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순' 김정은 "캔디 여주→괴력의 히어로, 흐름 잘 타고 있어 행복"[인터뷰]
- 입력 2023. 11.29. 17:16: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여성 캐릭터들이 굉장히 많이 다양해졌잖아요. 도태되지 않고 그 흐름을 잘 타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대표작들과)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있는데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걸 보고 너무 기뻤습니다."
김정은
JTBC '힘쎈여자 강남순'(극본 백비경, 연출 김정식 이경식)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주체적 여성 주인공을 만나 'N번째 전성기'를 맞은 배우 김정은이 최근 취재진과 만나 기쁜 마음을 마음껏 드러냈다.
김정은은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강남순(이유미)의 엄마이자 길중간(김해숙)의 딸 황금주 역을 맡아 열연했다. 황금주는 강남 최고의 현금 재벌이자이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인물이다.
김정은은 '황금주'의 매력에 대해 "황금주는 스스로를 '졸부'라고 칭한다. 그리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돈을 막 쓰기도 한다. 제가 황금주에게 마음에 드는 부분은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힘으로 해결하고,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돈으로 해결한다는 거다. 작가님이 '돈은 이렇게 써야지!'라고 말하기 위해서 보여주는 장치들이 있었다. 황금주만의 정의로움이 정말 좋았다. 현시대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2017년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시리즈다. 상상 이상의 '괴력'이 '모계혈통'으로 이어진다는 전작의 세계관을 이어오고 있다. 그 세계관 안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성 역할의 미러링이다.
"현실에서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약자의 입장인 경우가 많다.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소외되고 억압 받고 희생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들을 비틀어버리는 설정들이 곳곳에 나온다. 그런 신들을 보면서 통쾌하기도 하더라. 백미경 작가님이 그런 신들을 정말 잘 써주셨다. 찍으면서도 정말 재밌다고 생각했다."
현실을 풍자하는 'B급 감성'의 코믹 요소도 이 작품만의 매력. 오랜만에 코믹 연기를 선보인 김정은은 "백미경 작가님의 코미디 판이었기 때문에 신나게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예전에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을 했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백 작가님의 작품 속 코믹 신들을 할 때도 피가 끓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데 여전히 코믹 연기는 어렵더라. 어느 선을 넘어버리면 안 되고, 또 그 선에 도달하지 못하면 재미없지 않나. 코믹 신들을 할 때 '웃겨서 어떻게 하냐?'라는 말을 하는데, 실제 연기를 할 때는 전혀 웃을 수가 없다. 똑같은 걸 여러 번 하면 진짜 '이게 웃길까?'라는 생각이 든다. 집중력도 흐트러진다. 그래서 감독님의 수위 조절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감독님께 날 것의 디렉션을 많이 받았다. 함께 적정선을 찾아나갔다"라고 털어놨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마약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공교롭게도 최근 연예계가 때 아닌 '마약 스캔들'이 터지면서 덩달아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 뉴스들이) 계속 터지니까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이 지금 찍고 있는 작품인 줄 알더라. 지금의 현실을 반영해서. 그런데 이 작품은 1년 전에 찍은 거다.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마약 범죄가 심각한 상황들이)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됐다."
김정은은 지난 2016년 재미교포 사업가와 결혼한 후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이에 '홍콩댁'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가족들은 그의 연기 활동을 응원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남편을 비롯해 가족들이 너무 좋아해 줬다. 남편 친구들도 진짜 좋아하더라. 외국인이 분들이 많은데, '힘쎈여자 강남순'을 좋아하더라. 특히 브레드 송(아키라) 부분도 좋아해 주고, B급 감성 코미디를 굉장히 재밌어하더라."
'힘쎈여자 강남순' 종영 이후 김정은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 그는 "조금 더 '황금주'의 인기를 누리면 안 되나. 성숙하고 카리스마 있는 느낌을 더 살리고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배우가 아무리 뭘 한다고 해도 대중이 인정해주지 않고 찾아주지 않으면 소용없지 않나. 제가 나오는 작품을 기다려주는 것만큼 기쁜 건 없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 지금의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서 더 열심히 관리하겠다. 황금주의 '대인배' 같은 면모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현장에서도 좋은 화합을 해나가며 다음 스텝을 밟고 싶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소속사 제공]