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용기가 된 유승호, 날 것 그대로의 '거래'[인터뷰]
입력 2023. 10.26. 08:00:00

유승호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데뷔 24년 차 배우 유승호가 '거래'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거친 현실에서 방황하는 캐릭터를 자신에게 그대로 입혀 날 것의 연기를 완성했다.

'거래'(극본 홍종성, 연출 이정곤)는 어제의 친구, 오늘의 인질, 내일의 공범. 순간의 선택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가 된 100억 납치 스릴러다. 유승호가 연기한 이준성은 납치극의 키를 준 핵심 인물이다.

유승호는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소재에 대해 관심이 많이 갔다. 이 말도 안 되는 납치극이 어떻게 끝날지 궁금했다"며 "'낫 아웃'을 먼저 보고 감독님을 뵀었는데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가면 좋을 거 같았다. 세 남자의 결말도 궁금했고 두 작품이 만나면 흥미로울 거 같았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거래'는 유승호의 도전이기도 했다.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힌 20대 청년의 거친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욕설과 흡연까지 감행했다. 캐릭터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고 고민이 많았다.


그는 "부담이 아예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부담보다도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나 분위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컸었던 거 같다. 새로운 것을 보여줬을 때 반응이 좋으면 희열이 있지 않나.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며 "준성이는 애초에 선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렸다. 친구들 사이에서 하는 욕과 행동 등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편안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대를 전역하면서 남자들은 '잘 살자'라고 큰 다짐을 한다. 그런데 현실이라는 큰 벽에 부딪힌다. 그때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순간이 오는데, 준성이는 재효가 납치극을 하자고 했을 때 반대한다. '(민우를) 놔주면 아무 일도 없게 해달라'는 말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준성이를 잘 나타내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승호는 "많은 노력 속에 탄생한 캐릭터"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적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웠기도 했지만 중재하면서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납치라는 소재의 드라마지만 진행이 안 되면 흥미가 떨어질까 봐 걱정했다. 재밌게 잘 그리는 것도 드라마에서 중요한 역인데 준성이의 행동을 잘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유승호에게 이번 현장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함께 호흡한 김동휘, 유수빈 배우도 한몫했다. 그는 "워낙 재밌는 현장이었다. 유수빈 배우가 웃음이 정말 많다. 어리바리한 재효와 준성의 납치극을 보면서 웃음을 터트리곤 했다. 연기 호흡이 정말 좋았다. 김동휘는 나보다 어리지만 정말 잘하더라. 소화하기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대단하다. 민첩하고 똑똑한 배우"라며 "유수빈은 형이기도 하고 연극 등 다양한 경험이 있어서 워낙 잘하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거래'는 유승호에게 첫 OTT 작품인 동시에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이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그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욕이나 흡연도 작품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OTT가 아니었다면 제약이 있었을 거 같다. 아이디어를 내고 자유롭게 연기하는 것 역시 OTT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며 "극장에서 상영하게 됐는데, 무대 앞에 앉아 있는 것도 오랜만이라 떨렸다. 신기했고 값진 경험을 많이 해서 내년에 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유승호는 2000년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해 영화 '집으로', '마음이' 등 아역 시절부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선한 이미지의 그는 거칠고 반항적인 캐릭터는 처음 연기했다. 또 30대를 맞은 후 첫 작품이라 마음가짐과 태도가 남달랐다.


그는 "준성이라는 인물을 더 씌우려고 했다. 이전에는 공감하고 이해하는 정도에 그쳤다면 이 사람에 더 쓰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완벽하게 선배님들처럼 했는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이걸 나만의 방법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 남동생'으로 불리며 아역 배우에서 어엿한 성인 배우로 성장한 그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그는 "어렸을 때는 성인만 되면 해소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다 보니 인생에서 중요한 숙제가 된 거 같다. 언제 풀리고 해소될지 모르겠지만 해낼 거라 생각한다. 해볼 거다"라고 다짐했다.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한 그는 거취도 달라졌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로 옮긴 그는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싶었고 변화도 일으켜 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자체 콘텐츠 등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많이 긴장하게 되면서 피하고 했지만 그게 정답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의미로 '거래'는 그에게 큰 용기가 된 작품이 됐다. 유승호는 "저에게 맡겨졌다는 자체가 감사하다. 큰 용기를 준 작품이 됐다. 그 시작점이 '거래'였고 모든 것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것 투성이다. 처음 하는 것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나. '거래'가 그렇게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웨이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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