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 '최악의 악'으로 보여준 두 얼굴[인터뷰]
입력 2023. 11.01. 07:00:00

위하준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위하준은 선악을 넘나든다. 달달한 눈빛으로 설레게 하다가도 살벌한 모습으로 등장해 전작을 완벽히 지워낸다. '최악의 악'은 위하준의 두 얼굴을 모두 담아냈다.

'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준모'(지창욱)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다. 위하준은 강남 연합 조직 보스 정기철로 분했다.

위하준에게 느와르는 로망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느와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젊은 배우들이 느와르 장르에 나오는 게 쉽지 않기에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대본을 봤을 땐 뻔한 소재로 보일까봐 걱정됐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으로 가면서 변화하는 인물들의 감정과 이야기가 메인이어서 새롭더라. 새로운 느낌의 느와르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한중일 마약 유통의 중심에 있는 정기철은 잔인한 짓도 서슴지 않는 조직의 보스다. 보스로서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위하준에게 기철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실제 촬영 현장에서는 제가 가장 막내였다. 제작사가 느와르 명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고, 가장 막내인 제가 조직의 보스를 맡다 보니 부담이 정말 컸다. 세게 나간다고 무조건 임팩트가 강할 것 같지 않아서 차갑고 냉정해 보이려고 했다. 이 인물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만들어야 오히려 아우라나 무게감을 줄 수 있는 것 같았다. 세게 감정을 갈 수 있는 부분도 줄여가면서 최대한 침착하고 냉정하게 연기했다. 다른 캐릭터들이 워낙 강한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저는 이런 부분에 더 중점을 뒀다."

감정선이 중요했던 기철을 연기하기 위해 위하준은 체중 변화에도 신경 썼다. 그는 "처음에는 중압감을 주고자 약 6kg를 증량한 상태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그리고 작품에서 뒤로 갈수록 피폐해지고 감정이 무너지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그때는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해서 다시 9kg가량을 감량했다"고 털어놨다.



촬영장의 막내였던 위하준은 다른 배우들을 통해 배운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던 지창욱은 큰 도움을 줬다고. 작품에서 조직의 보스와 일원으로 만난 두 사람은 '최악의 악'을 통해 처음 만났다.

"호흡은 정말 좋았다. 형의 연기를 봤을 때 정말 놀라웠다. 정말 형들의 연기를 배우면서 봤던 것 같다. 아무래도 보스다 보니 제가 묵묵히 지켜보는 신들이 많았다. 그래서 속으로 감탄하면서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순간 몰입해서 내 연기를 못 했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그분들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 그리고 창욱이 형이 가진 긍정 에너지, 배우로서의 태도, 마인드 등도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거기서 얻은 에너지를 이제 제가 주변 친구들에게 주고 있는 것 같다."

'사약 케미'를 보여준 임세미와는 어땠을까. 기철은 첫사랑 의정(임세미) 앞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조직에서의 기철은 냉철한 모습이었다면, 의정 앞에서는 순수한 '인간' 정기철이 된다.

"의정에 대한 감정만큼은 가장 솔직하고 순수해 보이고 싶었다. 기철도 처음엔 의정을 의심해서 이것저것 알아보지만, 그 과정에서도 속으면서 믿음이 더 커진다. 그래서 보스로서의 정기철은 감정을 숨기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의정에게는 정말 솔직해진다. 제가 의정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쉬웠지만, 오히려 세미 누나가 감정 표현이 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하면서 감정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임세미와의 키스신이었다. 위하준은 데뷔 후 첫 키스신을 '최악의 악'에서 맞게 됐다.

"기철이 너무 듣고 싶었던 말을 듣고서 의정을 향한 감정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신이다. 해보지 않은 연기다 보니 정말 긴장됐다. 제가 어색하면 좋은 그림이 안 나올 것 같았다. 세미 누나가 워낙 편하기도 하고, 잘 챙겨주니까 다행히 잘 찍을 수 있었다. 작품 특성상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은 될 수 없어서 그 부분이 아쉽긴 하더라. 그래도 멜로 눈빛을 봤다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위하준에게 '최악의 악'은 "가장 나답게 임한 작품"으로 남았다. 그는 "작품을 찍으면서 저 스스로도 '내가 이런 상황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온전히 자기 소신을 지키고 행동할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가장 저답게 촬영에 임했다. 가장 추억이 많고 그만큼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이라고 얘기했다.



위하준에게는 '섹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었다. 그는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미국 주간지 피플 선정 '2021년 가장 섹시한 남자 25인'에 들었고, '최악의 악' 제작발표회에서도 '최악 섹시'를 보여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위하준에게 '섹시'는 자신감의 원동력이었다.

"섹시라는 키워드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그걸 되뇌면서 자신감을 찾아간다. '오징어 게임' 때만 해도 괜히 그런 단어에 흔들리고 이상한 데 심취할까봐 안 좋아했다. 그 부담이 너무 싫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못 즐기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하더라. 그래서 어느 순간 받아들이게 됐다. 그래서 매 작품마다 또 섹시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한다. 텐션도 올려주고, 자신감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다. 다른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늘 짝사랑만 해오던 위하준에게도 멜로 작품이 찾아왔다. 그의 차기작은 '졸업'으로, 정려원과 함께 사제 로맨스로 만나게 됐다.

"어쩌다 보니 늘 연상이거나 이혼을 한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역할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그런 역할들을 연기하면서 연상에 대한 생각도 좋은 쪽으로 바뀐 것 같다. 사람을 보는 연령층이 더 다양해졌다. 이제 제대로 이루어지는 멜로를 하게 돼서 기쁘지만 무엇보다 제 팬분들이 너무 원하셨던 거라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려원 누나가 워낙 성격도 좋고 호흡도 잘 맞는다. 지금까지 안 보여드렸던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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