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그녀’ 엄정화, 전성기는 ‘ing’ [인터뷰]
입력 2023. 10.13. 07:00:00

'화사한 그녀' 엄정화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다시 맞은 전성기다. 1993년 데뷔 후 가수로서, 배우로서, 연예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는 엄정화.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 중인 엄정화가 제3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엄정화는 영화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 개봉을 앞두고 설레고, 긴장되는 소감을 전했다.

“처음 편집본을 봤을 땐 음악이 없는 상태였어요. 편집이 조금 더 타이트하게 되면 좋을 수 있겠다는 의견을 나눴죠. 이후 기자 시사 때는 너무 긴장했어요. 음악이랑 모든 걸 집중해서 보느라 어지럽더라고요. VIP 시사 때는 관객들이 웃어주니까 마음이 놓였어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화사한 그녀’는 화사한 기술이 주 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엄정화)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 영화다. 엄정화는 극중 늘 허탕만 치지만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는 작전꾼 지혜 역을 맡았다.

“‘차정숙’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화사한 그녀’ 먼저 들어가게 됐어요. ‘화사한 그녀’는 진짜 재밌게만 만들어지면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영화라 생각해 선택하게 됐죠. 코로나19 중간에 촬영하게 됐는데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촬영장에 갈 수 있어 좋았어요. 긴장도 됐지만 모두 같은 마음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작품이죠.”



엄정화는 자신을 믿고 티켓을 구매하는 관객들을 위해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제가 메인이 되어서 움직이는 영화가 많았어요. 너무 감사하게도 결과도 좋게 이어졌죠. 저를 믿고 있는 관객도 계신 것 같아요.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 되어야할 텐데 말이죠. 기자 시사 때도 그렇고, 긴장했던 것도 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관객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드는 두려움 같은 거죠.”

엄정화는 2002년 개봉한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댄싱퀸’ ‘몽타주’ ‘해운대’ ‘오케이 마담’ 등 작품을 통해 액션, 멜로, 코미디, 스릴러, 재난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저에게 계속 주어졌기 때문에 해온 게 있어요. 영화 필모를 보면 거의 입봉작 감독님이 많아요. 제가 끌고 가야하는 영화들이 많았죠. 그런데 감사하게도 영화들이 나쁘지 않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던 느낌이죠. 또 그만큼 관객들이 좋아해주셨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감독님 때문에 변화하는 작품도 기다려지는 지점인데 제가 풀어내는 게 아니라, 감독님이 만들어주는 배우의 색깔이 앞으로는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엄정화는 연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가수로서도 큰 사랑을 받은 바. ‘배반의 장미’ ‘포이즌(Poison)’ ‘페스티벌(FESTIVAL)’ ‘디스코(D.I.S.C.O)’ 등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한국의 마돈나’ ‘가요계 디바’로 불렸다. 그러나 두 개의 활동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가수는 가수만 해야 하고, 배우는 배우만 해야 하는 고정관념을 깨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찾기도 어렵고요. 그런데 지금은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기가 편해졌고, 사람들도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제가 해왔던 게 있었기에 후배들도 저에 대해 표현해주는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이 기쁘고, 고마워요.”



올해로 배우와 가수로 각각 데뷔 31주년과 30주년을 맞이한 엄정화. 그런 그에게 지치고, 힘든 순간이 있진 않았을까.

“계속 해올 수 있게 일이 주어졌어요. 두렵고, 막막하기도 했던 시절이 많았지만 할 수 있게 무대가 줘졌고, 또 그 마음을 접지 않아서인 것 같죠. ‘서른이 넘었으니 발라드만 불러야지, 나이가 들었으니 노래는 그만하고 연기만 해야지’ 그러지 않았던 게 큰 이유가 됐죠. (활동을) 접는 것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식지 않는 열정의 비결도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이겨내고 싶을 때가 있어요. 제 마음이 멈추고 싶지 않은데 무엇 때문에 멈추면 나중에 돌아갔을 때 슬플 것 같더라고요. 여전히 내가 이걸 너무 사랑하니까, 그래서 시도했던 것 같아요. 나이나 인기를 떠나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해내고 싶으니까 마음이 따라오는 거죠.”

2023년은 ‘엄정화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품과 음악 활동을 이어가며 ‘역시 엄정화’를 증명해내고 있는 것. 인생에서 가장 화사한 한 해를 맞은 엄정화. 그의 전성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

“저에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나문희, 고두심, 윤여정 선배님, 그리고 해외의 메릴 스트립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존재감을 보여주잖아요. 작품 안에서 누구보다 멋지게 해내시죠. 그게 저의 꿈이에요. 꿈이 연장돼서 후배들도 저를 보고 갈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이 되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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