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SHOUT]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레베카', 10주년의 저력
- 입력 2023. 09.15. 10: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뮤지컬 '레베카 (Rebecca)' OST 레베카 Act2 가사 中)"
레베카
'롱런'엔 이유가 있다. 연출, 연기, 음악까지 환상의 3박자가 관객들을 황홀경(恍惚境)에 빠지게 만들었다. 10주년 공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레베카'의 이야기다.
지난달 19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개막한 '레베카'는 영국의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을 원작으로,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도 히치콕의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히트한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합작품이다. 아내 레베카의 의문의 사고사 이후 그녀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남자 막심 드 윈터와 그런 막심을 사랑해 새 아내가 된 윈터 부인인 나, 나를 쫓아내려는 집사 댄버스 부인 등이 막심의 저택 '맨덜리'에서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를 긴장감 넘치게 그린다.
타이틀인 '레베카'는 정작 극에서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이점이다. 하지만 존재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레베카'는 이야기의 중심축이자 주요 인물들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핵심 인물이다.
'레베카 신드롬'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여섯 번째 시즌에서 누적 관객 총 95만 명을 기록한 ‘레베카’는 이번 시즌을 통해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 기록은 '레베카'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맞이해 이뤄졌다는 데서 매우 기념비적이다. 뿐만 아니라 '레베카'는 마니아 관객은 물론 일반 관객들을 모두 사로잡으며,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티켓 관객 평점 9.8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작품의 흥행 비결은 단연 한번 들으면 누구나 중독될 수밖에 없는 킬링 넘버들이다. 뮤지컬 문외한에게도 익숙한 '레베카 act2'를 비롯해 '신이여', '영원한 생명' '하루 또 하루', '행복을 병속에 담는 법' 등은 탄탄한 서사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무대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레바카'의 명장면 중에서도 백미는 '나(I)'와 '댄버스 부인'이 서로 대치하며 '레베카 act2'를 열창하는 발코니 신이다. 무대가 360도 회전하며 순식간에 절벽 끝 발코니로 변하면서 압도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여기에 휘날리는 커튼, 폭발적인 고음의 넘버가 합쳐져 극한의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극 후반, '레베카'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신은 바로 맨덜리 저택 전체가 불타오르며 화염으로 휩싸이는 장면. 댄버스 부인의 광기와 처절함이 관객들에게 눈과 귀로 고스란히 전해져 숨을 죽이게 한다.
캐스팅 라인업도 10주년 기념 공연이라는 역사적인 시즌에 걸맞게 화려하다. 류정한, 민영기, 에녹, 신영숙, 옥주현, 리사, 장은아, 김보경, 이지혜 등 '믿고 보는' 오리지널 캐스트는 물론 테이, 이지수, 웬디 등 뉴캐스트가 모여 '레베카' 마니아들도 만족할만한 신구조합이 완성됐다.
레드벨벳 메인 보컬인 웬디의 첫 뮤지컬 도전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분량이 가장 많은 '나(I)' 역을 맡은 웬디는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청아한 보컬로 안정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다만, 2막에서 '나(I)'의 복잡한 내면과 극적인 변화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하기에는 연기력이 다소 부족해보여 아쉬움을 남긴다.
'레베카'의 미세한 빈틈을 채우는 건 '레베카 경력자'들이다. 막심 드 윈터 역의 류정한, 댄버스 부인 장은아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각자 자신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레베카' 1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11월 19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