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부활한 '개콘', 유해한 웃음 여전…시청자 반응도 '글쎄'
- 입력 2023. 11.13. 14:25:41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한 때 '한국 코미디'의 상징이었던 '개그콘서트'가 3년 만에 돌아왔다. 공백기가 길었던 탓일까. 부활한 '개그콘서트'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글쎄다.
개그콘서트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4일 처음 방송된 후 수많은 스타와 유행어를 배출하며 21년 동안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 웃음을 책임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확산, 달라진 방송환경 등으로 2020년 6월 종영됐다. 사실상 폐지에 가까웠던 '개그콘서트'는 약 3년 4개월이 지난 후에야 돌아왔다.
부활 후 첫 방송인 '개그콘서트' 1051회 첫 성적표는 무난하다. 지난 12일 방송된 1051회는 전국 4.7%, 수도권 4.8%(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보였다. 특히,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 방송 당시에는 순간 최고 7%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개그콘서트'의 외형적인 변화는 뚜렷했다.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얼굴들이 코너를 끌고 간다는 점이다. 김원효, 정범균 등 과거 '개그콘서트'를 이끌었던 개그맨들이 주축 역할을 하기 보다는 진행자 등 역할을 맡아 새롭게 '개그콘서트'에 영입된 신인들이 보다 더 활약할 수 있게 기회의 장을 열어줬다.
방송 트렌드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였다. 이미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유튜브 채널 '폭씨네' 인기 캐릭터 '니퉁'을 소환해 새로운 코너를 선보인 것. 또, 짧은 호흡으로 전개되는 '숏폼 플레이', 방주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이픽션'의 '똥군기' 시리즈를 차용한 '조선 스케치 내시 똥군기'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코너들을 새롭게 선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겉'은 변했지만 '속'은 여전히 3년 4개월 전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이다. 돌아온 '개그콘서트'를 시청자들이 마냥 반기지 않는 이유다.
'개그콘서트' 첫 방송 전 한 시민단체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웃음을 선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앞서 과거 '개그콘서트'의 다수의 코너들에서 외모 비하, 장애인 비하, 뜬금없는 폭력, 조롱, 희화화 등 '혐오개그'를 선보여 꾸준히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부활한 '개그콘서트'에는 여전히 시대를 역행하는 '유해한 웃음'들이 가득했다. 일례로 '형이야' 코너에서는 정태호가 아내와 후배의 부모님 외모를 '디스'를 한 후 큰절을 하며 사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진상 조련사' 코너에서도 불편한 개그는 계속됐다. 해당 코너에서 송영길은 "여기가 힙하다는 을지로 힙지로인가. 힙한데 왔으니 힙한 거 보여줘야겠다. 진정한 힙이란"이라고 말한 후 엉덩이를 노출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불필요한 노출로 억지 웃음을 유발하려는 일차원적인 개그에 시청자들은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활 후 첫 방송에서 가장 주목 받은 '니퉁의 인간극장' 코너 역시 시청자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외국인의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흉내 내며 희화하하는 '니퉁' 캐릭터 자체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개그콘서트'는 부활 후 첫 방송부터 혹평을 받고 있다. 과연 혹평을 딛고 다시 돌아온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OTT, 유튜브 채널과 달리 TV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강점은 '개그콘서트' 김상미 CP의 말대로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어색하지 않다''라는 점이다.
김 CP는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지금까지 없다. 유튜브, OTT는 부모 자식이 같이 보기 껄끄러운 19금이 있고 세대 간 단절이 생긴다"며 "'MZ밈'이 나오면 물어볼 수 있고 또 나이 드신 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개그를 오히려 자식들이 물어보면 세대갈등도 적어지지 않을까"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CP의 말대로 '개그콘서트'는 '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남녀노소, 누가 봐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불편하지 않는 웃음', '무해한 웃음'의 포인트를 잘 찾아야 한다. 과거 속에 계속 머문다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왜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는 지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 제대로 해결해야 할 때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2 '개그콘서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