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 하정우X임시완, 시대 허들 넘어 전할 감동 [종합]
입력 2023. 09.11. 17:47:39

'1947 보스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광의 질주 시작이다. 배우 하정우, 임시완, 그리고 강제규 감독이 시대의 허들을 넘어 꿈과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자 한다. 실화의 진한 감동을 담은 영화 ‘1947 보스톤’을 통해서다.

배우 하정우, 임시완, 그리고 강제규 감독이 실화의 진한 감동을 전하기 위해 영광의 질주를 시작한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강제규 감독,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 등이 참석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 29분 1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마라톤 금메달을 거머쥔 ‘국민 영웅’ 손기정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손 키테이’의 이름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수치심에 우승 기념 화분으로 자신의 가슴에 있는 일장기를 가려 마라톤 선수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손기정은 빼앗긴 영광을 되찾기 위해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대학생 서윤복과 함께 1947년 보스톤 마라톤 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연출을 맡은 강제규 감독은 “1936년 손기정이 올림피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 서윤복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쯤 됐을 때”라며 “손기정 선수의 세계제패는 민족에게 큰 영광과 희망, 용기를 줬다. 서윤복 선수는 그때부터 제2의 손기정을 꿈꾸고 성장한 소년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러나 큰 가난과 3남3녀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닐 때 달려야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어려움 속에서 자기의 목표를 향해 달렸다. 광복 이후 태극기를 달고 달린 뿌듯함도 있지만 한 인간이 가진 꿈을 이루어나가는 인간승리, 도전이 돋보이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담고 있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다.

강제규 감독은 “정확한 분기점은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 그런 생각들이 들더라. ‘태극기 휘날리며’를 하고 나서 SF를 준비하다가 결국 그 영화가 무산됐다. 미래는 할리우드가 너무 많이 찍더라. 미래를 표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가 살아온 모습을 잘 들여다보는 일, 그게 미래를 들여다보는 일이구나 싶었다. 과거를 다루는 게 짜릿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있던 소중한 발자취를 들여다보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마라톤’을 소재로 한 이유로 강 감독은 “대학 때 ‘불의 전차’ 영화를 보고,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그때부터 언젠가는 달리기 영화를 해야겠다 싶더라.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기정, 서윤복 선생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책도 보게 됐다. 마라톤이 주는 매력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맨발로 장비와 도구 없이 42.195km라는 긴 터널을 달려가는 마라토너의 마음, 느낌, 동작 모든 것이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는 것 같더라. 도전, 열정의 측면에서 가장 걸맞는 스포츠가 아닌가 싶었다”라고 밝혔다.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 서윤복 역으로 분한 임시완은 “실존 인물이 계시다는 것 자체가 그분에게 절대 누가 되면 안 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의식을 가지고 작품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서윤복 선수가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갔지 않나. 캐릭터로 분하는 것이긴 하지만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첫 준비부터 마무리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임시완은 실제 선수들의 훈련량 60~70%를 소화하며 체지방을 6%까지 낮추고,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등 강도 높은 준비 과정을 거치기도. 그는 “서윤복 선수 역할을 맡기 위해 외형적 준비 과정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비운 건 식단과 운동이었다. 촬영 준비할 때부터 닭가슴살과 샐러드를 달고 살았다. 운동도 매일 해야 했다. 근육이 탄탄해 보이는 게 꺼지면 안 되었기에 컷과 컷 사이에 틈틈이 운동했다. 최대한 서윤복 선수의 외형과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라며 “인바디 체지방량도 6%가 나왔다. 목표를 한 건 아니지만 외형을 닮아가려고 하다 보니 제 인생 최초, 6%의 숫자를 보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서윤복 선수와 높은 싱크로를 자랑하는 임시완. 그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강제규 감독은 “관객들이 인물에 동화되기 위해선 높은 일치율을 갖느냐가 몰입을 결정짓는다. 실제로 외적으로도 많은 부분이 닮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아담하고, 작은 체구이지만 서윤복 선수가 하체가 길다. 마라토너로서 유리한 체격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분이 가진 근육의 느낌 자체도 말근육 같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마라토너의 근육이었다. (임시완이) 기본 성향을 잘 가지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처음 본 생각은 임시완 배우와 한 화면에 잡혔을 때 ‘내가 나이가 찼구나’ 생각이었다. 그 외에 특별한 건 없었다. 실제로 손기정 선생님께서 이 선수단을 이끌고, 보스톤 여정길에 오르셨다. 어떤 책임감이었던 것 같다. 베를린 올림픽 때 태극기를 달지 못했던 것에 대해 이번만큼은 태극기를 달고 대회에 참가해야겠다는 것”이라며 “배우로서 손기정 선생님의 마음을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면서 부담감이 컸지 않냐는 질문에 하정우는 “캐릭터를 맡으면 영혼, 마음에서 출발한다. 손기정 선생님의 역할의 경우, 제가 모르기 때문에 감독님과 상의하고 이야기를 했다. 연기, 행동, 말의 시작은 손기정 선생님이었던 것 같다. 선생님은 어떤 마음이고, 감정을 가지셨을까 매 테이크마다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그런 마음이 하나하나 쌓인 건 첫 장면, 베를린 올림픽 시상이었다. 그때 촬영의 마음이 굉장히 무겁더라. 엄숙함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하정우, 임시완은 ‘1947 보스톤’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췄다. 하정우는 “시완이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윤복 선생님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시완이가 준비한 시간들을 옆에서 지켜봐왔다. 대회장면을 찍을 땐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더라. 멜버른 근처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찍었는데 후반 촬영이어서 감정 충만하게 신에 임했다”면서 “오늘 완성본을 처음으로 보게 됐는데 임시완 배우가 너무나 훌륭하게 임해주어서, 또 그걸 표현해주셔서 서윤복 선생님이 굉장히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임시완은 “정우 형님과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든든한 형을 만난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도 의지를 많이 했다. 실질적으로 코치님, 감독님으로 역할에 임했고, 저는 멘토-멘티로 임했지만 그보다 가깝게 든든한 형이었다”라며 “영화 작업 등 다방면에서 많은 세계를 알고 계시더라. 순간순간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가 나올까 기대를 하면서 촬영한 기억이 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기정과 서윤복을 서포트하는 페이스메이커 남승룡 역은 배성우가 연기한다. 강제규 감독은 세 사람의 캐릭터 설정에 대해 “실존 인물 캐릭터에 근간을 두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제가 설정했던 손기정의 캐릭터는 고집도 세고, 자존심도 강한 얼굴을 담으려했다. 서윤복 입장에서 보면 엄격하고 잣대가 강한 아버지 같은 느낌의 캐릭터를 부가했다. 남승룡은 엄마처럼, 위기나 어려움에 닥치면 어루만져주려 한다”면서 “세 캐릭터의 조합을 통해 치우치지 않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세 사람의 모습을 극적으로 그리려 했다”라고 소개했다.

1947년 태극마크를 달고 달렸던 마라토너들의 가슴 벅찬 여정을 담은 ‘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은 “굳이 과거 이야기를 들추어볼 필요가 있나 싶으실 거다. 그러나 역사 속에 담긴 훌륭한 분들이 많지 않나. 그분들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게 잘 살아가고 있는가,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점검하는 시간들이 되셨으면 한다”라며 “(과거가) 무심하고, 관심 없을 수 있지만 우리의 영화가 젊은 관객들에게 과거를 돌아보는 게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더라는 생각에 일조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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