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하게 터지는 '30일'[씨네리뷰]
입력 2023. 10.02. 13:00:00

영화 \'30일\'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로맨스도 코미디도 모두 잡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묘한 매력의 '30일'의 웃음 디데이가 열린다.

영화 '30일'은 드디어 D-30,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코미디다.

지성과 외모 그리고 찌질함까지 타고난 정열과 능력과 커리어 그리고 똘기까지 타고난 나라. 상극의 매력이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두 사람. 로맨스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질려 버린다. '칼로 물 베기'가 아닌 진짜 칼부림이라도 날듯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다.


찢기고 뚫린 결혼 사진이 대변하듯 파국으로 치달은 정열과 나라는 결국 완벽한 남남이 되기로 한다. 법원에서도 서로를 물고 뜯느라 정신없는 두 사람은 30일간의 이혼 숙려 기간을 받고 집에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다. 완벽한 이별을 앞둔 이들에게 동반 기억상실이 찾아오면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2015년 영화 '스물' 이후 8년 만에 재회한 강하늘과 정소민이 청춘의 풋풋함을 벗고 한층 더 농익은 부부 호흡이 눈길을 끈다. 한 차례 호흡을 맞추며 신뢰가 쌓인 두 사람은 안정적으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오가는 열연이 돋보였다. 이들의 역대급 케미는 은퇴설을 유발할 정도.


여기에 조민수, 김선영, 윤경호, 송해나, 엄지윤 등 신선한 캐스팅 조합도 풍성한 재미를 선사했다. "코미디를 중점으로, 배우들의 캐릭터를 살리려고 했다"는 남대중 감독의 말처럼 이들의 코믹 연기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첫 코미디에 도전한 배우 조민수의 활약이 빛난다.

억지로 짜인 웃음보다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웃음이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과 케미가 빛을 발한다. 조금씩 비튼 상황과 대사 속에서 클리셰를 벗어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연휴의 마지막을 웃음으로 즐기고 싶다면 '30일'이 제격이다.

다만, 개연성이 부족하다. 이들이 왜 이별하고 재회하게 됐는지,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도 다소 급하게 그려져 아쉬움을 남기기도. 영화 '30일'은 10월 3일 개봉. 러닝타임은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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