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은 낡아버린 ‘화사한 그녀’ [씨네리뷰]
- 입력 2023. 10.11.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혼까지 끌어 모았지만 웃음 실종이다. 배우 엄정화의 고군분투만 남아버린 영화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다.
'화사한 그녀'
작전 브로커 조루즈(박호산)는 지혜(엄정화)에게 일생일대 마지막 인생 역전 기회인 600억 초대형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지혜는 스타일과 머릿결, 말투까지 달라지는 화려한 변장술의 달인이자 ‘화려한 꾼’이다.
지혜는 이 프로젝트의 실체가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지혜는 자신의 딸이자 작전 파트너인 주영(방민아)과 함께 완규(송새벽)에게 접근한다. ‘억’ 소리 나는 마지막 화사한 작전을 성공할 수 있을까.
‘화사한 그녀’는 화사한 기술이 주 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 영화다. 배우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주연의 ‘스파이’(2013)로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자신만의 코미디를 만들어낸 이승준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내놓은 코미디 장르다.
그러나 10년이란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이것이 개그’라며 보여주는 장면들과 대사들은 2023년 개봉작답지 못한 낡고, 녹슨 코미디다. 허술한 팀플레이, 올드한 개그 코드들이 삐걱거리며 121분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산만하고, 늘어지는 전개 또한 흥미를 떨어뜨린다. 기발하지도, 세련되지도 않은 기시감 드는 스토리가 긴장감 없이 흘러가기에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은 배가된다. 케이퍼 무비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의 팀플레이나 티키타카 또한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을 더한다.
웃음이 실종된 이야기지만 배우들의 열연은 돋보인다.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엄정화는 화사하고, 화려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팔색조 매력을 발산한다. 다양한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엄정화 외 송새벽, 방민아, 박호산도 제몫을 해낸다. 송새벽은 관종남과 순정남을 오가는 엉뚱미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방민아는 물 흐르듯 능청스러운 연기를 소화해내며 박호산은 연기 변신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오늘(11일) 개봉되는 ‘화사한 그녀’는 송중기 주연의 ‘화란’(감독 김창훈)과 맞붙는다. 올해 초 드라마 ‘닥터 차정숙’과 예능프로그램 ‘댄스가수 유랑단’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멀티엔터테이너 엄정화가 하반기도 흥행 연타를 날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은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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