결핍이 있고 성장하는 캐릭터를 찾아가는 거 같다"며 "캐릭터가 짧게 나와도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떤 걸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무엇을 이뤄냈는지를 많이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철없는 엄마 은미(전혜진)의 보호자이자 남편이자 애인 같은 진희 역을 맡아 현실 모녀 케미를 보여줬다. 특히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부터 깊이 있는 감정까지 그의 재미를 불어넣은 그였다.
최수영은 "하면서 생각했던 고민이나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지점들이 잘 전달돼서 기분이 좋다. '남남'이 잘 돼서 시도가 많아졌으면 했다"며 "가족드라마를 떠올렸을 때 생각했던 모성애 형태와 다가오는 감정, 은미와 진희 모녀가 주는 관계성이 달랐다. 저도 모르게 기준이 있었는데 '남남'은 달랐다"고 전했다.
이어 전혜진과의 호흡에 대해 "선배님이 내정돼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의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전혜진 선배님이었다. 어떻게 아닐 수가 있나. 전혜진 선배님이랑 테이크가 끝날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친구 같은 선배다. 그렇다고 현장을 주도하거나 분위기 메이커는 아니지만 편하고 유머러스했다. 선배님이 '같이 해서 너무 좋았다', '진희 그 자체였다'고 해주셔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또한 진희 같은 딸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도 진희랑 비슷하다. 제가 다 해결하려고 하고 엄마를 다 챙겨주려고 한다. 알려주려고 하는 강박도 조금 있고, 딸로서 연민도 있어서 그런 거 같다"며 "엄마도 진짜 공감을 많이 하셨다고 한다. 최수영과 엄마는 진희의 마지막 회 대사처럼 오롯이 서로의 시간을 보내면서 굳은살이 베이기며 다시 건강해진 모녀"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수영이 생각하는 은미와 진희를 가장 나타낸 장면은 뭘까. 그는 "가장 잘 나타낸 것은 소파신인 거 같다. 엄마한테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하는데 귀찮다고, 춤추느라 안하고 하는데 진희가 '내가 남이냐'고 한다. 그런 부분이 진짜 진희와 은미였다"고 말했다.
최수영은 캐릭터의 디테일한 성격부터 서사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살피고 신경 썼다. 놓치는 부분은 이민우 감독과 상의하면서 완성하기도 했다. 직접 스타일 변신도 감행했다.
그는 "웹툰에서는 진희가 숏컷이다.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서 단발로 했다. 원작 팬분들에게는 죄송하더라. 트레이드마크 숏컷을 바꾸는 거 같아서. 그런데 오히려 은미와 진희가 같이 단발하면서 한 컷에 잡히는데 닮아 보이고 좋더라. 잘한 거 같다"고 뿌듯해했다.
'남남'은 다른 사랑, 가족의 형태를 보여줬지만, 따뜻한 정서가 묻어나 있었다. 최수영은 "세상에 피가 섞이지 않아도 정말 가족처럼 사랑할 수 있는 위대한 어른들이 분명히 있는 거 같다. 할머니, 미정이처럼. 그런 사람들이 꼭 한 명쯤은 인생에 나타나 준다고 생각한다. 피가 섞였지만 모질게 하는 가족들도 많고 그렇지 않지만, 각별한 관계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라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를 벗어나 모성애가 가득한 여성을 넘어 한과 욕망을 가진 여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다소 무겁게 느낄 수 있는 여성 서사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더욱 사랑받았다.
최수영은 "이런 변화가 너무 반갑고 좋다. 옛날에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 화제성이 높은 드라마라면 남녀 로맨스를 주목하게 되지 않았나. 물론 안재욱, 박성훈과의 로맨스가 있기는 하지만, 한 번 보면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밀수'도 개봉한 날 가서 봤는데 여자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남남'이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기에 힘입은 '남남'은 시청률 1%대에서 5%대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는 "4%를 넘으면 여행 가자고 했었다. 최근에 파출소 배우들과 만나 회식했었는데, 5% 넘으면 진짜 비행기 타자고 했었는데, 진짜 넘어서 난리가 났더라. 서로 축하해 주고 다음을 기대할 수 있어서 좋다"고 기뻐했다.
소녀시대 멤버들도 작품 흥행을 함께 좋아하고 응원했다. 최수영은 "멤버들이 잘 보고 있다고 문자를 줬다. 저도 멤버들이 뭐하면 꼭 찾아본다. 이런 것을 통해서 위로받는 거 같다. 제가 하는 걸 챙겨봐 주고 집중해 주고 하는 것에 대해 너무 반갑고 그립고 한다. 드라마 너무 잘 봤다고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남'을 통해 배우로서 성장하고 자신감을 얻은 그는 "좋은 작품이 있다면 올해도 나오고 싶다"고 활동 계획을 언급하기도 했다. 먼저 오는 9일 '최수영 아시아 팬미팅 투어 'MY MUSE''로 팬들을 만날 전망이다.
최수영은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 꼭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면서 얻는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이제는 팬들과 15, 16년 정도 되니까 우리들 간의 끈끈한 뭔가, 가족 같은 정서가 생긴 거 같아서 그 누구의 방해 없이 시간을 오롯이 보내는 것이 목표"라며 "하반기에 팬미팅을 하면서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될 거 같다"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T스튜디오지니,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