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짝이는 워터멜론' 려운의 청춘 [인터뷰]
- 입력 2023. 11.22.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누군가가 제 청춘이 언제냐고 물으면 '반짝이는 워터멜론'를 찍었던 때라고 말할 거예요."
려운
인터뷰 내내 눈을 빛내던 려운을 보면 '반짝이는 워터멜론' 속 하은결이 절로 떠올랐다. 누군가에겐 빛났던 청춘, 누군가에겐 앞으로 빛날 청춘의 순간을 보여줬던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그에게도 청춘의 한 조각으로 남게 됐다.
려운은 처음 대본을 읽고서 바로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스케줄이 있었을 때 카니발에서 대본을 처음으로 보게 됐다. 처음에는 살짝만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보자마자 몰입도가 좋아서 대본을 계속 보게 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글을 보고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과 은결이에게 정말 공감이 많이 됐고,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들어있는데 하나하나 매력 있게 표현되어 있었다. 은결이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너무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함께 드러냈다.
려운은 자신이 연기했던 은결을 '상상 속의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은결이는 자신보다 가족을 더 1순위로 생각하고, 자기 희생을 굉장히 많이 하는 친구"라며 "저도 가족과 정말 사이가 좋고 1순위라고 생각하지만, 은결이가 너무 상상 속의 인물이라서 60% 정도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위하는 점, 한 가지에 몰두하면 열정적으로 임하는 점, 그리고 추진력이 강한 점들이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려운에게 '도전'과 같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어였다. 코다 소년인 은결을 연기하기 위해선 능숙한 수어 연기가 필수적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도 2개월 정도 연습했고,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도 시간이 빌 때마다 틈틈이 계속 연습했다. 은결이는 코다 소년이라서 어렸을 때부터 수어를 했을 테니 정말 자연스럽게 말처럼 수어가 나와야 한다. 은결이가 수어를 미숙하게 하는 순간 몰입도가 확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생각날 때마다 말처럼 계속 수어를 연습했다."
수어 연기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은 격한 감정 표현이었다. 려운은 "감정 연기를 할 때 조금 힘들었다. 극 중에서 아빠랑 싸우는 부분이 있는데, 감정이 격앙되면 말이 빠르게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속도를 손이 못 따라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빠르게 쫓아갈 수 있게끔 수어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려운의 또 다른 도전은 기타 연주였다. 은결은 코다 소년인 동시에 기타 천재였기 때문에 능숙한 기타 연주를 보여줘야만 했다.
"수어랑 같이 촬영 전에 2개월 정도 연습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도 쉬는 날마다 연습했다. 처음에는 직접 쳐보고 싶어서 촬영 중에도 직접 연주하겠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은결이가 기타 천재다보니 쉬운 곡이 아니라 속주곡이 많더라. 물리적으로 단시간 내에 해내는게 말이 안되는 곡들이었다. 그래서 코드에 맞춰 잡으면서 움직이는 것까지 하고, 소리만 싱크로 입히는 정도였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붉은 노을', '아니 벌써', '노란 샤쓰의 사나이' 등 극 중 배경인 9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곡들이 밴드 연주 곡으로 등장했다.
려운은 "사실 극 중 등장하는 곡들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연주하기에 가장 신나는 곡은 '아니 벌써'다. 아마 밴드 멤버 모두가 동의할 것 같다. '아니 벌써'는 정말 리허설도 많이 했고, 연주신이 가장 많다 보니 촬영도 많았다. 곡 도입부에 드럼 비트가 나오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는 1998년생인 려운 외에 2002년생의 최현욱, 신은수, 그리고 1996년생의 설인아 등 또래 배우들이 출연한다. 비슷한 나이의 또래인 만큼 배우들끼리도 더욱 끈끈한 관계를 보여줬다. 특히 려운은 이번 촬영 현장에서 자신보다 어린 배우를 처음 마주해 긴장하기도 했다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겁이 났다. 배우들 간의 관계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적으로도 아는 동생이 거의 없다 보니 다가갈 방법을 정말 몰랐다. 내가 불편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고 조심스러웠다. 현욱이는 친화력이 좋고, 서로 집이 가까워 자주 봤더니 금방 친해졌다. 덕분에 좋은 시너지를 많이 낼 수 있었다. 인아 누나는 우리 사이에서도 경력이 가장 많다 보니 노련하게 잘 이끌어주는 역할이었다. 연기 중 막히는 부분이 있어도 누나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줬다. 은수는 정말 평상시에 발랄하다. 연기만 들어가면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감정이 다 드러나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올해로 데뷔 6년 차가 된 려운은 올해 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통해 처음으로 비중 높은 주연을 맡게 됐다. 려운은 "처음으로 '꽃선비 열애사'에서 주연을 맡았을 땐 두려움도 많았다. 그 작품을 통해 현장에서의 애티튜드나 책임감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는 은결이가 여러 감정들을 표현한다. 그 감정들마다 디테일한 카테고리가 나뉘어져서 덕분에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도 정말 넓어졌다"고 밝혔다.
려운은 이미 차기작인 '빌린 몸'과 '찌질의 역사' 촬영을 마친 상태다. 그는 "두 작품 모두 앞선 캐릭터들과는 전혀 다르다. 아직까지 못 봤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어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멜로와 액션을 꼽았다. 멜로에 대해서 "제가 첫사랑을 하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남자의 첫사랑은 워낙 의미있다고 하지 않나. 마음 아프고 절절한 사랑을 하는 소년, 청년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액션에 대해서는 "'존 윅'같은 정말 강한 역할로 액션을 해보고 싶다. 조직 하나를 혼자서 없애버릴 정도로 정말 센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여러 얼굴로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본인에게 잘 어울리고, 공통점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면 더 편하고 잘 맞겠죠. 하지만 제가 안 해봤던 역할, 제게 없는 캐릭터도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