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타이밍 '이두나!', 수지가 궁금하다면 기어코 완주를[OTT리뷰]
입력 2023. 10.25. 10:30:00

이두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타이밍이 좋다.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계절에 어울리는 '청춘 로맨스물'이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불쑥 찾아온 '이두나!'다.

지난 20일 전편 공개된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하고 은퇴한 두나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두나!'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청춘 로맨스물이다. SF적 요소나 미스터리 요소 등 복잡한 설정들이 없는 청춘 로맨스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인물들의 감정 묘사에 중점을 둔다. 물론, '아이돌 출신 하우스 메이트와의 로맨스'라는 판타지스러운 설정이 있긴 하지만 완전히 비현실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총 9부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주인공 두나(수지)와 원준(양세종)의 연애의 시작과 연인들의 현실적인 '깨붙'(깨지고 붙는) 과정을 담아낸다. 원작에서는 주로 원준의 시선으로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원준에게 이입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두 사람의 세계에 스며들게 든다. 대표적인 '정주행' 인기 웹툰답게 엄청난 몰입감을 준다.

하지만 드라마 '이두나!'는 한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보기는 힘들다. 초반의 원준의 감정 변화를 읽기도 힘들고, 속을 알 수 없는 두나의 감정을 따라가는 건 더더욱 어렵다. 초반부 두 인물의 감정선이 제대로 와닿지 않다 보니 급물살을 타는 러브라인이 갑작스럽다는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결말까지 포함된 요약 영상을 보는 등 콘텐츠를 '시성비'(시간을 가성비 있게 쓰는 형태)있게 소비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9부작인 '이두나!'를 '중도 하차' 없이 끝까지 볼 수 있을까도 의문이다. 전편이 모두 공개됐지만 하루만에 다 '몰아보'기에도 다소 적합하지 않다. 어떤 굵직한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다 보니 흡인력이 부족하다. 평소 로맨스물을 즐기지 않는 이들이라면 지루하거나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전편을 한 번에 공개하는 게 아니라 에피소드 공개 방식을 기존과는 다르게 선택했다면 '기다리는 설렘이라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중도 하차'를 하지 않고 끝까지 봐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수지가 '큰 그림'으로 그려놓은 '이두나'를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는 완주를 해야 한다. 수지는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 완벽한 비주얼로 살아 숨쉰다. '수지 화보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황홀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전작과는 또 다른 연기 변신을 보는 즐거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감정의 폭이 큰 인물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다채롭게 표현해냈다. 괜히 '이두나!'를 두고 '수지의, 수지에 의한, 수지를 위한 드라마'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다.

수지와 마찬가지로 순수한 연하남 원준을 연기한 양세종 역시 원작의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통해 독보적인 연하남 캐릭터를 보여줬던 양세종은 '기시감이 들 수도 있겠다'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비주얼 합이 좋은 두 사람의 힘일까. 공개 후 원작 팬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캐스팅이 '신의 한 수'이기도 했지만, 원작의 팬들과 원작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려고 한 노력도 한몫했다. 원작 팬에게는 색다름을, 처음 접하는 시청자에게는 조금 더 주인공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각색해 시청자의 유입을 도왔다.

먼저, 등장인물들을 원작과는 나이 등을 다르게 설정해 새로운 관계성을 보여준다. 원준의 첫사랑인 누나 김진주(하영)는 동갑내기 친구로 바뀌었고, 원준의 소개팅녀이자 결말의 핵심 인물인 최이라(박세완)는 원작에 없는 캐릭터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원작과 달리 최이라는 셰어하우스 멤버 중 한 명인 구정훈(김도완)과 러브라인을 이룬다.

때문에 원준과 러브라인으로 얽히는 인물들이 단순 축소돼 원준, 두나, 진주의 삼각관계에 중점을 둔다. 후반부에는 두나가 소속되어 있던 엔터테인먼트의 실장인 박인욱(이진욱)과 두나의 관계를 원작에 비해 조금 더 부각한다. 두나와 인욱의 오묘한 관계가 살면서 다소 밋밋했던 전개에 긴장감을 유발한다. 짧은 분량에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 준 이진욱은 '특별출연'의 좋은 예다.



결말은 원작과 완전히 다르다. 원작에서는 사랑했던 사이인 원준과 두나의 끝맺음을 차근차근 보여줬지만,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말끔히 매듭짓지 않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다. 이에 '시즌2를 염두에 둔 결말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두나!'가 시즌2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타이밍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이두나!'는 공개 직후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공개 첫 주에 TV-OTT 통합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에 올랐다. 주인공 수지와 양세종 역시 출연자 화제성 부문 3위와 6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순위도 순탄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23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두나!'는 TV쇼 부문 글로벌 부문에서 6위에 랭크됐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카타르,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9개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과연 '이두나!'는 '굿타이밍'을 절호의 찬스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좋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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