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나에게 와 준 '너의 시간 속으로', 운 기꺼이 받아들이기로"[인터뷰]
입력 2023. 09.21. 10:00:00

전여빈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작품이 저에게 와줬어요. 한 관객, 시청자로서 원작 '상견니'를 정말 재밌게 봤었어요. '어떻게 이런 글을 쓰셨을까?', '배우들은 어떻게 저렇게 연기했을까?' 너무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리메이크가 확정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제안이 왔어요. 원작을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이 기회와 운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거부하지 않겠다'라는 마음으로 출연을 결심했어요."

배우 전여빈이 '너의 시간 속으로'를 선택한 이유다. '원작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보다는 작품 자체를 애정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그런 마음 덕분에 원작과는 또 다른 감성의 한국판 '상견니'가 완성해냈다.

한국판 '상견니'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과 친구 인규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1998년과 2023년을 넘나들며 몰입을 부르는 타임슬립 서사에 아련하고 절절한 오랜 연인의 사랑과 풋풋한 학창 시절 첫사랑이 모두 담긴 로맨스와 흥미로운 미스터리가 함께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주연 배우들 중 유일하게 원작을 먼저 본 전여빈은 "원작을 배척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의를 느꼈던 사람이다. 원작에서 느껴진 좋은 것들을 흡수하고, 또 그 흡수한 걸 그냥 나대로 살을 붙이고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업그레이드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나아갔다"라고 말했다.

원작이 워낙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캐스팅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부담감은 없었냐는 물음에 "물론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만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마음을 먹은 후에는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 작품을 첫사랑처럼 마음에 담아두는 분들이 있지 않겠나. 기대를 못 채울 수도 있고,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이) 이 작품을 피하고 싶은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마땅히 배우로서 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라고 답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전여빈은 상반된 얼굴의 민주, 준희라는 1인 2역을 소화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전여빈은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지만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결이 좋았다. 특히 인물들이 단순하게 납작하지 않아서 좋았다. 준희, 민주도 표현할 수 있는 결들이 완전히 달라서 좋았다. 배우로서 그런 갈망이 있는데 그 욕구와 갈망을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이었고 캐릭터였다"라고 털어놨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원작인 '상견니'의 복잡한 타임라인을 이해하기 쉽도록 조금 더 수월하게 단순화시켰다는 점이 특징. 전여빈은 "저 역시 원작을 볼 때 '마의 구간'이 있었다. 검색을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그나마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타임 라인) 정리가 잘 됐다. 또 촬영할 때도 시간에 흐름에 따라서 촬영했다. 감독님의 배려 덕분에 그런 점에서 어려운 지점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영화 '거미집'과 촬영 기간이 겹쳐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고.

"두 작품을 촬영한 시간은 저에게 정말 치열했던 시간들이다. 동시에 두 작품을 촬영하다가 '거미집'을 먼저 끝내고 '너의 시간 속으로'에 매진했다. 3개월 정도 병행했던 것 같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미집'의 미도와 '너의 시간 속'의 준희와 민주는 다른 느낌이었다. 미도가 '뽕짝' 같은 사람이라면 준희와 민주는 '클래식'같은 느낌이 들었다. 배우로서 (두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공교롭게도 '너의 시간 속으로'의 공개시기와 '거미집'의 개봉일이 겹치기도 했다. 같은 시기에 두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게 된 전여빈은 "둘 다 저의 자식 같다. 제 품을 떠나 세상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가는 자식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희한한 마음이다. 복합적인 마음이라서 이 기분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이를 낳고 세상에 내보내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화려한 OST 라인업으로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멜로망스 김민석, 뉴진스, Lim Kim, 백아, Sondia, Kei(케이), 홍대광, 홍이삭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대세 보컬들이 ‘너의 시간 속으로’ OST 라인업을 완성했다.

전여빈은 "'네버엔딩 스토리', '벌써 1년' 등 '너의 시간 속으로'에 삽입곡들을 정말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도 좋아했던 노래들이다. OST가 풀린 날에 하루 종일 틀어놨다. 원작의 '라스트 댄스'가 한국 노래로 바뀌면 어떤 노래가 될까 궁금했었는데,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가 됐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이건 된다'라고 생각했다. 쾌재를 불렀다. 이 라인업이면 '끝났다'라고 생각했다. 자신 있게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다 싶더라"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누구보다 바쁜 하반기를 보내고 있는 전여빈. '너의 시간 속으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거미집' 홍보 일정을 이어나간다. '거미집' 외에도 개봉일 미정인 영화 '하얼빈'으로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매 작품이 도전이 아닌 게 없다. 지금도 연기해 나가는 과정이 처음 같다. 늘 '초행길' 같다. 40대를 지나 50대, 60대가 되어 노련함이 생긴다면 '조금은 산책하는 기분으로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지금은 그저 초행길이다. 긴장감도 있고 설렘과 기쁨이 늘 공존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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