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3대 모녀 수구레국밥→연잎 백숙, 대구광역시行
입력 2023. 10.21. 19:10:00

'동네 한 바퀴'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문화관광의 본향, 대구광역시로 떠나본다.

21일 오후 KBS1 ‘동네 한 바퀴’에서는 삼삼하게 스며들다 - 대구광역시 편이 방송된다.

달성토성 옆 달성토성마을엔 미로 같은 골목마다 꽃이 만발이다. 알고 보니 이 동네 주민들이 꾸민 개인 정원만 60곳. 뻥튀기 정원, 복례 정원, 욕쟁이 정원, 미니 정원. 이름만큼 꽃도 겹치는 일 없이 다양하다.

과거 피란민 거주지로 시작돼 문화재 개발 제한 구역으로 낙후됐던 동네는 새바람이 절실했다는데. 어느 날 누군가 우연히 내놓은 화분 하나를 시작으로 하나둘 시작된 화분 대잔치!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꾸미게 된 정원은 마을의 자랑이자 주민들의 자부심이 됐다. 가을꽃으로 물들어가는 달성토성마을의 골목을 걸어본다.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북성로 공구 골목. 한강 이남 최대 공구 골목으로 100년의 역사를 이어왔지만, 이곳을 지키던 장인들이 하나둘 사라지며 골목은 서서히 쇠퇴 중이다. 하지만 이 스러져가는 골목을 살려보겠다며 호기롭게 들어온 청년이 있었으니, 현석 씨는 독특한 이 골목에 빠져 6년 전부터 일명 ‘공구빵’이라는 마들렌을 굽고 있다. 엉뚱하지만 진지한 청년 빵집의 미래를 잠시 엿본다.

팔공산 아랫마을을 걷다가 흙집 앞 유약을 만드는 부부를 만난다. 직접 채취한 자연의 재료로 도자기를 굽는다며 세상 어디서도 보기 힘든 특별한 달항아리라 자부하는 남편. 그를 따라 들어간 집엔 사방에 ‘우주 항아리’가 가득한데. 마치 달의 표면처럼 울퉁불퉁한 질감, 허나 옆에서 바라보는 아내의 표정은 해탈 그 자체다. 그를 따라 20대 창창한 나이에 팔공산으로 들어와 34년간 남편의 개인 운전사로, 작품 보조로 활약(?)했다는 아내. 그래도 남편의 달항아리 하나 믿고 여태 옆을 지킨다는 아내의 진심은 사랑일까, 소망일까.

그 옛날 서당이 줄을 이었다는 연암산 언덕배기 서당골 골목을 오른다. 때마침 국궁 훈련이 한창인 아이들을 만나 서원에 온 연유를 물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싶었다는 의외의 답변. 사실 유서 깊은 서원은 그저 한 발짝 멀리 떨어져 바라보기만 할 뿐. 배움터로 활용되긴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 누구나 언제든 오가고 머물 수 있어 그 가치가 더해진다는 구암서원에서 등불 같은 깨달음을 얻어 본다.

달성군 현풍읍에 위치한 현풍도깨비시장은 백 년의 세월을 굳건히 건너온 지역 대표 전통시장이다. 이곳에서는 ‘도깨비 국밥 골목’이 자리하는데, 어째 간판마다 보이는 건 수구레국밥? 오래전 우시장이 가까웠던 현풍장에서는 당시 먹지 않고 버리던 소가죽 아래 피하지방, 수구레를 얻기 쉬웠단다. 수구레 골목이 형성되기 전부터 60년 넘게 수구레국밥을 만들어 온 1대 주인, 변계수 어르신 역시 평생 소고기 한번 푸지게 먹고 싶어 이 메뉴를 고수했다는데. 이 자리에서 수구레를 써는 어르신과 맏딸, 첫째 외손녀. 이들에게 수구레국밥은 시대 불문 변치 않는 영혼의 한 끼다.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엔 ‘옥연지’라 불리는 농업용 저수지가 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두 배에 이른다는 아름다운 호수는 현재 국민 MC 송해 선생을 기린 ‘송해공원’으로 단장돼 연간 7~80만 명이 오가는 국민 관광지로 거듭나는 중이다. 송해 선생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붙인 태극 문양의 백세교를 걸으며 그리운 송해 선생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커피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기후 특성상 우리나라에서 커피 원두를 생산하기엔 힘들어 실제로 전국의 커피 농장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지만, 성공 확률은 높지 않다.

대구에선 현재 단 하나의 커피 농장이 있는데 이곳을 3년째 이끄는 이는 28살의 청년 농부 김고헌 씨다.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그는 부모님이 물려준 고향 땅에 2천 5백 그루의 커피나무를 갖고 온 삼촌 때문에 주말마다 커피나무를 돌보다 이젠 아예 ‘전업 농부’로 변신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처럼 함께 살아온 삼촌과 티격태격 다투면서도 대구산 커피를 생산해내려는 그 꿈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픔을 딛고 더 밝은 세상으로 한 걸음 나아가는 청년의 농업 성장기를 함께 해본다.

천연기념물 1호 측백나무 숲이 있는 한적한 산촌 동네를 걷다 연잎을 말리는 여인을 발견한다. 직접 딴 연잎으로 2대째 백숙을 끓인다는 신자경 씨는 시아버지 곁을 지키며 자식보다 애틋한 정을 쌓아갔다.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지난한 가게 일을 손에서 놓으려 했지만, 그때마다 떠오른 시아버지의 말 한마디, 일상 속 사소한 추억 때문에 여태껏 연잎 백숙을 끓이고 있단다. 매 순간 함께 할 수 있어 최고의 유산을 받은 것 같다는 부부의 일상을 만나본다.

천삼백 리 낙동강변을 내려다보는 도동서원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구의 보물. 입구엔 400년 은행나무가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지탱하고 있다. 병해충에 강하고 지식과 장수, 행운과 부를 상징하는 황금 은행나무를 보며 대구에서의 알찬 여정을 마무리한다.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