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라문의 검' 김옥빈 "일이 재밌는 시기, 연기 스펙트럼 더 넓히고파"[인터뷰]
- 입력 2023. 11.02. 09:4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아라문의 검'은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에요. 오래된 친구와 이별하게 된 느낌이 들어요. 아직도 이 작품을 생각하면 애잔해요."
김옥빈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극본 김영현, 연출 김광식) 종영 인터뷰에서 배우 김옥빈이 작품을 마친 소감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아라문의 검'은 지난 2019년 종영한 '아스달의 연대기' 두 번째 시즌. 긴 프로젝트였던 만큼 시즌1, 시즌2를 함께한 김옥빈에게는 진한 여운을 남긴 작품이 됐다.
"'아스달의 연대기'부터 '아라문의 검'까지 계속 촬영을 했던 게 아니지 않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하다 보니까 정이 많이 들었다. 저에겐 남다른 작품이다. 준비기간까지 하면 5-6년 동안 함께한 셈이다. 유독 긴 시간이기도 했고 과정도 정말 독특했다. 떠나보내는 게 많이 슬프다."
두 작품 사이의 4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을까. 김옥빈은 "오랜만에 다시 '태알하'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전에 '내가 어떻게 했었지?' 생각이 잘 안 나더라. 그걸 살려야 하니까 제가 연기했던 부분들을 영상으로 다 찾아봤다. 시즌1과 시즌2를 잘 이어갈 수 있게 계속 그 느낌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라고 털어놨다.
주연 배우가 교체되는 등 시즌2가 제작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아라문의 검'에는 시즌1에 함께했던 송중기, 김지원이 하차하고 이준기, 신세경이 새롭게 합류했다.
"극 중에서는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현실에서는 4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었다. 그 시간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은섬(이준기), 탄야(신세경)의 성장한 모습을 잘 표현해야하는데, 두 배우가 정말 잘 해냈다. 이준기 배우 같은 경우에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더라. 그 역할과 정말 잘 맞았다. '근사하다'라고 생각했다."
타곤 역의 장동건과는 시즌1과 시즌2를 함께 이끌어갔다. 시즌2에서 김옥빈은 태알하와 타곤의 특별한 관계성을 잘 표현하는 데 가장 집중했다. 그는 "타곤과 태알하가 아슬아슬한 관계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가까워지는 그런 관계.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두 사람의 관계가 오락가락한 느낌이 들 수 있게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여성 서사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아라문의 검' 태알하처럼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서사를 지닌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옥빈은 "(여성 캐릭터들의 변화에 대해) 정말 많이 느끼고 있다. 데뷔 초만 했을 때도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없었다. 정말 한정적이었다. 5~6년 새 정말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생겼다. 연기자로서 참 많이 기쁘다. 연기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졌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옥빈은 '아스달의 연대기', '아라문의 검'을 통해 승마부터 검술, 고난도의 액션 연기를 소화해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김옥빈은 "'아스달의 연대기' 촬영 중에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영화 '악녀'에 비해 액션 신들이 센 편은 아니었다. 그 당시 조금 안심하고 찍었던 것 같다. 한번 다치고 난 후에는 정말 조심했다. 다행히 시즌2 촬영 때는 전혀 부상이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부상 이후 액션신 촬영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냐 묻자 "없었다. 작가님에게도 '다쳤다고 액션신 빼지 말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너답다'라고 말씀하시더라"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라문의 검'은 하반기 tvN의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시청률은 다소 저조했다. 최종회 시청률 4.6%(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시즌1(7.4%) 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거뒀다.
"(시청률은) 당연히 아쉽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미 예상은 했었다. 도전적인 작품이었다. 다만 시즌1을 사랑해 주셨던 분들이 시즌2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평가를 나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마무리까지 좋은 평을 해주시더라. 그런 평가를 받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시즌2가 끝난 후에 '시즌3도 나오는 거냐'라고 DM(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을 엄청 받았다.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주시는구나.' 정말 감사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볼 수 있지 않나. 나중에 우리 드라마를 보시고 '재밌네, 왜 그때 못 봤지?'라는 평을 듣고 싶다. 시간이 흐른 뒤에 봐도 재밌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2005년 영화 '여고괴담 4'를 통해 데뷔한 김옥빈은 곧 데뷔 20주년을 맞이한다. 그간의 배우 활동을 되돌아본 김옥빈은 "최근에서야 더 일(연기)이 더 재밌어졌다.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다. 데뷔 초에는 이쪽 일을 잘 모르니까 모든 게 버거웠다. 그때는 신입사원이었다면 지금은 과장쯤 된 것 같다. 편안하다. 어렴풋이 이제 이 일이 뭔지 알게 됐다. 이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해서 승진하고 싶다(웃음)"라고 말했다.
"남은 30대에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 그 경험들을 자양분 삼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연기자로서 해야 할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노력할 거다. 40대에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나. 지금보다 더 스펙트럼도 더 넓혀서 더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다.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