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병동' 박보영 "특별한 2023년, 갈증 해소 많이 됐다"[인터뷰]
- 입력 2023. 11.21. 09:4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로 새 인생캐릭터를 완성한 배우 박보영이 "누군가에게는 이 작품이 인생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박보영
박보영은 최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셀럽미디어와 만나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정말 따뜻한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많은 위분들이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 부문(비영어) 4위 (6일~12일)를 비롯해 대한민국,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브라질 등 28개 나라 TOP10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박보영은 "단체 채팅방에 좋은 소식들을 공유하고 있다. 서로 축하해 주고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부끄럽고 쑥스럽지만 반응과 리뷰들도 잘 보고 있다. 지인들도 디테일하게 피드백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있다"라며 기쁨을 드러냈다.
박보영이 연기한 정다은은 내과 3년 차에 전과한 명신대병원 정신병동 간호사다. 박보영은 촬영 전 의료진에게 기본 간호 업무를 배우고, 스테이션 안에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또 환자의 정보를 기록하는 차팅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등 실제 현장을 참관하며 꼼꼼하게 자문을 구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직접 참관을 하게 됐다. 회진도 함께 갔다. 간호사 분들의 디테일한 부분을 잘 관찰하고 연구하려고 노력했다. 일례로 간호사 분들이 환자분들이 입퇴원을 할 때 설명을 많이 해주시는데, 서류에 어떤 부분에 동그라미 치는 지까지 자세히 보려고 했다. 수첩에 궁금한 부분들을 적고 물어보고 그랬다. 현장에도 간호사 선생님이 와주셨다.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잘 봐주셨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극 후반부 정다은(박보영)은 라포가 쌓인 김서완 환자(노재원)의 죽음 후 우울증 진단을 받고 타 정신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박보영은 정신병동 간호사에서 우울증 환자가 된 정다은의 극과 극의 감정 변화와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고도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그려냈다.
"먼저 외형적인 부분을 신경 썼다. 얼굴이 피폐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잘 먹지도 않았다. 외관상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일부러 말을 하지 않기도 했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은 후에 첫마디를 했을 때 건조한 느낌을 내고 싶었다. 목소리의 생기를 빼려고 노력했다.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 저를 좀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이어 그는 "김서완 님은 아직까지도 저의 '눈물버튼'이다. 김서완 환자를 연기한 배우 이름이 노재원이다. 현장에서 서로 한 번도 실명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촬영 내내 라포가 쌓였다. 대본을 볼 때보다 촬영 때 정말 힘들었다. 서완님은 저한테 정말 그 자체로 존재했다. (김서완의 죽음 후) 다은이 앞에 서완 님이 없을 때 현실적으로 크게 와닿았다. 몰입이 정말 잘 됐다"라며 김서완 환자를 연기한 배우 노재원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던 박보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도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저 역시 정신질환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대사 중에서 수 간호사 선생님의 대사가 크게 와닿았다. '(정신질환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든 올 수 있다'라는 대사가 있다. 이 드라마를 하지 않았다면 저 역시 계속 편견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극 중에서 다은이가 환자들의 보호자와 대립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저도 보호자들의 입장이었을 거다. 다은이도 변화를 느꼈듯, 또 환자들의 보호자가 (그 일을 계기로) 마음을 바꾸신 분들이 있듯이 실제 저에게도 큰 변화가 왔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박보영은 연우진과 성숙한 어른들의 연애를 담백하게 그려내기도 했다. 그는 "이 정도 로맨스는 (우리 작품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로맨스가 전면으로 나올 수 없는 부분이니까. 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방해 받지 않을 정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시즌2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박보영은 "사실 아는 바가 없다. 제 손을 떠났다(웃음). 하게 된다면 엔딩에 이승재(유인수)가 정신병동 간호사가 되는 걸로 끝나지 않았나. '시즌2는 승재가 주인공이려나?' 생각했다. 만약에 시즌2로 돌아온다면 다은이가 시행착오를 그만 겪었으면 좋겠다. 덜 힘들고 덜 아파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박보영은 공교롭게도 올해 공개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모두에서 간호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두 작품 모두 유의미한 결실을 거두며,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받은 박보영은 "2023년은 저에게 특별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모두 조금 다른 걸 해보자고 했던 마음들로 시작했다. 그 시도들이 나쁘지 않았다. 반응들도 좋았다. 그간의 갈증들이 해소가 많이 됐다. 앞으로 이런 작품을 선택할 때 주저함이 없어질 것 같다. 대중분들이 원하시는 것과 제가 하고 싶은 것, 또 작품이 들어오는 것의 중간 지점을 잘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