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경남 통영, 아귀찜·문어 샌드위치→다찌 한상
입력 2023. 10.14. 19:10:00

'동네 한바퀴'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동네 한바퀴'가 경남 통영으로 떠난다.

14일 오후 방송되는 KBS1 '동네 한바퀴' 240화는 '가고파라 남쪽바다 - 경남 통영' 편으로 꾸며진다.

통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 도시다. 매일 새벽 경매가 열리는 어판장에는 통영의 청정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어들이 모이고, 다시 통영의 대표 어시장, 중앙전통시장으로 옮겨지는데. 특히 갓 잡아 온 활어를 즉석에서 횟감으로 떠주는 활어 시장은 어촌 동네만의 활기와 인심은 물론 풍요로운 통영 바다를 눈과 입으로 즐기기에 충분하다. 동네 지기 이만기는 중앙전통시장에서 팔딱팔딱 생동하는 동네 한 바퀴 240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 굴 마을 박신(剝身)장 어머니들의 억척 인생

굴 껍데기가 산처럼 쌓인 용남면 내포마을의 한 박신장. 새벽 4시부터 작업을 시작한 50여 명의 어머니들이 굴을 까느라 여념이 없다. 작은 무쇠 칼로 단숨에 알맹이를 떼어내는 데 고작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청춘 보내고, 손주들 용돈벌이하느라 노후도 반납한 어머니들. 억센 발음 탓에 굴을 '꿀'이라 부르는 것처럼, 박신장 어머니들의 꿀 같은 모정을 만나본다.

◆ 문화예술의 향기 덧입은 오래된 동네, 봉수골

통영반도에서 다리 건너, 가장 큰 섬인 미륵도로 들어선 이만기. 길 양옆으로 늘어선 벚나무들이 반갑게 맞아주는 봉수골로 향한다. 미륵산 봉수대 가는 길목에 있어, 봉수골이 된 동네는 미용실, 목욕탕, 구멍가게 등 옛 동네의 정겨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통영에 매료된 젊은 층의 사람들이 낡은 구옥을 개조해 새로운 문화예술의 향기를 덧입히고 있는 것. 박경리, 윤이상, 전혁림 등 수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예향의 역사를 오늘의 이야기로 이어가고 있단다. 예술과 낭만이 흐르는 봉수골 골목을 거닐어 본다.

◆ 영원한 짝꿍! 봉수골 아귀찜 자매

미륵산 등산로이기도 한 봉수골의 10여 곳의 찜 가게 중에서도 당산나무 옆에 자매가 운영하는 가게는 찜 골목 원조 격. 26년 전 아귀찜으로 메뉴를 바꿔 지금까지 꾸려오고 있단다.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평생 남편의 '껌딱지'로 살던 언니 미애 씨에게 말할 수 없는 충격이자 슬픔. 그런 미애 씨의 지난 세월을 곁에서 지켜준 이가 바로 동생 미금 씨.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 영원한 짝꿍이 된 자매의 우애를 느껴본다.

◆ 인생의 희로애락을 수놓는 누비 자수 어머니

통영은 임진왜란 때 군수품과 진상품을 제작하는 공방들이 많았단다. 갓, 소반, 나전칠기 등 통영만의 전통 공예가 발달한 것도 이때부터였던 것. 누비 역시, 통제영과 함께 400년을 내려온 공예품. 집마다 들여놓은 재봉틀로 이불, 보료, 한복 등을 누벼 그 위의 자수까지 놓으면 전국으로 불티나게 팔렸단다. 서피랑으로 가는 계단참에서 밤이면 재봉틀 드르륵 소리만 났다는 누비 동네로 시집와, 40여 년째 자수를 놓고 있는 김희숙 씨를 만난다.

◆ 충무김밥 들고 동피랑 가는 길

육지가 바다를 꼭 끌어안은 듯 아늑한 항구, 강구안에서 통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향토음식, 충무김밥을 사 들고 중앙시장 뒤편의 언덕마을로 향한다. 십여 년 전 벽화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명소가 된 곳이다. 좁고 가파른 골목을 지나, 꼭대기에 있는 동포루까지 오른 동네 지기, 이만기. 호수처럼 잔잔한 통영 바다를 감상하며, 경치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라는 충무김밥 한 입! 파란 가을하늘 아래, 눈과 입이 즐거운 통영에서의 피크닉을 만끽한다.

◆ 알로하! 문어 샌드위치 만드는 훌라댄스 세 모녀

산양읍 영운리, 조그마한 해수욕장에서 훌라댄스 수업이 한창인 무리를 발견한다. 알고 보니, 수업을 지도하는 선생님과 가장 열성인 모범생 회원,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 한 분이 한 가족이란다. 8년 전, 언니인 희진 씨가 하룻밤 사이에 남편을 과로사로 잃고 정착한 곳이 통영이다.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어머니와 유학 생활을 접어야 했던 여동생. 가족의 따뜻한 위로 덕분에 다시 일어나 브런치 카페를 하는 희진 씨. 그녀가 만든 문어 오픈 샌드위치를 먹으며, 새 희망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는 세 모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조각배 함께 타고 55년을 해로한 오비도 노부부

생김새가 까마귀가 나는 모습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섬, 오비도(烏飛島). 바지락 캐고 문어 잡으며 소일거리 하는 어르신들 서른여 가구가 해안을 따라 다문다문 살고 계신다. 뭍이 지척이지만, 오랫동안 정기선도 다니지 않았던 궁벽한 섬마을, 오비도. 이곳에서 반백 년 금슬 좋게 살아온 노부부를 만난다. 55년 전, 백년가약을 맺고 5남매 낳고 기르는 동안 굴, 홍합 양식에 장어와 문어잡이 등 안 해본 일이 없단다. 해 질 무렵 가장 붉은 노을처럼,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오비도 노부부의 황혼 로맨스를 들어본다.

◆ 통영 바다 한 상, '다찌'를 아시나요?

중앙시장 인근 시내를 걷던 동네 지기 이만기, '다찌'라는 이름이 붙은 가게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는 거리로 들어선다. '다찌'는 통영의 독특한 음주 문화로, 술을 주문하면 주인이 재량대로 해산물 안주를 계속 내오는 한 상을 의미한다. 일본 선술집을 뜻하는 일본어 다찌노미(立飲み)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며, 일제강점기 당시 어부들이 술값만 내면 그날그날 바다 상황에 따라 수급된 싱싱한 수산물로 안주로 내줬던 것이 점점 격식화돼 오늘날의 ‘다찌’집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제철 생선회를 시작으로 무침, 구이, 조림 그리고 탕까지 20여 가지 해산물 요리가 나오는 '다찌'. 제철 식재료와 고유의 조리법이 만난 통영의 음식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 통영 바다를 통째로 옮겨놓은 한 상, '다찌' 만찬을 즐겨본다.

'동네 한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1 '동네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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