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용없어 거짓말' 김소현, '쉼' 이후에 비로소 찾아온 '행복'[인터뷰]
- 입력 2023. 09.28. 16: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배우 김소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이란 공백기를 끝내고 시청자들과 만났다. 김소현에게 복귀작 '소용없어 거짓말'은 잠시 잊고 있었던 '일의 기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작품이 됐다.
김소현
"오랜만에 시청자들과 만났어요. 긴장도 많이 하고 떨렸죠. 그런데 생각보다 정말 감사하게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봤다'라고 이야기해 주시더라고요.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김소현은 "전작이 사극이었다. 차분한 역할을 주로 해서 '로코'나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다. '소용없어 거짓말'의 콘셉트를 봤을 때 그동안 안 해 본 설정이 있는 캐릭터더라. 정말 새롭게 느껴졌다. 팬분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저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신비로우면서도 센 느낌이 있는 캐릭터였는데, 그런 느낌을 많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서 기분 좋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소현은 극 중 목소리로 거짓말을 구별하는 능력을 지닌 라이어 헌터인 '목솔희'로 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목솔희의 '초능력'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없었을까.
"방송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짓말'이 들리는 게 어떻게 나올까 감이 잡히지 않더라고요. 연기를 할 때는 최대한 과장되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판타지' 장르라고 해서 과도하게 설정한다면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보이고 싶었고,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고갯짓이나 눈빛, 소소한 것들로 디테일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다행히 감독님도 원하시는 방향이 같아서 담백하게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실제로 목솔희처럼 거짓말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 것 같냐는 물음에는 "갖고 싶진 않다. 처음에는 사실 장점으로만 느껴졌다. '이 말이 진짜일까?' 사실 여부를 알고 싶을 때가 많지 않나(웃음). 그런데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피로도가 굉장히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목소희도 사회성이 결여된 인물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인간관계를 할 때 고립될 수 있단 생각이 들더라. (그런 능력에) 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됐다"라고 답했다.
김소현은 이번 작품에서 황민현과 처음으로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극 중 '도솔커플(김도하+목솔희)'은 애틋하면서도 설렘 가득한 쌍방구원서사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다.
"초반에는 극 중 목솔희와 김도하의 관계가 답답하고 어색한 느낌이 있었어요. 실제로 현장에서도 처음에는 그들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점점 극 중 캐릭터도꽁냥꽁냥하는 신들이 많아지면서 서로 편안해졌어요. 알고 보니 (황민현) 오빠가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더라고요(웃음). 현장에서 장난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 모습들이 화면에 그대로 담겼어요. 찐웃음도요. 함께 호흡하면서 정말 좋았어요."
그러면서 김소현은 그간 상대 배우 복이 있었다며 "(황민현을 포함해) 이렇게 다 멋있고 착한 분들을 만나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공백기를 가지게 된 이유와 그간의 근황도 전했다. 의도된 '쉼'이라기보다는 우연히 찾아온 '쉼'이라고 했다.
"일부러 쉬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소용없어 거짓말' 촬영이 밀리면서 시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졌죠. 처음에는 물론 불안하긴 했어요. 한 번도 쉬어보지 않았으니까요. '어떡하지?' 고민이 됐던 것 같아요. 막상 쉬면서 특별히 뭔가를 한 건 없어요. 여행을 다니지도 않았고요. 골프도 조금 배우고 학교도 다니고 소소한 일상을 보냈어요. 이렇게 온전히 쉰 적이 없어서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지만 '소소한 일상을 즐겨보자'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쉬었어요. 생각보다 잘 쉬어서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죠.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하다'라는 걸 알게 됐어요."
휴식을 취하면서 '일'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았다고. 김소현은 "기약 없는 쉼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불안감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되돌아봤을 때 오히려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힘든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이다. '잘해왔구나'라고 느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2008년 데뷔한 김소현은 잘 자란 아역배우의 표본으로 꼽힌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김소현을 '아역 배우' 이미지로만 바라보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로 나아가는 과정은 어땠을까.
"열아홉에서 스무 살로 넘어갈 때 많이 힘들다고 하던데, 저도 그때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왜 이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저 자신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기도 했죠. 배우로서 약간의 슬럼프가 왔던 것 같아요. 그때를 기점으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 더 편안해졌어요. 현장에서 급변하는 것들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지게 됐고, 배우로서도 성장하는 시간이지 않았나 싶어요."
김소현은 "다행히도 이제는 아역 이미지는 벗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셔도 괜찮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는 도중에 15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숫자를 생각 안 하고 살다 보니까 15주년에 뭔가를 해야지라고 생각해보진 않았다. 많은 분들이 15주년에 대해 물어봐주시더라. 그래서 '그동안 어땠나', '행복했나'라고 돌이켜보게 됐다. 그저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에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라고 답했다.
"요즘 정말 행복해요. 살면서 가장 고민이 없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특히 '소용없어 거짓말'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어요. 1등이라고 꼽을 정도로 정말 좋았던 현장이에요. '이런 행복 때문에 이 일을 해왔었지'라고 다시금 느끼게 됐어요. 원동력이 되어 준 작품입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해내가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이음해시태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