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권상우, 연기 원동력 되어준 결핍 [인터뷰]
- 입력 2023. 10.04. 14:4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올해로 데뷔 23년 차 배우가 된 권상우. 멜로, 코믹, 액션 등 장르 구분 없이 모두 소화하는 권상우는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지칭했다. 자신의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하는 그다.
권상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한강'은 한강경찰대가 한강을 둘러싼 범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드라마다. 권상우는 극 중 한강을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강경찰 한두진 경사 역을 맡아, 코믹 액션의 베테랑다운 면모를 뽐냈다.
권상우는 한강경찰을 연기하고서 이전에 몰랐던 점들을 많이 알아가기도 했다고. 그는 한강경찰대와 직접 만나 대화를 하며 그들의 사명감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저희가 촬영 중에 입은 한강경찰 옷이 그동안 한강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제가 이 역할을 하고 난 후에 한강에 나가보니 똑같은 옷을 입고 실제로 일하는 한강경찰들이나 순찰함이 눈에 들어오더라. 한강경찰 분들이나 바지선에서 작업하는 분들을 만나 대화를 해봤더니,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분들이 정말 많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한강경찰은 그런 업무도 모두 하고 있고, 한강에 오는 시민들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업무까지 해서 정말 많은 일을 한다. 또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일도 한다. 얼마 전에 다큐멘터리에서 한강경찰이 사고로 돌아가신 것도 봤는데, 정말 그렇게 자기 목숨을 걸고, 사명감 있게 하는 일이다. 그런 직업에 대한 숭고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앞서 여러 작품에서 경찰을 연기했던 권상우, 하지만 한강경찰은 처음이었다. 그는 '한강'에서 경찰 연기에 차별점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한강경찰은 조금 더 생활 밀착형이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희원이 형과 함께 날선 캐릭터보다는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체중 조절도 따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범죄자를 만났을 때는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범인을 쫓는 모습도 함께 담고 싶었다. 시청자분들에게 어떻게 좀 더 호감적인 캐릭터로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앞섰고, 드라마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
권상우는 김희원, 배다빈, 신현승과 한강경찰대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특히 가장 많은 '케미'를 보여줬던 김희원과는 '신의 한 수: 귀수편'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희원이 형은 이미 한 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평소에도 종종 연락했다. 특히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희원이 형의 캐스팅이 저한테도 되게 큰 부분이었다. 그리고 다빈이랑 현승이는 어쨌든 나이 어린 배우다 보니 사실은 저희가 좀 어려웠을 것 같다. 현승이는 조용한 성격이고 내성적인 편이다. 현장에서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더라. 제 옛날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리딩 때 보고서 첫 촬영 때 봤는데 체중 감량을 많이 해서 오고, 나름대로 되게 준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도나희 역할의 배다빈과의 러브라인도 눈길을 끌었다. 권상우는 실제로는 17살 연하인 배다빈에게 극 중 짝사랑을 받는 역할로 그려졌다.
"연기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 여자 배우들과의 나이차가 어쩔 수 없이 많이 난다. 하지만 저도 당연히 그 캐릭터에 맞춰서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 나이차가 많이 난다고 해도, 시청자들한테 어색하지 않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지금 미국에 와있는 동안도 금주를 하고 있다.(웃음)"
장르가 코믹 액션인 만큼 '한강'에서는 권상우의 화려한 액션 신들도 자주 등장했다. 특히 한강경찰대를 소재로 한 만큼 그는 수영, 잠수 등 고난도 수중 액션까지 소화해냈다.
"수영을 따로 배워본 적은 없는데 제가 물을 안 무서워한다. 그래서 잠수 같은 것도 즐겁고 두려움도 없었다. 물 속에서 참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한 컷을 위해 여러 번 물 안에 들어갔다 나오기도 했다. 그런 작업들이 성취감도 있어서 즐겁게 촬영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또 수중 신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이번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권상우는 '한강'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추위'를 꼽았다. 그는 "원래는 항상 모든 작품이 제때 들어가기보다는 좀 늦게 들어간다. 그래서 저희가 추운 겨울에 촬영을 한 게 많았다. 물도 춥고, 달리는 보트도 춥고, 추위와의 싸움이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강'이 공개되기 직전,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무빙'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대해 권상우는 "우리나라 작품을 전 세계인들이 보고 사랑해준다는 건 정말 긍정적인 요소"라며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무빙'이라는 좋은 작품으로 주목 받아 정말 좋다. '한강'도 '무빙'의 뒤를 이어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아 디즈니플러스에 볼 만한 작품이 많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강'이 또 다른 기획으로 좀 더 긴 에피소드가 나와도 좋을 것 같다"며 시즌2를 향한 바람을 드러냈다.
올해로 23년 차 배우가 됐지만, 그에게도 아직 흥행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매 작품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부담과 함께 촬영에 임하는 그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늘 있다. 사실 매 작품마다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싶은 생각이다. 하지만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또 외면 받는 작품을 할 때도 있다. 그리고 수치를 따졌을 때 잘 된 작품, 안 된 작품이 나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중에 칭찬을 많이 해 주시는 작품도 있더라. 그렇기 때문에 모든 작품이 다 제게는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매 작품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찍으려고 하고 있다."
권상우는 '한강'의 친근함과 닮은 배우가 되고 싶다. 그는 다양한 작품으로 늘 시청자 가까이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권상우라는 배우가 항상 끊임없이 작품으로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한강'이 어떻게 보면 좀 편안한 옆집 아저씨, 옆집 형 같고, 친근하다. '한강'처럼 항상 옆에서 다양한 장르로 인사드리고, 잊혀지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쉼없이 연기를 이어오고 있는 권상우. 하지만 아직도 그는 스스로에게 부족함이 많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 연기를 이어올 수 있던 원동력은 바로 그 결핍이었다.
"스스로가 생각할 때는 아직도 결핍이 좀 많은 것 같고, 배우 권상우는 좀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 많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좀 더 부지런하게 작품을 찾아서 활동을 한다. 과거엔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도, 인기상도 받았지만 최근엔 시상식에 안 가본 지 오래된 것 같다. 물론 상에 연연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열심히 잘 활동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한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고, 잘하는 장르를 만나서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 같다. 아직 그런 도전의 연속이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