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인천 강화군, 황해도 냉면·젓새우→프랑스 가정식
입력 2023. 11.25. 19:10:00

'동네 한바퀴'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동네 한바퀴'가 인천 강화군으로 떠난다.

25일 오후 방송되는 KBS1 '동네 한바퀴' 246화에서는 '굳건하다 근교 섬동네 – 인천광역시 강화군' 편으로 꾸며진다.

수천 년 외세의 침략에 맞선 국방의 요충지, 유구한 역사의 섬 강화군은 수도권 근교 여행지로 귀농 귀촌으로 인생 2막을 여는 이들의 새 무대로 주목받는 고장이다. 소중한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인천광역시 강화군으로 동네 한 바퀴 246번째 발걸음을 떼어본다.

◆ 보랏빛 청춘의 강화 순무 도전기

'강화 순무엔 다섯 가지 맛이 난다. 구수한 맛, 단맛, 톡 쏘는 맛, 겨자 맛, 인삼 맛' 비늘김치, 찐김치, 순무 호박 김치를 포함, 강화군에는 순무 김치만 수십 종류가 있다. 이도 모자라 순무로 면발도 뽑고 엿도 곤다니 강화 사람들의 순무 사랑이야 말해 무엇 할까.

찬 바람 부는 이맘때 강화군을 걸으면 보랏빛 순무를 수확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바쁜 손 보태 어머니를 돕는 효심 깊은 딸이라? 대견함에 말을 건네 보니 잘 나가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순무 농부’의 꿈을 키워가는 중이라는데. 남들 다 하듯, 그저 김치만 담그면 경쟁력이 있겠나 싶어 밤낮 몇 개월을 고생해 만든 음식은 순무 라페. 이외에 잼이며 솜땀이며 순무로 14가지의 메뉴를 개발한 딸에겐 예상치 못한 '내부의 적'이 있었다고. 쉬운 길 다 두고 흙 묻혀 가며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딸의 방해꾼(?)은 누구일까. 갈 길이 먼, 그래서 더 창창한 청춘의 강화 순무 도전기를 함께해본다.

◆ 돌쟁이 아들을 위해, 어머니의 유산 '황해도 냉면'

교동도는 강화군 전체에서도 서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섬이다. 그 곡절 많은 섬은 6.25 전쟁 중 폭격을 피해 '이웃 동네' 교동도로 건너온 북한 황해도 사람들의 새 둥지가 되고 '대룡시장'이라 불리는 실향민들의 골목을 만들어 냈다. 그 대룡시장엔 유난히 외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 하나가 있다. 특히 남편 상권 씨의 어머니가 북녘의 고향을 잊지 못해 만든 '황해도식 냉면'은 전쟁통에 헤어진 부모님과 돌쟁이 아들이 오는 날, 꼭 앉혀 먹여야 할 한 끼였다. 결국 아들을 그리던 어머니는 소원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 약속은 여전히 아들 내외의 손에 달려있다. 그래서 더 변치 않고 여전한 맛, 이만기는 교동에서 한 어머니의 깊은 그리움을 맛본다.

◆ 함께여서 버텼다! 교동 추(秋)젓 가족

유난히도 물길이 거세 과거 고려, 조선 시대 유배지로 알려졌던 곳. 임진강과 한강이 바다를 만나는 곳에 있는 교동도는 새우젓섬이라 불릴 정도로 양질의 새우들이 잡히는 젓새우 주산지다.

덕분에 이곳 어민들은 일 년 중 7개월을 젓새우잡이에 한창이라는데 워낙 일이 고되기로 유명한 새우잡이 배를 타는 이는 대체로 외지인. 허나 칠순을 훌쩍 넘긴 아버지와 함께 매일 바다에 나가는 두 아들이 있었으니. 생계 이전 평생의 삶 전부였던 부모님의 행복을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고향으로 온 지 벌써 20년째란다. 밥 한 톨, 눈물 한 방울과 바꿔가며 얻은 부모님의 새우젓. 함께여서 버텼던 시간, 그래서 더 굳건한 가족의 행복은 오늘도 현재 진행 중이다.

◆ 별 찾아, 꿈 찾아 강화 별지기 선생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오래된 천문대, 마니산 참성단이 있는 강화군.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빛 공해가 적은 이곳은 별지기들의 성지로도 손꼽힌다. 이 소문을 타고 오직 '별'을 위해 55세에 퇴모산 기슭에 집을 지은 이도 있었으니 바로 이광식 씨. 한때 잘 나가던 출판사 대표이던 그는 까까머리 시절, 멋모르고 넋 나가듯 바라보던 시골 밤하늘의 별자리를 잊지 못해 돈이며 명예며 다 버리고 인적 없는 강화도 산자락에 '입소'했단다. 사랑하는 별을 닮아 아직도 소년 같은 미소를 가진 한 꿈지기의 우주는 매일, 수 없이 뜨고 지는 별처럼 반짝인다.

◆ 행복을 덧칠해가다, 화가의 프랑스 가정식

갯골이 깊은 갯벌 길을 지나 외진 마을에 낯선 프랑스 가정식 간판이 보인다. 들어가 보니 사방 가득한 그림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식당 주인. 한쪽에 자신의 작업실을 두고 일명 '밥집 화가'가 된 그는 화가였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년간 프랑스에서 미술 공부를 했던 명실공히 정통 화가. 4년 전 한국으로 돌아와 그리운 프랑스 가정식을 해 먹다가 주변의 추천으로 그 음식을 팔게 됐단다. 하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은 인생, 갑작스레 찾아온 지병. 그녀의 곁을 지킨 건 다름아닌 큰언니. 성년 직전 한집에 살다가 동생은 프랑스로, 언니는 미국으로 떠났던 자매는 불현듯 눈앞에 닥친 위기 앞에 하나가 됐다. 행복을 덧칠하며 더 두터운 사랑의 빛깔을 만들어내는 자매의 프랑스 가정식을 함께 해본다.

◆ 소창은 내 인생, 50년 소창 부부

'살아서 한 필, 죽어서 한 필'. 태어나서는 기저귀감으로, 죽어서는 관을 묶는 끈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소창. 그만큼 한국인의 생활에 밀접하게 닿아있었던 전통 직물이다. 강화도 지역에 130여 곳의 공장이 있을 만큼 흥했던 산업이었지만, 합성 섬유의 대량 생산에 밀려 1980년대부터는 쇠퇴기를 맞게 된다. 김창현, 이현자 부부는 소창의 명맥을 이어가는 몇 안 남은 장인들이다. 남편 창현 씨는 16살 때부터 시작해 50년 동안 단 한 번도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꿋꿋이 소창만을 바라봤다. 이제는 미래 세대에게 소창을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구상 중이라는데. 소창이 많은 사람에게 다시 사랑받는 날을 꿈꾸며 오늘도 기계를 돌리는 부부의 분주한 일상을 엿본다.

한편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1 '동네 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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