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마블스’, 주인공은 구스인가요? [씨네리뷰]
- 입력 2023. 11.08. 10: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더 마블스'
‘역대급 파장을 일으킬 마블의 팀업’, 영화 ‘더 마블스’ 포스터에 적힌 카피라이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른 의미’로 역대급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는 우주를 위협하는 ‘크리족’에 맞서 홀로 우주를 지키던 중 모니카 램보(테요나 패리스), 카말라 칸(이만 벨라니)과 능력이 엉키게 된다. 각각 빛 흡수, 빛 투시, 빛 형상화 등 ‘빛’과 연관된 능력을 가진 이들은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캐럴 댄버스는 혼자 활동했던 이전과 달리, 과거 자신의 동료이자 절친인 마리아 램보의 딸 모니카 램보와 캡틴 마블을 동경하는 하이틴 히어로 미즈 마블 카말라 칸과 함께 팀을 이뤄 새로운 빌런 다르-벤(자에 애쉬튼)에 맞선다.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이야기인 ‘더 마블스’는 우주를 지키는 히어로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가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모니카 램보, 미즈 마블 카말라 칸과 위치가 바뀌는 위기에 빠지면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팀플레이를 하게 되는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팀플레이’를 그리지만 세 명의 히어로 사이 케미는 제로다. 캡틴 마블의 여정을 쫓아가는 동시에 모니카 램보와 미즈 마블을 다루고 있으나 일반 관객 기준, 마블 드라마 ‘완다비전’과 ‘미즈 마블’을 보지 않았다면 두 캐릭터는 생소하게 다가올 터. 느닷없이 등장하는 이들과 팀을 이루기에 보는 내내 팀이 아닌, 개인플레이를 보는 느낌이다.
메인 캐릭터가 빛을 잃으니 관객들의 애정이 영화에 갈 리 만무하다. 관객들의 기대감이 멀어졌다는 건 예매율에서도 보여진다. 예매율 1위를 차지했지만 사전 예매량은 겨우 10만 장을 넘긴 모양새다. 올해 2월 개봉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와 5월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3’)가 개봉 당일 오전 예매 관객 수 20만 장과 19만 장을 넘긴 것에 비하면 저조한 예매율이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중 역대급 흥행 참패가 예상되는 가운데 개봉 전 많은 관심을 모았던 배우 박서준의 활약도 미비해 아쉬움을 남긴다. 박서준은 노래로 소통해야 하는 뮤지컬 행성 알라드나의 리더이자 캡틴 마블의 남편 얀 왕자로 출연을 알려 국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더 마블스’ 속 박서준의 분량은 적어도 너무 적다. 그의 출연을 기대했던 이들이라면 실망할 수 있겠다. 수백 명의 출연진들과 함께 노래와 춤을 추며 등장한 박서준은 비주얼 외 이렇다 할 임팩트가 없다. 예고편 1초컷, 본편 3분컷. 단순 흥미를 끌기 위한 배우가 필요했던 것일까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세 여성 히어로, 얀 왕자를 대신해 고양이 ‘구스’가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한다. 구스는 귀여운 외모 뒤 거대한 촉수로 적들을 포획해 그대로 삼켜버리는 강력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 극 후반, 예상치 못한 구스의 활약상은 웃음을 자아낼 전망이다.
‘더 마블스’의 러닝타임은 105분이다. 이전 마블 스튜디오에서 짧은 영화였던 ‘인크레더블 헐크’와 ‘토르: 다크 월드’보다 8분 짧은 1시간 45분으로 마블 역사상 가장 짧은 영화가 됐다.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신예 감독이자 MCU 역대 최연소 감독인 니아 다코스타가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8일) 개봉. 12세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